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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계의 인술가(仁術家),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 (상)ARTICLE 2025. 10. 2. 05:08
30년 가까이 공공의료 향한 희망의 불씨 태우는 의사,
공공성 회복만이 위기의 한국 의료 정상화 시키는 길!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전 인천의료원장) 공공의료의 가치를 강조하며 30여 년 가까이 현장을 지켜온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이 여전히 지역의료 최전선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국민보건 향상과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매거진HD는 최근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과 두 번째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에는 인천의료원장으로, 지금은 의사로서 직책은 달라졌지만, 공공병원을 향한 굳건한 믿음과 신념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인천의료원을 12년간 이끌었으며, 인천적십자병원장, 성남의료원 초대 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평생을 공공병원과 함께해 왔다. 지난해 12월 인천의료원에서 퇴임한 뒤 현재는 강원도 영월의료원에서 의사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영월의료원은 강원도 내 대표적인 의료취약지로, 큰 병원이 이곳 한 곳뿐이다. 조승연 외과 과장은 부임 직후 응급의로서 하루 평균 6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을 만큼, 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지키고 있다. 그는 “여전히 쓰임받고 있음에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현재는 외과 과장으로 자리해 다수의 환자를 집도하고 있다.
조승연 외과 과장은 시골 응급실에서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더욱 절실히 체감했다고 전했다. 인력이 부족해 환자들이 병원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큰 병이 아님에도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전원하는 모순적인 상황도 경험한 것이다.
그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공병원은 민간병원과 달리 이윤을 목표로 하지 않고 공동체 전체의 삶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정부가 비용 절감에 개입하면 효율적인 예산 운용이 가능해져 국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는 민간 중심·영리 중심·시장 중심 구조 속에서 많은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조승연 외과 과장은 지난 30여 년 가까이 의료개혁을 외쳐왔으며, 지금도 여전히 희망의 불씨를 지켜내고 있다. 그는 이번 의정 갈등으로 드러난 의료계의 위기가 오히려 공공성을 회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로지 사익을 우선시하는 민간병원의 우세 속에 공공성을 회복하는 길이 지역 의료를 넘어 한국 의료계를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시하며,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변치 않는 조승연 외과 과장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공공의료는 반드시 지켜야 할 희망의 불씨라는 점이다. 진정한 인술가(仁術家)로 불리는 조승연 외과 과장이 있는 한, 공공의료는 꺼지지 않고 더욱 뜨겁게 타오를 것이다.
인터뷰이.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전 인천의료원장)
글. 박하나 편집장
1. 불과 4년 전, 인천의료원 원장님으로 계셨던 시절에 매거진 HD인터뷰를 통해 국내 의료계의 귀감이 되는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올해부터 영월의료원 의사로 새 시작을 알리셨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공공의료에 대한 굳은 신념과 헌신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나름의 고유한 가치와 철학은 무엇인가요?
지난해 12월 말, 인천의료원에서의 임기가 종료된 후, 그동안 쉬지 않고 근무해온 탓에 에너지가 많이 소진된 상태였습니다. 성남시의료원과 인천의료원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업무가 결코 만만치 않아 잠시 휴식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한두 달간 휴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자녀들이 모두 출가하며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다소 먼 지역에서도 근무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영월의료원의 서영준 원장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서 원장님은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출신으로, 2023년 삼척의료원장 재직 시절부터 인연이 있던 분이십니다. 서 원장님께서 내려와 근무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영월의료원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합류 초기에는 어떤 분야에서 근무할지 살펴보았고, 그 결과 응급실을 맡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이 들어 응급의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종합병원, 특히 지역병원의 중심은 응급실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급한 환자를 최우선으로 치료하는 병원이야말로 병원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응급실 근무 경험이 오래돼서 직접 업무를 수행하고 싶었고, 개인적으로 외부 활동과 병행할 수 있는 근무 구조(24시간 근무 후 나흘 휴식)도 고려하여 처음 3개월간 응급의로 근무하였습니다. 현재는 외과 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환자 진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 자연스럽게 서영준 원장님의 권유로 영월의료원에 오시게 됐지만, 그래도 이곳을 선택하신 배경 중 나름의 장점도 보셨을 것 같아요. 영월의료원의 어떤 점이 끌렸는지 궁금합니다.
