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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FOCUS] 2025 주목해야할 트렌드 인사이트ARTICLE 2024. 12. 27. 20:35
예술과 과학, 디자인이 결합된 다감각 경험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다!올해의 디자인 트렌드 인사이트는 ‘재창조, 협력, 포용’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AI나 디지털헬스가 계속해서 발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술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해야 할 때다. 많은 전문가는 첨단 기술의 발전이, 사람들로 하여금 일상의 휴식과 평화로움, 자연을 갈망하고자 하는 욕구를 더욱 불러일으킨다고 해석했다. 그만큼 기술은 진정성의 가치를 대변할 수 없지만, 기술을 잘 이용하는 것만큼이나 지속가능한 환경과 연결되는 방법들을 개발한다면, 함께 상생의 동반자로 좀 더 나은 미래를 펼쳐나갈 수 있다. 특히 산업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기보다 기존의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재해석된, 그리고 재사용, 재창조한 아이디어들이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에 올해는 건강한 미래를 영위하기 위해 기술을 통한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인사이트가 곳곳에서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매거진HD에서는 디자인, 인테리어, 소비자, 산업 전반적인 트렌드를 심도있고 짚어보았다.
취재. 박하나 편집장
물리적 환경에서 지속가능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색채
현재 자연 세계와 더 긴밀하게 일치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미국의 색채 연구소 팬톤컬러연구소(Pantone Color Instiute)는 유기적 특성이 특징인 ‘PANTONE 17-1230 모카 무스(Mocha Mousse)’를 올해의 컬러로 선정했다. ‘모카 무스(Mocha Mousse, 팬톤 17-1230)’는 물리적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색채다. 특히 진정성이 가득한 ‘모카 무스(Mocha Mousse, 팬톤 17-1230)’는 현대성의 요구와 예술적 창조의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 사이에서 조화와 균형을 찾는다. 조화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는 관계, 하는 일, 사회적 관계, 우리를 둘러싼 자연환경을 포함한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 스며든다고 볼 수 있다. 조화는 만족감을 가져다주고, 내면의 평화, 평온, 균형의 긍정적인 상태를 고무시키며, 우리 주변 세계와 조화를 이룬다.
팬톤 컬러 인스티튜트(Pantone Color Institute) 부사장인 로리 프레스먼(Laurie Pressman)은 “조화는 연결과 통합의 문화 및 우리의 정신적, 영적, 신체적 웰빙의 종합을 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팬톤 컬러 인스티튜트(Pantone Color Institute)의 리트리스 아이즈먼(Leatrice Eiseman) 전무는 “매일의 즐거움에 대한 우리의 욕구를 바탕으로 팬톤 17-1230 모카 무스는 사려 깊은 탐닉의 수준을 표현한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세련되고 호화로우면서도 동시에 소박한 고전인 ‘PANTONE 17-1230 모카 무스(Mocha Mousse)’는 올해의 트렌드를 대변하며 겸손하고 현실적인 갈색에 대한 인식을 포용하고, 이는 곧 호사스러움으로 확장한다고 볼 수 있다.
