-
[Special Column] 초고령 사회에 육체와 정신을 깨우는 헬스케어디자인ARTICLE 2025. 5. 7. 12:54
Home for dependent elderly people and nursing home in Orbec. France
_ 프랑스 오르벡의 노인 부양을 위한 요양원02_ORBEC_DSC_4714_©Eugeni Pons 프랑스 북서쪽 오르벡 마을에는 노인 부양 공간과 요양원이 함께 공존하는 대규모 의료 시설을 완공했다. 이곳은 노르망디 보카주 지역의 아름다운 경치 속에 펼쳐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건물은 언덕의 곡선을 따라 지어졌기 때문에 계곡에서도 잘 보이지만, 시각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각각 나누어 디자인한 점을 알 수 있다. 시설은 부양 노인 침실 85개와 30개의 요양원 침실로 총 115개의 침실이 마련되었다. 또한 적응 활동 및 치료를 위한 주간센터와 케이터링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방 공간, 행정 사무실, 치료 부서 등이 각각 효율적으로 구성된 점을 알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노인 환자들에게 평온한 자연환경의 생명력을 몸으로 깨우고, 컬러를 통해 시각을 깨우는 건축물을 보여주었다. 특히 노인 부양 공간과 요양원이 함께 공존하는 시설에서 육체와 정신을 깨우는 디자인이 앞으로 미래 초고령사회를 이끌 헬스케어디자인임을 증명했다.
글. 박하나 편집장
설계 및 제공_Dominique Coulon & associés
건축가_Dominique Coulon, Benjamin Rocchi
클라이언트_ EPMS Marie du Merle in Orbec
사진_Eugeni Pons, David Romero-Uzeda
03_ORBEC_DSC_4693 1_©Eugeni Pons 04_ORBEC_CF039735_©Eugeni Pons 건물은 자연 풍경에 온전히 녹아들도록 전체 녹색컬러를 사용했다. 이는 드넓은 목초지의 신선함과 깨끗한 자연환경의 생명력이 깃든 곳에서 노인들이 편안하게 휴식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설계자는 녹색을 건물 전체에 적용했으며, 건물 하단에는 하얀색 컬러를 입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덩어리감을 한층 덜어내는 효과를 주었다.
dominique coulon & associés 관계자는 색상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덩어리감을 더욱 위장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녹색을 사용하여 원하는 효과를 얻었고, 그 결과 건물이 더 넓은 풍경에 녹아드는 동시에 부지의 시골적 성격을 반영하게 되었다”라며, “처마 밑면과 바닥의 흰색 벽으로 가벼움을 느끼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05_ORBEC_CF039708_©Eugeni Pons 06_ORBEC_CF039703_©Eugeni Pons 07_ORBEC_CF039707_©Eugeni Pons 08_ORBEC_CF039730_©Eugeni Pons 디자인팀은 인상적인 구조물의 시각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구조물을 더 작은 볼륨으로 나누었다. 각 생활 유닛은 건물의 한 섹션에 배치되어 있으며, 모두 언덕 뒤에 위치한 남향의 거리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배치는 건물 양쪽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을 제공하며, 빛이 통로를 통해 들어와 다양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13_ORBEC_DSC_4674_©Eugeni Pons 10_ORBEC_CF039649_©Eugeni Pons 11_ORBEC_DSC_4650_©Eugeni Pons 특히 각 거주 단위는 건물의 한 구역에 들어맞게 설계되었는데, 크기와 무게를 달리해 마치 각각의 건물을 끼워 맞추는 듯 연출되었다. 이는 멀리서 봤을 때 푸른 목초지 안에 각기 다른 네모난 크기의 녹색 상자들이 모여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만큼 건물의 강점은 주변 경관과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건축가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거주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목표로, 생활 공간과 보행 공간을 더욱 향상시키는 데 주력했음을 알 수 있다.
14_ORBEC_CF039595_©Eugeni Pons 내부는 외부와 완전히 다른 컬러로 역동성을 부여한다. 빨간색은 공간을 해체하고 시각적인 강렬함으로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디자인팀은 내부를 ‘구조화’하고자 의료 환경에서 사용되는 기존 색상을 탈피하고 대담한 빨간색으로 공간을 연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빨간색을 주로 사용하되 하얀색을 통해 강인한 컬러를 한층 중화시키도록 한 점이 엿보인다.
15_ORBEC_CF039584_©Eugeni Pons 16_ORBEC_CF039560_©Eugeni Pons 17_ORBEC_CF039572_©Eugeni Pons 18_ORBEC_CF039613_©Eugeni Pons 19_ORBEC_CF039688_©Eugeni Pons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적색과 녹색을 구별하는 감도가 떨어지는 데, 그만큼 나이가 들수록 젊을 때보다 강한 색상이 덜 화려하게 인식되어 진한 빨간색 등의 대담한 색상의 옷을 선호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퀸 스퀘어 신경학 연구소 제이슨 워렌(Jason Warren) 교수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다.
그만큼 우리가 보는 빨간색과 노인 환자들이 보는 빨간색이 차이가 있는 만큼, 이번 디자인팀에게 빨간색은 노인 환자들의 시각을 깨우기 위한 일종의 장치라 전해진다. 밝은 색상의 사용은 순환경로까지 확장되어 공간을 구분 짓고 강인한 생명력으로 한층 존재감을 과시한다. 또한 내부 전체 레이아웃은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구조물을 통해 볼 수 있는 전망을 제공한 점도 알 수 있다.
20_ORBEC_CF039699_©Eugeni Pons 21_ORBEC_DSC_4667_©Eugeni Pons 22_ORBEC_DSC_4676_©Eugeni Pons 반면, 모든 영역은 남쪽을 향한 거리와 연결되어 있는데, 그중 한쪽 계단은 검은색과 우드의 조화로 변화를 주고 있다. 이는 천창을 통한 외부의 빛과 움직임을 내부에서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검은색으로 연출한 것이다. 검은색은 외부의 시각적 움직임을 그대로 비추어 다른 컬러에 흡수되지 않고 온전히 자신만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장점을 가진다. 디자이너는 따뜻한 원목의 계단을 적용함으로써 블랙 컬러의 차가움을 중화시키는 역할까지 자아내도록 했다.
23_ORBEC_CF039535_©Eugeni Pons 24_ORBEC_CF039540_©Eugeni Pons 'ARTIC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진우 건축가의 '함께 떠나고 싶은 그곳'] 답사옴니버스 — 강원 1편 (0) 2025.05.08 [젊은 건축사의 Care-Full Space] 시니어 레지던스의 의료서비스, 실제 어디까지 제공가능한가 (0) 2025.05.08 [ISSUE] 어린이·성인 재활치료에 최적화된 하남 보바스병원 (0) 2025.05.08 FORUM 130+ <제1회 국제 심포지엄> (0) 2025.05.08 [의사가 들려주는 병원경영 이야기] 병원에서도 프라이버시 보호가 필요하다 • 일본의 성누가국제병원 (1) 2025.05.07 [니켄세케이의 장애아동 생활 공간 이야기] 장애아동을 위한 공간 만들기에 종사하게 된 계기 - 2 (0) 2025.05.07 [INVITATION] 덴마크 신경과학 센터 (1) 2025.05.07 [EXHIBITION] 제16회 한국샐라티스트협회 정기전 - 화양연화 花樣年華 (0) 202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