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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구성한 아이소망 산부인과 (하)ARTICLE 2025. 6. 4. 12:07
역사적인 병원의 가치와 진료의 품격을 높이는 ‘하이 스탠다드(high standard)’로,
국내 산부인과 병원의 새 변화를 주도할 것!아이소망 산부인과는 지난 2015년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감행했다. 특히 건축디자이너, 의사, 예술가들이 참여할 만큼 환자 중심의 특화된 설계가 특징이다. 1969년, (구)장산부인과로 시작한 건물은, 아들인 장항용 원장이 맡게 되면서 전체 인테리어를 통해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장항용 원장과 아버지인 장원상 원장은 추억의 흔적을 보존하면서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공간의 변화를 바라고 있었다. 당시 인테리어를 맡은 노태린 대표(노태린앤어소시에이츠)는 병원에서 의료 환경의 변화를 요구하는 장항용 원장의 뜻과 추억, 평온함, 새로움, 현대적 환경 등 다양한 공간의 역할이 담겨 있어야 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접수공간은 오랜 추억이 담긴 아이템과 현대적인 아이템의 자연스러운 조합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병원의 특성상 미적 감각보다 기능의 효율성을 중요시하고 쾌적함과 안전성을 목적에 둔 것이다. 낡고 오래된 예전의 마감재는 다 바꾸었지만, 소품의 활용과 장식을 통해 지난 시간성의 흔적을 잔잔히 입혀냈다. 이는 10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변치않는 소중한 가치로 여겨진다.
장항용 원장이 병원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하이 스탠다드’다. ‘이 병원은 뭔가 남다르다’라는 생각을 심어주는데, 이는 비단 진료적인 측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병원의 온도, 습도, 공기, 소리(음향), 깨끗함, 정돈 등 병원 내 환경과 분위기 역시 ‘하이 스탠다드’를 갖추기 위한 기본 요소임이 강조된 것이다. 그만큼 일반적인 병원의 식상함을 탈피하고자 노력한 다양한 시도들이 병원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하지만 아이소망 산부인과가 무엇보다 가치있게 느껴지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 건물 자체의 역사적인 가치를 보존했다는 점이다.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롭게 짓는 것이 아닌, 56년간의 추억과 정서, 그리고 고귀한 생명 탄생의 신비가 바로 이곳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역사적인 의의를 지닌다. 오랜 세월을 이겨낸 타임리스한 가치와 고귀한 정신은, 숭고한 문화적 유산으로서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장항용 원장은 바로 이 숭고한 역사적인 건물의 보존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여성의 생애주기 역시 가치 있게 보존하고자 진료에서도 ‘하이 스탠다드’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소망 산부인과는 올해 의원에서 병원급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다음 챕터를 준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완성될 아이소망 산부인과의 ‘하이 스탠다드’가 국내 산부인과 병원에 어떤 변혁을 주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터뷰이. 아이소망 산부인과 장항용 원장
글. 박하나 편집장
7. 아이소망 산부인과는 지난 2015년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실시했습니다. 특히 건축디자이너, 의사, 예술가들이 참여할 만큼 환자 중심의 특화된 설계가 특징입니다. 전체 어떤 컨셉과 특징을 갖추고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당시 제가 이 병원에 처음 왔을 때, 건물은 1969년에 세워진 오래된 구조였습니다. 맨 땅에 새 건물을 짓는 것이 훨씬 수월했겠지만, 저는 이 건물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수많은 생명이 태어났고, 수많은 여성들이 진료를 받으며 삶의 전환점을 맞이했던 ‘시간의 켜’가 켜켜이 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가치를 지우기보다 보존하고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건축적인 리모델링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시공 중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외국의 유서 깊은 건물들이 리노베이션을 통해 청사, 호텔, 미술관 등으로 재탄생하는 것을 보며 늘 경의로움을 느껴왔습니다. 새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이와 감성, 그리고 시간의 흔적이 주는 울림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병원은 단순히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환자들에게 위로가 되는 감성적인 공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건축디자이너뿐 아니라 의사, 예술가들도 함께 참여해 병원의 공간 구성을 세심하게 설계했습니다. 밝고 따뜻한 조명, 부드러운 색감, 편안한 동선 등을 통해 환자들이 긴장감 대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특히 이 병원이 자리한 터 역시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가 깊습니다. 이곳은 과거 ‘장의리 기도처’로, 인천에서 가장 큰 감리교회인 숭의교회의 시작점이 된 장소입니다. 또한 선교사님들이 사용하던 기숙사로도 이용되었고, 오랜 시간 동안 기도와 생명의 이야기가 오갔던 공간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이 터 자체에 대한 역사적인 프라이드를 강하게 느꼈습니다.
8. 특히 원장님이 보시기에 각 센터별 인테리어 중 가장 내세울 만한 특화된 디자인이 있다면 어디인지 소개해 주세요.
