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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과 헌신으로 60년의 역사를 일궈온 미즈메디병원 (상)ARTICLE 2025. 3. 6. 09:18
‘규모의 경제’ 일으켜 의료계와 지역을 품고 아우르는,
100년 이상 영속된 대형 여성 종합병원 세워 나갈 것!미즈메디병원 노태호 행정원장 현재 우리나라 산부인과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중 분만 산부인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지난해 이주영 의원이 2024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2013년 706개였던 분만 산부인과가 2023년 463개로 감소하며, 35%의 의료기관이 사라지고 있다”라는 보건복지부의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강서구 최초의 종합병원이자 서울 서부권 유일의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미즈메디병원이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해 5성급 호텔의 인테리어와 프리미엄 산전 후 케어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산후조리원 단독건물 ‘디어원’을 새롭게 오픈한 것이다. ‘디어원’의 대표이자 미즈메디병원의 노태호 행정원장은 “어렵다고 해서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으면, 본질마저 무너진다”는 유의미한 말을 전했다. 그는 유일하게 살아남는 좋은 산부인과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즈메디병원의 역사는 60년이다. 엄밀히 따지면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제일병원부터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일병원은 1963년, 노태호 행정원장의 할아버지(故 낙세(樂世) 노경병 박사)가 삼성가와 공동 설립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병원으로, 당시 故 낙세(樂世) 노경병 박사가 지녔던 철학과 가치를 모토 삼아 2대(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와 지금의 3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미즈메디병원은‘존중과 헌신’이라는 핵심 가치로 현재 대한민국 여성의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여러 질환을 볼 수 있는 12개의 진료과와 8개의 전문센터, 60명의 전문의를 갖추고 있으며, 서로 간의 원활한 협진 시스템으로 여성 환자들의 토탈 케어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노태호 행정원장은 앞으로 이런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가 있어야만 산부인과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부인과는 24시간, 365일 야간 분만이 가능해야 한다. 언제 애가 나올지 모르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데, 먼저는 버틸 수 있는 인력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병원의 대형화’에 목적을 두고 있었다. 미즈메디병원은 일본이나 미국처럼 100년 가는 영속성 있는 병원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래서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해 프리미엄급 산후조리원 ‘디어원’을 감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미즈메디병원의 노성일 이사장은 작금의 의정 사태 속에 작은 산부인과의 경우,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그 옛날 100여 명의 의료진이 포진됐던 제일병원을 다시 부활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태호 행정원장이 말한 ‘규모의 경제’는 과거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 아닌, ‘존중과 헌신’의 마음으로, 모든 의료계가 서로를 품고 협력해서 나아가자는데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쩌면 한 치 앞도 알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운 이 지리멸렬한 세상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앞으로 미즈메디병원이 무너져가는 의료계와 산부인과에 다시 한 번 새로운 변혁을 이끄는 주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인터뷰이. 미즈메디병원 노태호 행정원장
글. 박하나 편집장
1. 미즈메디병원은1963년, 당시 제일병원의 노경병 박사님이 처음 시작하신 이후 현재까지 3대째 여성의학의 전통을 잇고 있습니다. 그만큼 60여 년의 긴 역사를 갖고 있는데요. 미즈메디병원이 지금까지 추구해 온 가치와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미즈메디병원의 핵심 가치는 존중과 헌신입니다. 이것은 1963년에 제일병원을 공동으로 설립하시고 30여 년간 제일병원 원장과 이사장을 역임하신 저희 할아버지(故 낙세(樂世) 노경병 박사) 때부터 오랫동안 추구해 온 가치입니다. 미즈메디병원의 역사가 35년이긴 한데 엄밀히 따지면, 제일병원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 시작은 퇴계로에 있던 제일병원을 저희 할아버지께서 삼성가와 공동으로 설립하셨습니다. 그곳에서 저희 아버지(현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도 함께 계셨습니다. 그러다 아버지께서 제일병원을 나오시고 91년도에 강남에 영동제일의원을 오픈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2년 만에 성장해서 93년도에 강남 미즈메디병원을 개원하셨습니다.