기술과 협력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매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자 전자제품 종합 박람회인 CES는 글로벌 기술 업계가 자신들의 최전선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로 자리 잡았다. 물에 다이빙해 흠뻑 빠져들듯 기술에 ‘빠져들다(Dive In)’라는 주제로 펼쳐질 CES 2025는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 게이밍,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킬 예정이다. 코트라(KOTRA)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CES 2025에서는 ‘인공지능(AI)’이 주요 화두로 떠오를 예정인 가운데,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될 AI 혁신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에는 AI가 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사용됐다면, 오늘날의 AI는 창의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전방위적인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능력을 보유해 인간의 창작 활동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지원한다. 이 같은 AI 기술의 발전은 콘텐츠 제작은 물론, 교육, 의료, 금융 등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또한 코트라(KOTRA)는 디지털 헬스의 경우, CES에서 꾸준히 주목받는 혁신 분야로 팬데믹 이후 건강관리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도 만성 질환의 예방 및 관리, 정신 건강 증진, 조기 진단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기술 트렌드를 소개하는 의미 있는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CES 2025에서 눈에 띄는 기술 중 하나는 ‘원격 의료 스테이션(Remote Healthcare Stations)’이다. 이는 지역 병원 방문이 어렵거나 의료 접근성이 제한된 사람들을 위해 설계된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이러한 스테이션은 고해상도 카메라, 원격 진단 장비, 그리고 실시간 화상 통화 기능을 갖춘 AI 기반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의사와 가상으로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CES의 주최사 CTA의 K 디렉터가 “CES 2025에서 선보일 최신 기술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협력과 창의성의 중심이 돼, 기후 변화 대응, 정신 건강 개선, 효율적인 생산 등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CES 2025 참가는 기술이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모두가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의 흐름에서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CES 2025의 개최를 앞두고 이제는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서, 어떻게 기술이 우리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지를 논의해야 한다”면서, “CES 2025는 단순히 첨단 기술을 뽐내는 자리를 넘어 인류가 기술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이고 윤리적인 도전에 어떻게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장이 될 것이다. CES 2025에서 기술이 인류의 꿈을 현실로 변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라고 전망했다.
몸과 마음, 소비까지 똑똑하게 챙기는 지속가능한 사회
최근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한국 지사장 최승용) 역시 2025년 주요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를 발표한 가운데, △물가 △지속가능성 △건강수명 세 가지가 2025년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를 이해하는 주요 키워드라고 밝혔다. 그 중 ‘기대수명보다 건강수명(Healthspan Plans)’, ‘다각형 소비(Wiser Wallets)’, ‘에코 로직(Eco Logical)’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기대수명보다 건강수명(Healthspan Plans)’은 단순히 오래 사는 기대수명보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건강수명’ 늘리기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나이 듦, 이른바 ‘웰 에이징’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점차 달라지고 있으며, 삶의 모든 단계를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사는 라이프스타일 추구와 관련 소비도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각형 소비(Wiser Wallets)’는 짠테크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는데, 일시적일 것 같았던 절약 지향적인 소비가 이제 소비자 행동에 완전히 뿌리내렸다는 설명이다. 홧김 소비로 대표되는 충동구매는 줄어들고 비용과 소비 경험, 제품의 장기적인 가치 모든 측면에서 고려된 계획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로, 기업과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하나만이 아닌 소비 경험, 비용, 제품, 미래 가치 등 복합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또한 ‘에코 로직 (Eco Logical)’의 경우, 지속가능성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이제 뿌리 깊게 자리 잡았으며, 일상 소비재(FMCG) 사용에서 지속가능성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은 여전히 소비자 구매 결정에 부담 요소로 자리 잡고 있어 똑똑한 소비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한국 리서치 총괄은 “2025년에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AI 등 기술의 도움을 받아 본인에게 더욱 맞춤화된 까다로운 소비가 일상에 자리 잡고 있다”면서 “몸과 마음 건강 모두를 야무지게 챙기면서 소비의 보람을 느끼는 소비 여정이 MZ 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주목받아 ‘똑똑한 소비’가 새롭게 재정비되리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재창조의 가치로 미래 디자인을 구현하다
특히 12월 12일과 13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는 ‘글로벌 디자인 인사이트 ·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주제로, 디자인 컨퍼런스 ‘디자인살롱 서울 2024’를 개최했다. 12일에는 크로스비 스튜디오(Crosby Studios)의 창립자 해리 누리에프(Harry Nuriev)가 ‘크리에이티브의 진화: 격변하는 아트와 디자인 산업에서의 새로운 시도’를 주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으며, 2024 메종오브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벨기에 디자이너 리오넬 자도(Lionel Jadot)가 ‘발전하는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근본과 전문적인 접근 방법’을 주제로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이어 킴 무안지라이(Kim Mupangilai) 인테리어 & 건축 디자이너가 ‘미지의 스토리로 미래를 디자인하는 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이들은 패널인터뷰를 통해 최신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올해의 트렌드로 변함없이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이를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각자의 견해를 펼쳤다. 이들 디자이너는 입을 모아 현재 지속가능성에 대해 배울 기관이나 대학, 정보가 없다는 점에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2025년에는 지속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스타트업이나 다양한 어플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는 희망을 전했다.
