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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025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 학술발표대회 ‘Beyond Hospital : Health and Wellness’ 개최ARTICLE 2025. 5. 31. 00:42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의 2025 학술발표대회가 5월 23일(금) 건양의료재단 김안과병원 명곡홀에서 열렸다. 건양대학교 김영애 교수(학회 수석부회장)가 사회를 맡고, 권순정 명예회장의 축사와 최광석 회장의 개회사로 포문을 연 이번 행사는 'Beyond Hospital : Health and Wellness'를 주제로, 세 편의 주제발표와 세 편의 학술논문발표로 구성되었다. 먼저 SESSION 1에서는 주제발표와 초청강연으로 ▲ 의료시설 근거기반디자인(EBD) 체계 구축 연구(인천가톨릭대학교 이승지 교수), ▲ 음압격리병동의 효과 연구(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정지원 교수), ▲ 다중 감각 바이오필릭 휴식공간이 인지 성과 및 회복성에 미치는 영향(경북대학교 A3건축연구소 김상희 선임연구원)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 SESSION 2는 학술논문발표로 ▲ 인체이동 시 풍량 차이 및 출입문 누기면적에 의한 음압격리병실의 오염물질 유출 분석(세종대학교 조예림 연구원), ▲ 병원의 분절형 블록배치 사례의 면적 조사(정림건축 이승은 사원), ▲ 중증환자 긴급치료병상 건축계획 평가기준 개발에 관한 연구(림 건축 박서원 사원)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매거진HD는 이번 기사에서 SESSION 1의 발표 내용을 순차적으로 간략히 소개할 예정이다.
정리. 박하나
김영애 교수 이번 발표회의 사회를 맡은 건양대학교 김영애 교수(학회 수석부회장)는 “그동안 병원이 공급자 위주로 운영되어 왔다면, 올해는 수요자 입장에서 병원을 바라보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에 재택의료, 방문의료, 지역 커뮤니티 의료 등 수요자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세미나와 포럼을 지속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이번 학술발표대회는 그동안 축적된 연구 내용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근거기반 디자인(Evidence-Based Design, EBD)으로 체계화하는 초석을 다지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정 명예회장 이어 권순정 명예회장은 “오늘 발표는 총 6분의 연사들이 타이트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참석해 주신 많은 분들이 열심히 경청하고 활발히 질문하는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특히 발표를 준비해 주신 연사분들과 이 공간을 마련해 주신 건양의료재단 측에 깊이 감사드린다. 끝까지 경청하시어 많은 정보를 얻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축사를 전했다.
최광석 회장 최광석 회장은 “이번 학술발표대회는 ‘Beyond Hospital: Health and Wellness’를 주제로, 병원 건축 계획과 근거 기반 디자인, 의료 효과, 그리고 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다양한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이다. 급변하는 사회와 의료 환경 속에서 우리 학회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 복지 환경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는 만큼, 오늘 발표와 토론이 학문적·실천적으로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우리 학회는 학문과 실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의료 복지 시설의 질적 향상과 관련 정책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번 발표대회 역시 그 노력의 연장선에 있으며, 참석한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연구와 실천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와 환경을 변화시키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개회사를 전했다.
1. 의료시설 근거기반디자인(EBD) 체계 구축 연구
Establishing an Evidence-Based Design (EBD) System for Healthcare facilities
_ 이승지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이승지 교수 ‘최선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하여 신뢰할 만한 연구 조사에 근거해 건축 환경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련의 과정’으로 정의되는 근거기반디자인(Evidence-Based Design, 이하 EBD)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의 중요성이 커지는 현 시대적 요구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료시설 건축은 각 국가의 보건의료 체계, 제도, 운영 방식, 의료서비스 이용 문화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해외에서 마련된 근거와 기준을 그대로 국내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의료시설 관련 다학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 실정에 적합한 의료시설 근거기반디자인(EBD) 데이터베이스(DB) 체계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국내 의료시설 EBD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먼저 EBD의 이론적 배경과 해외 사례, 선행연구를 조사하고, 국내 보건의료 체계와 문화를 반영하며 자문회의를 거쳐 우리나라 실정에 부합하는 EBD 데이터 프레임을 도출했다. 종속변수로는 고객만족, 직원만족, 병원감염, 안전, 의료사고, 의료성과, 경영성과, 건물비용 등 ‘성과’를, 독립변수로는 기획, 배치 및 동선, 단위공간, 면적, 외부, 인테리어, 조경, 환경, 설비, 공사 등 ‘건축환경’ 요소를 설정했다.
이후,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근거기반 간호 실무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Whittemore & Knafl 방법론을 활용했다. 구체적 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1) 문헌 검색: 웹 스크래핑을 통해 총 66,212건의 문헌을 수집했고, 2) 데이터 평가: PRISMA 플로우차트에 따라 의료시설 디자인 근거로 활용 가능한 논문을 선별했다. 설계 근거로서 직접 적용 가능한 ‘직접 근거’는 약 5%인 79편, 설계 시 참고할 수 있으나 실증적 입증은 부족한 ‘간접 근거’는 약 12%인 201편이었다. 3) 데이터 분석: 선별된 논문의 연구 방법, 변수, 결과, 근거 범주 등을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4) 데이터 제시: 원본 자료와 분석 내용을 종합 정리하여 제시했다.