이후 96년도에 할아버님께서 제일병원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사재를 출연하셔서 성삼의료재단 의료법인을 설립하시고, 2000년도에 강서 미즈메디병원을개원하셨습니다. 이후 계속해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현재 강서구에 있는미즈메디병원은 의료법인으로써 아버지께서 이사장을 맡고 계십니다. 아버지께서는 형(노영호 기획조정실장)과 저에게 병원을 맡기셨다가 현재 의료계 사태로 인해 다시 돌아오셔서 우리나라 산부인과 발전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60년 동안 미즈메디병원이 잘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옛날 할아버지 때부터 환자에 대한 존중과 헌신을 꾸준히 이어오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의료재단을 설립하실 때,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같이 차를 타고 오시면서 설립 이념에 대해 논의하셨다고 합니다. 당시 논의된 설립 이념은 첫 번째가‘환자들이 만족하는 병원’, 두 번째가‘직원이 행복한 병원’, 마지막으로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고 환원하는 병원’입니다. 이 세 가지를 설립 이념으로 만드셨고, 저희는 그 핵심 가치와 설립 이념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습니다.
미즈메디병원 노태호 행정원장 2. 그동안 미즈메디병원은 어떻게 변화되고, 과거에 비해 어떤 모습이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이사장님께서는 예전부터 세계적인 여성 병원을 만들고 싶으셔서 연구도 많이 하시고, 학술 대회를 통해 신의료 기술도 도입하시며, 여러 수술 기법이나 의료 장비 등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해오셨습니다. 특히 ‘무언가 다르게(something different)’,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많이 강조한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사장님은 항상 이 부분을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91년도에 강남에 의원을 오픈할 때도, 93년도에 미즈메디병원을 개원할 때도 설계를 직접 하실 정도로 열정적이셨습니다. 그때부터 건물 중앙에 중정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늘 강조하시는 말씀이 할아버님 때부터 들었던 말인데, “돈을 좇지 말아라, 돈은 좇으면 멀리 가고 신경을 안 써야 따라온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영학적으로 보면 낭비되는 요소도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굳이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데, 오로지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많은 일들을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소아과라고 하면, 엄마 아빠가 아이들을 혼낼 때, “안 되겠다. 병원에 주사 맞으러 가야지”라며 약간의 겁을 주는 수단으로 쓰이는 게 병원인데, 우리는 아이들이 놀이동산처럼 놀러가고 싶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 리모델링에 투자했습니다. 앞으로 소개가 되겠지만, 산후조리원 역시, 저희가 이사장님 반대를 무릅쓰고 진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사장님은 처음에 “왜 이렇게 돈을 과잉 투자하고 비싼 것을 쓰느냐”라고 하시는데, 이제 저희가 역으로 2000년도에 강서 미즈메디병원을 설립할 당시, 1997년 발생한 IMF 사태가 지나간 후 병원 본관 바닥에 대리석을 마감하신 분도 이사장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시절에 그렇게 투자하고 자주 하신 말씀은 “할 때는 제대로 해야 된다. 어설프게 하면 안 하는 게 낫다”라고 하신 것입니다(웃음). 그만큼 이 부분에 있어서 저희도 학습이 된 것 같습니다.
3. 미즈메디병원은 대한민국에서 지금의 여성병원이 만들어지기까지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만큼 여성들을 위한 특화된 시스템이 강점입니다. 현재 어떤 진료프로그램과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며, 타 병원과의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요?