지방의료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지역 의료 문제의 핵심은 결국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계는 웬만한 의료 장비를 갖출 만큼 성장하였으나, 정작 사람, 즉 의사 인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입니다. 의사 인력 부족 문제는 최근 의정 사태를 통해서도 심각하게 드러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이러한 상황이 과연 교정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우울한 현실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 역시 응급실로 직접 내려가 현실을 체감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더불어 시골 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었기에,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막상 내려와 보니 제가 해야 할 일들이 명확하게 보여,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좌측부터 노태린 발행인, 영월의료원 서영준 원장,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전 인천의료원장), 박하나 편집장 3. 현장에서 몸소 체험하고 있는 응급실 현장은 어떠한가요? 특히나 영월은 입원실까지 제대로 갖춘 병원이 많지 않고 노인인구도 많아 어려움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상황은 매우 심각합니다. 도시의 응급실은 119 구급대의 판단에 따라 환자를 분류해서 보내지만, 영월 지역은 병원이 한 곳밖에 없어 모든 환자가 한 병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경증 환자뿐만 아니라 중증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로 대두됩니다.
예를 들어, 의식을 잃고 병원에 온 환자의 CT 촬영 결과 뇌출혈이 발견되었지만, 이를 다룰 수 있는 의사가 없어 결국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병원으로 연락하면 그곳에서도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이 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소위 말하는 ‘응급실 뺑뺑이’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응급 환자는 지역거점병원이라면 최소한 한 병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의료인력이 충분히 갖추어져야 합니다. 1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동안 충분히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이러한 여건이 충분하지 못한 실정입니다.
또한, 경우에 따라 가까운 병원에서 지레 겁을 먹고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이 발생하지만, 실제로 살펴보면 큰 병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즉, 가까운 병원에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환자를 미리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인의 경우 질병 발생률이 높아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실제로 65세 이전과 이후의 의료비 사용을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나이가 들수록 많은 질병과 의료비가 발생합니다. 이는 단순히 인구 수 증가와 비교할 때, 65세 이상 1명이 늘어날 경우 젊은 인구 3명 증가와 맞먹는 수준으로 의료 수요가 증가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현재 의사 인력이 이에 맞게 배출되지 못하고 있어 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도 노인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므로, 이에 대응할 충분한 의사 인력과 사회적 시스템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난해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 관련 법률이 통과된 것도 이러한 필요성의 일환입니다. 이 사업은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이 거주지에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료와 사회복지가 연계되어 작동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해당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많은 노력이 요구됩니다.
4. 최근에 본 환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얼마 전 한겨레 신문에도 보도되었듯, 강원도에서 7세 아이가 복통을 호소하여 119를 통해 병원으로 연락을 취했으나, 거의 대부분의 병원에서 받아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우리 병원에는 소아과 의사가 없으며, 소아 응급 진료가 불가하다. 수술도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영월의료원으로 연락이 왔고, 저는 소아외과 전문의로서 아이를 진료한 경험이 많은 편이어서 우리 병원으로 오도록 했습니다. 막상 진단해 보니 단순한 복통이었고, 아이가 도착했을 때에는 거의 회복된 상태였습니다.
사실 이 사례는 영월의료원이 아니더라도 다른 병원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보호자와 아이가 겪어야 했던 고통과 사회적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의료인들이 대도시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결국 의료와 교육은 정부가 지역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하며, 그래야만 지역이 발전하고 국민들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형성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구조가 쉽지 않은 실정이며, 문제는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5. 그만큼 공공병원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영월의료원에서 더 깊이 실감하고 계실 텐데요. 공공병원에 대한 정부의 질적 개선이나 노력, 응급의료체계의 변화는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달라졌다고 보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실 지금까지 정부에서 내놓았던 보건의료 정책들은 1990년대 DJ 정부 시절부터 등장한 정책들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정책 내용이 반복되는 이유는, 결국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경제 발전과 함께 병원 시설 등 하드웨어 측면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공공병원인 인천적십자병원 원장으로 부임했을 당시, 해당 병원은 50병상 규모의 낡은 시설이었습니다. 현재는 현대식 건물로 탈바꿈했으나, 민간 병원과 비교하면 아직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 환경은 나름 갖추어졌고, MRI와 CT 등 필수 장비도 마련되었습니다. 이는 2000년대 후반, 노무현 정부 시절 추진된 공공의료 계획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예산이 투입된 결과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인력 부족이었습니다. 이 문제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더욱 중심적으로 부각되었습니다. 그동안 누적되어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표면화된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 말기에는 의대 정원을 400명 늘리겠다는 계획이 있었지만 좌절되었고,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2,000명 증원이라는 정책이 추진되었습니다.