이 연구를 통해 구축된 국내 의료시설 EBD 데이터베이스는 ‘교육–연구–디자인–생산–평가 및 개선’ 전 과정에 활용될 수 있다. 이에 국내 의료시설에서 EBD 적용 문화가 정착·활성화되도록 다음과 같은 실행 로드맵을 제안했다. 1) 적용: EBD가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 2) 연구: EBD 연구 활성화 및 공유 방안, 3) 교육: EBD 확산을 위한 교육 방안, 4) 제도: EBD 원칙과 실행을 산업계 구조에 포함시켜 표준화하는 제도화 방안이다.
2. 음압 격리병동의 효과 연구
The Effectiveness of Negative-pressure Isolation Wards for Prevention of Infectious Diseases
_ 정지원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정지원 교수 2022년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대유행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입원 병상이 부족해진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코로나19 확진환자의 격리 지침을 완화하여 일반 병동에서도 격리가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그러나 일반 병동에서의 격리에 대해 같은 병동 입원환자 및 의료진으로의 전파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에 한 국내 3차 병원에서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4월 21일까지 격리병동과 일반병동의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의 COVID-19 감염률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대상인 격리병상은 총 109병상으로, 신축된 격리 건물 내 격리병동과 리모델링된 기존 병동을 모두 포함했다. 격리병동에서는 보호자 출입이 금지되었으며, 환자의 병동 내 이동도 필수 의료행위 외에는 제한되었다. 의료진은 환자 진료 시 가운, 장갑, N95 마스크, 고글 또는 안면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했다. 또한 격리병실은 음압 설비와 100% 외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해당 병원은 2022년 3월 5일부터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일반 병동 1인실에 격리했으며, 비음압 병실에서도 격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병실 문은 항상 닫아 두었고, 의료진은 확진 환자 진료 시 동일한 보호구 착용 지침을 준수했다. 일반 병동 병실은 공기 재순환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며, 시간당 공기 교환 횟수는 7회였다.
전체 연구 기간 동안 격리병동 의료진의 코로나19 감염률은 31%(95/310)였고, 일반병동 의료진은 51%(1,063/2,388)로 격리병동 의료진의 감염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았다(P<0.001). 특히, 코로나19 일반 병동 입원이 허용된 2022년 3월부터 4월 21일까지의 감염률 역시 격리병동 의료진이 23%(72/310), 일반병동 의료진이 33%(793/2,388)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이 결과는 격리병동 의료진의 감염률이 일반병동 의료진에 비해 현저히 낮았으며, 일반병동에서 환자를 돌보기 전후의 감염률 차이는 없었음을 시사한다. 이는 입원 중 확진된 환자 및 보호자로부터의 전파가 효과적으로 차단되었을 가능성,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증상 자가 모니터링, 높은 백신 접종률 등이 격리병동 의료진 감염률 감소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음압 설비와 100% 외기 순환, 더 빠른 공기 교환이 바이러스 제거를 용이하게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3. 다중 감각 바이오필릭 휴식공간이 인지 성과 및 회복성에 미치는 영향
Effects of Multisensory Biophilic Restorative Environments on Cognitive Performance and Recovery
_ 김상희 경북대학교 A3건축연구소 선임연구원김상희 선임연구원 최근 가상현실(VR) 기반의 휴식공간을 통해 일상 속에서 축적되는 인지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장시간의 업무와 학업으로 인해 자연 환경과의 접촉이 단절되고, 이로 인해 높은 인지 요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회복력이 저하되는 등 인지적 피로가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자연 요소와의 연결을 강화하여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설계 접근법으로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대부분 시각적 자극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후각과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아우르는 다중 감각적 접근의 회복 효능은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왔다. 회복 환경 이론(Restorative Environment Theory)에 따르면, 자연 경험은 시각뿐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통해 더 강력한 회복 효과를 제공할 수 있으며, 실제로도 다중 감각 자극이 단일 감각 자극보다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가상현실(VR)과 뇌파(EEG) 기술은 물리적 공간의 제약 없이 실내 환경에서 인지 성능과 스트레스 반응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실제 공간과 가상 공간 모두에서 바이오필릭 요소 및 건축적 설계가 인지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다수 존재하지만, 인지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휴식공간을 통해 인지 기능과 생리적 스트레스 지표가 회복되는 과정을 실증적으로 규명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인간의 뇌는 효율적인 작업 수행과 번아웃 방지를 위해 2~4시간 간격의 짧은 휴식을 필요로 한다. 스트레스 회복 이론(Stress Recovery Theory)에서도 안전감과 생존 가능성을 제공하는 환경이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생리적 이완과 긍정적 정서 상태를 유도한다고 본다. 실제로 짧은 VR 자연 휴식이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실험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또한, 물리적 환경을 조절하여 인지 및 학습 성과 변화를 분석한 기존 연구들은 자연 환경과의 접촉이 인지 회복에 긍정적 기여를 한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실질적인 휴식공간 설계를 위한 구체적 근거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직장과 학교 환경에서 물리적 제약 없이 접근 가능한 네 가지 유형의 VR 휴식공간(비(非)바이오필릭, 시각적 바이오필릭, 시각·청각 바이오필릭, 시각·후각 바이오필릭)을 일주일 간격으로 각각 체험하게 하고, 각 세션 전후의 인지 과제 수행 점수와 EEG 기반 스트레스 지표의 변화를 비교·분석했다. 이를 통해 다중 감각적 바이오필릭 자극이 단일 감각 자극보다 인지 회복과 스트레스 완화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실증적으로 입증하고, 향후 건축적 휴식공간 설계 및 VR 기반 회복 솔루션 개발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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