미즈메디병원은 산부인과 전문병원이기도 하지만 또 종합병원이기도 합니다. 결국에 또 비교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여성 특화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분만하는 산부인과 병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곳과 비교했을 때, 협진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류마티스내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외과, 영상의학과, 미취통증의학과 등 여성들의 여러 질환을 볼 수 있는 진료과와 60명의 전문의를 갖추고 있는 규모 있는 종합병원이라서 여성 환자들의 토탈케어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차별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산후조리원까지 갖추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난임부터 임신, 출산, 소아청소년을 비롯해 젊은 여성부터 노인 여성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생애 전 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케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미즈메디병원 노태호 행정원장 4. 행정원장님께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미즈메디병원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 명맥을 이어오기 위해 어떤 철학과 사명감으로 임하시는지, 그리고 미즈메디병원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미즈메디병원에 온 것은 2010년입니다. 중간에 잠깐 2년 정도 미국 듀크대학에서MBA를 취득했습니다. 저는 사실 병원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원래 경영학을 전공했고, 저의 꿈은 금융인입니다. 워낙 숫자나 재무 쪽 일을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와중 아버지께서 부르셔서 오게 된 것입니다. 우리 철학과 사명감은 앞서 언급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항상 존중과 헌신의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미즈메디병원에서 가장 많이 한 일은 공사입니다. 공사를 아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요즘에 드는 생각은 건축과에 갔으면 참 재미있게 했을 것 같습니다(웃음). 우리 병원의 건축팀은 전부 건축과를 나온 직원들입니다. 그들과 병원 설계 도면을 만들고, 공간 디자인을 뽑고, 효율성을 따지고, 동선을 그리는 일 등을 하다 보니 적성에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평면도도 잘 그립니다(웃음).
제가 이 병원에 오자마자 당시 인증 제도가 한창 유행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국내 인증 제도가 없었고, 막 만들어지기 시작할 때쯤이었습니다. 2012년도에 우리는 여성 병원으로서 최초, 그리고 우리나라 11번째에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국제 인증을 받았습니다.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는 국제 의료기관 평가위원회로, 전 세계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병원 품질과 환자 안전 표준’ 등에 관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인증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후 국내 인증도 받았습니다.
특히 JCI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병원 퀄리티를 완전히 끌어올려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사할 게 너무나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수술실도 양압 시스템이 제대로 안 되어 있고, 감염 관리나 환자 안전 등을 위한 부분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공사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제가 처음 병원에 와서 했던 성과 중 하나는 병원의 환경개선을 위해 공사를 진행한 것입니다. 그래서 국제 인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병원 같지 않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 인테리어를 감행한 것입니다.
또한 국제 진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해외 활동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 몽골 쪽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성과 역시 좋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앞으로 소개되겠지만, 저의 큰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산후조리원을 만든 것입니다. 이것을 만들면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소위 말해 산고의 고통에 버금가는 경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웃음).
5. 현재 미즈메디병원은 여성의 생애 전 주기를 책임지며, 여러 인증과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특히 3차, 4차 환자경험평가에서 연속 1등급을 획득했습니다. 이렇게 미즈메디병원이 환자중심병원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특별한 배경과 원동력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우리 병원은 정신 강화를 위해 항상 염두에 두는 말이 있습니다. 박두진 시인의 글귀 중 ‘돈이 많은 이와 없는 자, 아는 이와 모르는 자, 권력이 있는 자와 없는 자, 다 차별하지 말자’는 뜻이 담겨 있는 시가 있습니다. 이사장님께서는 그 글귀를 보시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진료에 최선을 다하자. 우리 병원에서 갖춰야 될 마인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철학을 갖고 병원을 운영하다 보니 환자 경험 평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도 이사장님께서는 직원 교육을 많이 하십니다. 