저는 현 이재명 정부가 의료 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도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는 기존 역대 정부가 추진해 온 큰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동안 정책이 실행되지 않아 아쉬웠던 부분들을 이제는 보다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이라 판단합니다.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전 인천의료원장) 6.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습니다. 특히 영월은 고령화율이 34%를 넘어선 만큼 노인 환자 비율이 높을 텐데요. 영월뿐만 아니라 공공병원은 노인 환자에 대한 진료 프로세스와 접근방식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공공병원이 민간 병원과 다른 이유는 병원의 운영 행태에서도 일부 영향을 받지만, 근본적인 차이는 해당 병원이 설립된 비전과 미션에서 비롯됩니다. 민간 병원과 달리 공공병원은 “이 병원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며, 진료 방식과 병원 운영 형태 역시 그 목적에 맞추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공병원의 목표는 단순한 이윤 추구가 아니라, 공동체 전반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의료 수요에 대응하는 것 역시 금전적 동기와 관계없이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민간 병원과의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반대로 민간 병원은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이전할 때, 경제적 수익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정부 재정 투입이 충분치 않아 민간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노인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며, 이들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의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시스템이 함께 개선되어야 하며, 특히 의료 분야는 그 중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병상 수는 OECD 평균의 약 세 배에 달합니다. 이는 주로 요양병원이 증가한 결과인데, 문제는 요양병원의 질이 낮고 불필요한 입원이 많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요양병원을 노인의 복지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리고 요양병원의 필요성 자체를 재논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요양병원의 환자 대부분은 요양 시설로 옮겨야 할 대상임에도, 요양병원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소모하고 과잉 진료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공공병원뿐만 아니라 공공요양시설과 공공요양병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2023년 기준, 전국 요양병원 1,404곳 중 시·군·구립 등 공공요양병원은 76곳(약 5%)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민간 의료법인이나 지방의료원에 위탁 운영되고 있습니다. 즉,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지만 실제 운영은 민간이 위탁받아 이윤을 창출하는 구조입니다. 저는 공공병원은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인 의료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이유는, 노인이 건강을 잃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는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입니다. 민간 의료 시스템에만 맡길 경우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며, 공공의 개입이 클수록 비용 절감과 효율적인 정책 집행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올해 10월 말 영월군에서는 공공산후조리원이 개원할 예정이며, 영월의료원이 위탁 운영하게 됩니다. 영월 주민이 우리 병원에서 분만을 하면 60~80%의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평창·정선 등 인근 지역 산모도 3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은 한 달에 한 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공공산후조리원의 활성화를 통해 약 100건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투자 가치와 지역 주민의 혜택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산후조리원 역시 대부분 민간 위탁 형태로 운영되며,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면 책임과 관리 부담이 크기 때문에 민간 위탁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의료원이 법인화된 배경도 이와 유사합니다. 특수법인으로 전환되면서 현재 법적 구조상 민간 병원과 동일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2005년 지방의료원 관련 법률 제정 이후 정부는 사실상 직접 관여를 최소화해 왔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신자유주의적 트렌드와 맞닿아 있습니다. 복지국가의 대명사였던 영국 조차 국영 기업체 자산을 대부분 매각하고, 남은 공공재가 의료뿐일 정도로 공공 영역을 축소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의료나 교육과 같은 공공재는 국가 개입이 클수록 예산 활용이 효율적이고 국민의 삶의 질도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7. 영월의료원에 오신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장 먼저 중점을 두고 진행한 부분은 무엇이며,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사실 영월의료원에 부임한 직후에는 적응하느라 바빴고, 아직 근무한 지 몇 달 되지 않았습니다. 시골에 위치한 병원 특성상 외부와의 교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오랜 기간 이곳에서 살고 계신 분들은 자신들만의 문화와 기존 패턴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저는 외부인으로서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이러한 부분들을 조금씩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중 일부 결정적인 사안들은 이미 개선을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산 코드의 경우 시대에 뒤처진 상황이었고, 현재는 보험 급여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비급여로 청구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바로잡고자 조치를 취했으며, 이외에도 몇 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작은 부분부터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좌측부터 노태린 발행인,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전 인천의료원장), 박하나 편집장
인터뷰이.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전 인천의료원장)글. 박하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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