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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숙 간호부장의 노인병원 애상] 경험 많은 간호사가 되기까지volume.33 2023. 4. 4. 22:23
간호학과 학생들 실습 교육 시간에 난 꼭 세 가지를 질문한다.
1. 친절한 사람이란?
2. 응급간호에서 최우선은?
3. 근무 시 선배나 동료끼리 갈등이 생기면 대처법은?
그러면 학생들은 그동안 배워 온 지식을 총동원해서 기억을 쥐어짠다.
다른 예로 “나는 신입사원입니다”를 영어로 물어보면 주어, 동사 순으로 단어를 나열하면서 머리가 복잡해지고 모르면 순간 당황해서 단어조차 기억이 안 난다. 이렇듯 우리는 획일적이고 주입식 교육만 해 왔다.
그냥 “I am a new men” 하면 간단하다.
“ 아는 만큼 똑똑하고 하는 만큼 되는 거다.
많이 공부하고 준비하면 모든 상황이 나한테 죽을 때까지 불리하지만은 않아요.
겉모습이 촌스러운 건 용서가 돼도 마인드가 촌스러운 건 용서가 안 돼요.
힘든 걸 빨리 겪는 만큼 성숙해지고 성장하면서 나아갈 수 있어요. ” - 김혜수 명언에서
간호 학생들은 상위권의 성적으로 어렵게 간호학을 들어가고, 4년간 의료인으로서 의사 못지않게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많은 공부를 해서 이론적인 것은 국가고시를 통해 간호사 면허증을 취득하면서 입증된다. 그러나 막상 이론과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고 하는 것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들이 지식만 가지고 치료와 간호를 하기에는 인간의 육체적인 질병은 이론으로 치료가 되지만 아픔으로 인한 심리적인 것들은 살아온 경험에서 오는 성숙함으로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끼리 얘기로 AI가 도입돼도 간호사들의 직업은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한다.
왜냐하면 로봇이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통한 간호는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일반대를 나오고 다시 간호학을 공부해서 어렵게 대학 병원을 들어갔지만, 몇 달도 안 돼서 뛰쳐(?)나온 간호사들의 지원이 많다. 나이는 한참 어린 선배들에게 일종의“ 태움”을 못 이겨서다.
신규 간호사인데 근무 중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멱살을 잡혀서 3개월 만에 그만둔 간호사가 지원하였다. 화가 나서 순간 뺨까지 때린 것까지는 그런대로 이해한다 해도 일부러 마음먹고 멱살까지 잡는 것은 아니고 더 황당한 것은 수간호사에게 얘기했더니 프리셉터가 힘들어서 그럴 수 있으니 네가 이해하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 어린 간호사에게 원인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더니 시킨 일을 집중해서 하는데 또 다른 일을 시켜서 못 알아들었다고 한다. 면접 시에도 불안해하고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간호학과 실습 학생들에게 “버티기” 교육을 해 준다.
이렇듯 병원이란 특수 사회에 오랫동안 근무하다 보면 부서장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참으로 많다. 각 병동에서의 수많은 불만 고층 해결들은 일차적으로 수간호사가 해결한다. 문제가 생기면 문제에 대한 data들을 모아 원인 분석하여 원인에 따라 해결해야 하고 해결하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개선사항을 팀원들과 공유하고 교육해서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호자인 딸이 내게 찾아왔다. 원무과에서 보호자가 간호기록과 경과 기록을 복사해 달라고 했다고 전화가 왔다. 병동에서 보고받지 못한 상황에서 순간 당황했다. 찾아온 이유는 비위관 영양을 하는 투석 환자로 일반 병실에서 집중 치료실로 전동 가서 며칠 후 상태가 갑자기 나빠져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가서 보니 보호자가 알지도 못하는 팔 안쪽에 피부가 많이 벗겨진 심한 상처가 있고 입안을 들여다보니 위생 상태가 너무 나빠 분비물이 엉켜서 딱지가 들러붙어 있었다고 한다. 보호자는 아버지에게 너무 미안해서 울면서 얘기하는데 순간 요양병원에 입원하시다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생각이 나서 너무 공감돼서 나도 눈물이 났다.
상황을 병동에 전화해 보니 병동 수간호사는 아무리 알아봐도 원인을 알 수가 없어 인지가 있는 환자와 간병인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하고 추측으로 침상 난간을 쳐서 난 상처 같다고 하는데 그러면 바깥쪽이어야 하고 자신이 판단하기에 일주일이면 나을 상처라 얘기를 안 했다고 한다. 집중 치료실서는 환자가 객담이 너무 많아 전원 가기 전까지 수간호사 자신이 석션을 했는데 입 안, 특히 입천정까지는 들여다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객담이 너무 많아 구강 간호를 해 줘도 하루 지나면 바로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보호자로 입장 바꾸어 생각해 봐도 우리가 잘못한 것이다. 작은 상처라도 투석 환자고 식사를 못 하는 환자면 보호자에게 알려서(책임 면피가 아니고 상황 설명) 컨디션이 나쁜 환자지만 최선을 다해서 치료해 보겠다고 해야 한다. 비위관 영양 하는 환자는 입으로 식사를 안 해 세균 번식 가능성이 많아 더 구강 간호에 신경 써야 하고 가래가 많은 환자들은 더 세심히 간호했어야 한다.
일단 피부 문제는 우리가 판단해서 처음 발생 시는 금세 나을 것 같아 보호자에게 설명 안 한 것뿐이고 우리가 모르는 상태서 보호자가 발견됐다면 백번 잘못이지만 의료인인 우리들이 다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함을 설명하고 구강 간호는 (대학 병원 중환자실서 오는 환자들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음) 앞으로 간호사들이 체크표를 만들어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없게 한다고 약속하였다.
우리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러나 요양병원도 간병인 수급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얘기하면서 종합적이고 폭탄 같은 질병의 노인 환자 치료의 어려움도 얘기했다. 딸은 자신은 이제 충분히 이해하였는데 보건복지부에 신고하려는 아들이나 다른 보호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걱정이라고 한다.
이렇듯 입장 바꾸어 생각해 보고 무조건적인 변명으로 방어적이기보다는 상황을 분석해서 맞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내가 수많은 경험을 통해 겪은 일들이기에 가능했다.
그렇다, 친절한 사람은 남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이다.
이렇듯 응급 상황서는 제일 먼저 당황하지 않는 것이다.
상대방과의 갈등은 입장 바꾸어 생각해 보고 그 마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 이해를 해주는 것이다.
또한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내가 또 훈련받는다는 긍정적인 생각도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스트레스는 안 받고 일 무서운 것은 모른다.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병원이란 특수 사회는 매일 수많은 사연이 생긴다.
아무 경험이 없는 신규 간호사들이 처음부터 잘 대처하기에는 당연히 힘들다. 무조건 버텨야 한다.
단, 6개월 정도 지나서까지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면 가족적인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면서 경험과 실력을 쌓아 다시 대학 병원 도전해도 인생에 있어 늦지 않다고 말해 준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나는 노인병원에서 하루가 너무도 빨리 지나가 버려 더 빨리 늙어 가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나의 미래라 걱정이 될 뿐이다.
글. 최경숙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최경숙 간호부장
현)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현) 요양병원 인증 조사위원
전) 대한간호협회 보수교육 강사
전) 요양병원 컨설팅 수석팀장'volume.33'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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