당시 진행자는 패널 인터뷰에서 “우리가 더 이상 디자인이 새롭다고 느껴지지 않을 때, 지금 시대에 독창적인 비전이나 접근 방식을 어떻게 가져야 할까?”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크로스비 스튜디오(Crosby Studios)의 창립자 해리 누리에프(Harry Nuriev)는 “새로운 모양이나 새로운 철학, 새로운 컬러를 만든다고 생각할 때 그건 사실 오산이다. 왜냐하면 이미 다 세상에 나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미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는 무한한 데이터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양이나 색깔이 이미 다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일이나 방향성에 있어 재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은 나에게 스타일이 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 나는 ‘왜 제가 저만의 스타일을 가져야 하나요?’라고 대답한다. 언제든지 기존의 것을 가져다가 재창조할 수 있고, 리디자인(Re-design) 할 수 있으며 변화할 수 있다. 기존의 것을 재사용하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힘든 접근 방식일 수 있지만, 한 번만 관점을 바꾸면 굉장히 신선하기도 하다”라고 전망했다.
2024 메종오브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벨기에 디자이너 리오넬 자도(Lionel Jadot) 역시 “나도 레퍼런스를 많이 가져다가 새롭게 믹싱하는 것이 굉장히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디자인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18살 때부터 그냥 작업하기 시작했다. 나에게도 스타일을 물어보는 질문들이 굉장히 많다. 그런데 나의 스타일을 어떤 식으로 정의하고 싶지 않다. 그만큼 학교를 안 갔기 때문에 더 자유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믹싱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찾고, 그를 통해 나만의 기능적인 아트 컬렉션이 나오는 것이다”라며, “실패해도 상관없다.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보고 안 좋은 반응을 보이거나 상업적으로 통하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나는 늘 이러한 실험적인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색이나 모양 등은 이미 다 존재하기 때문에 변형하는 것, 재창조하는 것이 흥미로운 시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동의했다.
이들 모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기 스스로의 가치나 관점을 명확히 지키고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유지한다면, 미래 산업 트렌드에 걸맞은 디자인을 가치 있게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연결, 보전, 배려’를 통한 자연과 기술의 확장 - 신경과학
‘디자인살롱 서울 2024’에서 12일의 마지막은 글로벌 트렌드 컨설팅 회사 스타일러스(Stylus.co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테사 맨즈필드(Tessa Mansfield)가 ‘미리보는 2025년’을 전망했다. 그녀는 2025년을 준비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주요 트렌드 이슈를 풍부한 영감의 비주얼과 함께 설명했다. 테사 맨즈필드(Tessa Mansfield)는 올해 ‘연결, 보전, 배려’를 모든 활동의 중심에 두고 소비자들에게 방향 제시와 통합하는 브랜드 역할을 제안했다. 2025년에는 다양한 세대를 연결하고 이종 산업을 혁신적으로 결합하여, 사회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사회적 연금술사(Social Alchemist)가 되어야 한다고 전망했다. ‘피로사회’, ‘불안사회’의 저자이자 철학자, 독일 베를린예술대학교 교수인 한병철은 “우리 삶을 묶고 연결하는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공유 가치나 상징은 거의 없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의 서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막상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점점 사람들 간의 사회적 연결(Social Connection), 사회적 인식(Social Perception) 사회적 침체기(social stagnation)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대응하고자 서브머시브(Submersive) 창업자인 코바스 브링커호프(Corvas Brinkerhoff)는 웰니스, 예술, 기술을 융합한 테라피 스파를 2026년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통적인 목욕탕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스파는 이종 산업 ‘결합’을 통해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 코바스 브링커호프(Corvas Brinkerhoff)는 “서브머시브는 힐링을 선사하는 몰입형 예술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비디오 프로젝션, 몰입형 아트, 레이저, AI 등 여러 기술을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스타일러스(Stylus.co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테사 맨즈필드(Tessa Mansfield)는 소비자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며 연결하기 위한 10가지 테마(Cultivating Connection 연결강화하기, Redefining Relationships 관계의 재정의, Age Blending 세대 간 어울림, Synth Sidekicks AI 친구, Considered Consumption 의식있는 소비, Crafting Resilience 회복력 구축하기, Neo Nature 자연에 몰입, Resetting Travel’s DNA 여행의 본질 재설정, Dynamic Sensorialism 역동적인 감각, The Science of Design 과학적인 디자인)를 제시했다. 그중 4가지인 Cultivating Connection 연결강화하기와 Age Blending 세대 간 어울림, Neo Nature 자연에 몰입, The Science of Design 과학적인 디자인을 눈여겨 볼 수 있다.