아이소망 산부인과의 리모델링 과정에서는 한지등 작가님과 여러 예술가분들이 함께 참여하여, 어떻게 하면 병원을 단순한 의료 공간이 아닌 ‘예술과 치유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지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특히 노태린 대표님께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시면서 저희 병원의 비전을 공간에 잘 녹여 주셔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저희 병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바로 ‘하이 스탠다드’입니다. 단순한 기준을 넘어, 모든 부분에서 늘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예를 들어 골반염이나 질염 같은 비교적 단순한 질환도 저희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끼실 수 있도록, 인테리어부터 직원들의 서비스, 병원 분위기까지 꼼꼼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들어오는 순간 환자분들이 무의식적으로 공간의 온도, 공기, 냄새, 음악, 정돈 상태 등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항상 “진료 시작 전 병원의 온도와 습도, 공기 상태를 체크하고, 환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음악을 잔잔하게 틀며, 병원 내부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저희 직원들은 아침마다 꼼꼼하게 병원의 환경을 점검하며 ‘하이 스탠다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한 저는 개인적으로 타일 인테리어를 매우 좋아합니다. 타일은 깨끗하고 영구적인 느낌을 주며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 내부 전체에 타일을 적용했으며, 일부 벽면에는 골드판을 입혀 세련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엠보감이 느껴지는 템바보드를 사용해 벽면에 리듬감을 더해, 공간마다 살아 있는 느낌과 특별함을 부여했습니다. 그만큼 타 병원과 다른 스페셜함으로 요소 하나하나에 포인트를 주어 일반적인 병원의 식상함을 탈피했습니다.
9. 전 세계적으로 산부인과는 여성 중심의 특화된 헬스케어 병원으로 나아가는 추세입니다. 점점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산부인과는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변화되어야 하며, 변화될 것인지 미래 병원 트렌드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앞으로 부인종양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고령 출산이 늘면서 모든 임산부가 고위험 산모 위주로 가는 경우가 많아질 거라고 봅니다. 아울러 폐경 이후 갱년기 치료와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여성은 대략 51~52세를 전후로 난소 기능이 대부분 소실되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 호르몬은 단순히 부인과 영역뿐 아니라 전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폐경 후 여성들은 관절과 허리 통증, 숙면 장애, 기억력 저하, 복부 지방 증가, 피부 노화, 질 건조 및 위축 증상을 많이 겪게 됩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골밀도 감소로 인해 골절 위험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폐경 후 여성의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남성보다 2.7배나 높다는 사실입니다. 여성호르몬은 심혈관 질환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폐경이 되면 콜레스테롤 수치와 내장지방이 증가해 위험도가 올라갑니다. 반면, 폐경 후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은 사망률이 낮아지고, 대장암 발생 위험도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한편, 호르몬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직도 많지만, 최신 호르몬제는 유방암 위험과 관계가 적고, 치료 전 1년에 한 번씩 유방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면 유방암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여성들은 갱년기와 폐경기를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를 받아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10. 아이소망 산부인과는 올해 어떤 계획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 개인적인 목표로는 의료 선교 활동을 더욱 확대하는 것입니다. 여러 나라에서 오시는 선교사님들을 진료하고 수술해 드리며, 의료 선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지역에 병원을 직접 짓는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산부인과 관련해서는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아 안타깝습니다. 유튜브 등에서는 성과 관련된 내용만 주로 다뤄질 뿐, 많은 여성들이 실제로 겪는 선근증이나 자궁근종 같은 질환에 대해 깊이 있고 정확한 정보를 접하기 어렵습니다. 저의 형인 장항준 원장은 뉴욕대 화학과 박사이자 미국 내과 전문의로서, ‘장항준 내과 TV’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신뢰할 만한 건강 정보를 제공합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이 채널을 통해 건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얻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소망 산부인과는 현재 의원급에서 병원급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입니다. 병원급 승격을 위해 위층의 비어 있는 두 개 층을 인테리어하여 병상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아버지께서도 병원급으로의 발전을 간절히 원하셔서, 그 뜻을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11. 마지막으로 공통된 질문을 드립니다.
1) 10년 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저는 10년 후의 저에게 절대로 ‘돈’을 바라보지 말고, 단 한 사람을 진료하더라도 진실을 다해 진료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직원들에게 “오늘 우리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가 한 명이라 하더라도 그 분을 위해 최고의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의사의 역할은 결국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일대일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저는 그 관계 속에서 다른 곳에서 희망을 찾지 못했던 환자에게 제가 희망을 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불가능하다’고 말했을 때, 저는 그 환자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단 한 명의 환자를 진료할 때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 10년 후에 다시 인터뷰했을 때 어떤 모습일까요?
10년 후 다시 인터뷰를 한다면, 저는 분명히 지금보다 더 발전된 모습일 것이고, 지금보다 훨씬 보람되고 즐겁게 일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때로는 치열하게 임해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런 시간들이 저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지금보다도 더욱 성장된 모습과 성숙된 생각으로 환자를 치료했으면 좋겠습니다.
3)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고생 많았다.”
인터뷰이. 아이소망 산부인과 장항용 원장
글. 박하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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