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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대표의 치과 경영 솔루션] 환자는 많은데, 왜 사람이 계속 떠날까ARTICLE 2026. 9. 2. 12:55
환자는 많은데, 왜 사람이 계속 떠날까
개원 5~10년차 병원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문제 중 하나는 직원 이직률이다. 급여를 시장 평균 이상으로 맞추고 큰 갈등도 없는데 직원이 짧게는 몇 달, 길어야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계속 빠져나가는 상태. 채용·온보딩 비용은 누적되고, 남은 직원에게는 추가 부담이 가중되며, 진료 품질의 일관성은 미세하게 무너진다.

▸ 사례 — 개원 7년차 최 원장의 3년
최 원장의 병원은 지역에서 꽤 알려져 있다. 개원 7년차, 진료의자 6개, 직원 9명. 하루 평균 환자 수는 65명 내외로 인근 치과 중에서도 규모가 큰 편이다. 예약은 항상 차 있고, 대기실에는 빈자리가 드물다. 주변 원장들이 운영 방식을 묻기 위해 찾아올 정도였다. 그런 외형의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최 원장이 컨설팅을 요청한 이유는 한 가지였다. 직원이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것.
지난 3년을 정리하면 치과위생사 5명, 코디네이터 3명이 퇴사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2개월. 평균 재직 기간은 8.3개월이었다. 퇴사 이유는 매번 달랐다. '개인 사정', '이직 기회', '공부를 더 하고 싶다'. 들을 때마다 납득은 됐지만 패턴이 반복될수록 다른 원인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저는 직원한테 뭔가 특별히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해요. 급여도 지역 평균 이상이고, 크게 혼낸 적도 없고. 그런데 왜 자꾸 나가는지 모르겠어요. 혹시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건지, 그게 제일 궁금해요.”
이 말 자체에 사례의 핵심이 담겨 있다. '잘못한 게 없다'는 자기 인식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문제의 원인을 자기 밖에서 찾게 만드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직원이 나갈 때마다 최 원장이 취한 대응은 급여를 조금씩 올리거나, 경력자를 뽑거나, 복지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식대 현금 지급, 명절 상여금, 교육비 지원. 그러나 퇴사 흐름은 멈추지 않았다. 급여가 오른 직원이 나갔고, 경력자가 나갔고, 복지가 개선된 이후에도 통보는 이어졌다.

3년 누적 인력 교체 비용은 최소 1,500만 원 이상이었다. 그러나 더 큰 손실은 비용 항목으로 잡히지 않는 부분에 있었다. 숙련된 직원이 나갈 때마다 그 직원이 가지고 있던 환자 응대 방식, 진료 보조 패턴, 단골 환자와의 관계가 함께 사라졌다. 신규 직원이 그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최소 3개월이 필요했고, 그 사이 남은 직원들의 부담이 늘어 또 다른 이탈로 이어지는 순환이 진행되고 있었다.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재직 중인 직원 9명 중 6명과, 원장이 없는 자리에서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그 내용은 세 가지 주제로 모였다.

최 원장은 이 결과를 처음 들었을 때 반응이 복잡했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이야기들이었고, 일부는 '그런 문제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낯설었다. 다만 숫자는 인터뷰 내용과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직원들이 호소한 세 가지 — 과도한 업무량, 역할 불명확성, 무력감 — 는 모두 급여나 원장의 인격과 무관한 항목이었다. 이것이 이 사례의 첫 번째 발견이었다.
▸ 직원이 떠나는 이유는 대부분 급여가 아니다
최 원장이 빠져 있던 자리에는 이름이 있다. '구조 부재로 인한 직원 소진'이다. 직원이 자주 바뀌는 병원은 원장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직원이 일하는 방식에 대한 구조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이 함정은 보통 두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 발생한다. 하나, 하루 환자 수 등 운영 규모가 직원 1인당 적정 부하를 초과해 있을 것. 둘, 그 부하를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한 명문화된 구조가 부재할 것. 두 조건이 만나면 '누가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로 일이 많은' 상태가 형성된다.