특히 예전부터 과잉 진료를 무척 싫어하셨습니다. 앞서 ‘돈을 좇아가지 말라’는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의사 선생님 개인에게 소신 진료를 하도록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워낙 기피하고 추구하지 않다 보니 환자들도 이해해 주시는 건지, 지역 사회에서 어떤 병원에 가면 돈이 많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병원은 조금 덜 한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병원은 하루 내원 환자가 1,200명 정도입니다. 그중 60%가 산부인과입니다. 그리고 소아과를 비롯해 나머지 과는 40%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태린 발행인, 미즈메디병원 노태호 행정원장, 박하나 편집장 6. 현재 출산율 저하로 인해 산부인과가 참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미즈메디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무엇인지,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산부인과는 예전부터 존버 전략을 해왔습니다. 버티기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2010년에 미즈메디병원에 왔을 당시 400분만까지 했었습니다. 월 400분만까지 했던 상황에서 작년과 재작년에 180, 170까지 내려가게 된 것입니다. 그만큼 분만 건수가 거의 반토막이 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산에 있는 산부인과 원장님 병원은 월 600분만까지 했었으나 지금은 140, 150으로 내려간 상황입니다. 현재 부산은 인구 감소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구학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가임기 여성의 미래는 예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지역만 해도 분만을 많이 하는 병원이 4개였습니다. 중간에 들어온 이대서울병원을 제외하면 지금 둘만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버티기 전략이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는 최후의 승자라고 해야 할까요? 왜냐하면 애를 안 낳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버티기를 하려면 규모의 경제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산부인과는 24시간, 365일 야간 분만이 가능해야 합니다. 언제 애가 나올지 모르거든요. 그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데, 일단 첫 번째는 버틸 수 있는 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규모가 없으면 안 됩니다. 우리 병원은 산부인과 전문의와 마취과 전문의가 24시간 대기하고 있습니다. 30일 당직을 하려면, 작은 분만병원의 경우, 산부인과 의사가 4명이라고 했을 때, 한 달에 한 열흘은 돌아가면서 당직을 서야 합니다. 우리 병원은 현재 마취과 전문의 4명이 한 달에 7, 8일씩 돌아가면서 당직을 서고 계십니다. 이분들이 연세가 지금 거의 60이세요. 이제 5~10년 뒤면 이런 필수 의료를 커버해 주는 의사들이 나이가 들어서 은퇴하면 더 큰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규모를 키워서 만약, 산부인과 의사가 20명이면 한 달에 하루나 이틀만 당직을 서면 됩니다. 결국에 이런 병원으로 환자들이 모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방법이나 전략은, 결국에 병원의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를 일으켜서 의료진이 많아지면 업무도 분담할 수 있고, 24시간 365일 환자를 볼 수 있는 병원이 되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입니다. 그러다보면, 일본이나 미국처럼 100년 가는 영속성 있는 기관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외국의 수가체계나 시스템이 다르겠지만, 그런 규모 있는 병원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은 역사 속에 사라진, 할아버지가 계셨던 제일병원이 결국엔 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일병원은 미즈메디병원보다 훨씬 규모도 컸고, 전문의만 100명이 넘었습니다. 이사장님께서는 그런 병원을 다시 부활시킬 생각으로, 다시 한 번 함께해 보자며, 타모임에서 자신의 마지막 숙원 사업처럼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또 처음 산후조리원을 개설한다고 했을 때, 여기저기서 지금 트렌드가 저출산으로 사양 사업인데, 산후조리원을 왜 하느냐고 반대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유일하게 살아남는 좋은 산부인과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고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양산업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으면 결국에 본질도 무너져버립니다. 우리병원 산후조리원의 경우, 환자의 니즈도 있었고, 그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 개설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오픈한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이제 뜻한 바가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의료진들도 요즘 산후조리원 때문에 우리 병원에 왔다는 환자분들이 많다고 좋아하십니다. 제가 제일 원했던 바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너무 기쁘게 생각합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교통 인프라도 워낙 잘 되어있습니다. 산부인과는 규모가 어느정도 있는 큰 병원이 그 지역을 아우르고 있어야 하는데, 미즈메디병원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터뷰이. 미즈메디병원 노태호 행정원장
글. 박하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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