첫 번째 원리는 정착-부하-이탈의 사이클이다. 평균 8.3개월이라는 숫자는 우연이 아니다. 신규 직원이 병원 흐름에 정착하는 데 필요한 최소 3개월을 지나, 정착 직후 본격적인 부하가 누적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탈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정착 → 부하 인지 → 무력감 → 조용한 이직 준비의 사이클이 약 8~9개월 주기로 반복되고 있었다.

8.3개월 주기로 도는 이탈의 사이클 — 정착한 직원이 부하를 인지하고 무력감에 이르러 조용히 나간다 두 번째 원리는 급여라는 착시다. 직원이 퇴사한다고 하면 많은 원장이 가장 먼저 급여를 의심하고, 급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급여가 시장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면 분명 이탈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급여가 시장 평균 이상임에도 퇴사가 반복된다면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직원이 실제로 직장을 떠날 때 내심 꼽는 이유에는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업무 강도가 지속적으로 과도한 경우, 역할이 명확하지 않아 일이 불합리하게 배분된다고 느끼는 경우, 문제를 이야기해도 변화가 없다는 무력감을 경험하는 경우. 급여는 출근을 결심하게 만드는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 머물게 만드는 요인은 아니다.
세 번째 원리는 닫힌 의사소통 회로다. 최 원장은 직원들이 불만을 말한 적이 별로 없었다고 기억했고, 직원들은 이야기를 했지만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두 기억이 엇갈리는 지점에 단서가 있다. 직원이 '그래, 알겠어'라는 반응만 듣고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 경험을 하지 못하면, 그 메시지는 '들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는 인식으로 누적된다. 반복되면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그 직원은 더 이상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조용히 이직을 준비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불만을 토로하는 자리가 아니라, 직원의 의견이 원장에게 도착하고 그것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가 다시 직원에게 전달되는 순환이다. 격주 팀 미팅이 만든 변화의 본질이 이 순환이었다.

▸ 자가점검 — 다섯 가지 질문
본인 병원이 같은 자리에 있는지는 다음 다섯 질문으로 점검할 수 있다. 셋 이상 '아니오'라면 같은 위험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위험 신호가 확인됐다면 세 단계를 권한다. 첫째, 최근 2년간 퇴사 직원의 수와 평균 재직 기간을 정리한다. 평균이 12개월 미만이면 구조적 원인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둘째, 직원별 역할과 업무 범위를 한 페이지로 정리한다. '원래 하던 대로'가 기준이라면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 격주 또는 월 1회의 짧은 팀 미팅을 시작한다. 15~30분이면 충분하다. 다만 한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미팅에서 나온 의견 중 최소 한 가지는 다음 미팅 전까지 반영되어야 한다. 반영되지 않은 의견이 누적되면 미팅 자체가 의례로 변질되고, 그 시점부터는 미팅이 없는 것과 같은 결과로 돌아간다.
최 원장이 되돌린 것은 8.3개월의 사이클이었다. 직원별 역할과 업무 범위를 한 페이지로 정리해 진료실 입구에 붙이고, 격주 15분 팀 미팅을 시작했으며, 여기에 더해 하루 환자 수를 65명에서 55명으로 줄였다. 3개월 후 다시 만났을 때 처음으로 분기 내 퇴사자가 한 명도 없었다. 직원들의 점심 시간이 확보됐고 평균 퇴근 시간이 40분 이상 앞당겨졌으며, 8.3개월 주기로 반복되던 이탈이 멈췄다.
이 사례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직원이 자주 바뀌는 병원과 사람이 오래 머무는 병원의 차이는 원장의 성격이나 인격이 아니라 병원의 구조에 있다. 좋은 의도만으로는 직원이 머무르지 않는다. '이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납득된다'는 감각이 필요하고, 그 감각은 명문화된 역할, 운영되는 의사소통 채널, 적정한 업무 부하라는 세 가지 구조 위에서 만들어진다. 최 원장이 3개월 만에 만든 변화는 큰일이 아니었지만, 그 작은 구조의 도입이 8.3개월 사이클로 반복되던 이탈 패턴을 멈추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람이 나가는 병원은 대부분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글. 정재훈 대표
(㈜코엘파트너스, 대한치과직무교육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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