1. Cultivating Connection 연결 강화하기
지난해 봄 도쿄에 오픈한 하라주쿠의 하라카도는 도쿄 시민들의 웰빙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다. 하라카도는 사람들이 건물 내 대중탕도 함께 이용하고, 매거진 라이브에서 수천 권의 책을 무료로 읽으며, 저마진 매장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외관은 건축가 히라타 아키히사(Hirata Akihisa)가 디자인한 것으로, 나무들이 불규칙하게 연결되어 있어 메쉬해 보이지만, 자연 친화적인 설계로 도시로부터 탈출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러한 친밀감은 깨어 있을 때만 즐기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인들의 수면 질이 굉장히 낮고, 중국 같은 경우 성인의 78%가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한다. 이에 여러 나라에서 수면 이벤트를 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 상하이의 힐튼 호텔에서는 한 공간에 여럿이 침대에서 함께 음악을 들으며 잠을 자는 드림 콘서트를 개최했다. 매트리스 브랜드인 베스트 슬립에서 개최한 것으로, 잠을 잘 때 코를 많이 고는 사람들을 위해서 별도의 방도 제공했다고 한다. 이런 잠자는 슬립 이벤트들은 현재 다양하게 개최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독일의 매트리스 브랜드 엠마(Emma) 역시 수면 이벤트를 진행하고, 스코어 슬립이라는 뮤직 앨범도 출시하기도 했다.
2. Age Blending 세대 간 어울림
현재 다양한 세대의 취미와 관심사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테마가 되고 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펜팔이나 잔디 볼링, 산책 게임 등 느린 경험, 느긋한 경험들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호주의 모드버리 볼링 클럽에서는 저녁에 친구들 또는 새로운 사람들과 맨발로 볼링하면서 술도 마시고 어울리는 그런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그래서 이처럼 느긋하게 회복하려는 소비자의 트렌드를 반영한 타코벨(Taco Bell’s)은 조기 은퇴 커뮤니티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조기 은퇴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나이나 세대와 상관없이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을 초청해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미국에서는 밀레니엄 세대들이 은퇴자처럼 골프와 요가를 즐길 수 있는 동네를 선택하고 있다. 오리건에 있는 주니퍼 프리저브(Juniper Preserve)는 18호 골프 코스 2개와 스파가 있는 멤버 전용 웰리스 단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중국에서는 45세 이하, 특히 과로한 직장인을 위한 ‘청년양로원(靑年養老院)’이 등장하고 있다. 휴식이 필요한 밀레니얼과 Z세대를 위해 ‘Junior Nursing Home’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청년양로원(靑年養老院)’의 단어가 사오홍슈에서 420만 건 이상 검색되었으며, ‘눕기’에 대한 컨셉의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사람들과 어울려서 러닝 하거나 가드닝 즐기기, 하이킹, 콘서트 등 자유로운 액티비티에 참여하는 여유로운 삶 즐기기를 테마로 하고 있다.
반대로 노인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활기찬 영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고 있다. 65세 이상 미국인 중 71%는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간이 현재 또는 앞으로 다가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노후에 활력 넘치는 삶을 촉진하고자 70세 이상 싱글들을 위한 여행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벨기에 비영리협회는 실버타운 거주자들이 보호자들과 함께 즐기도록 나이트클럽을 운영하기도 했다. 특히 시니어들은 대학생처럼 캠퍼스에서 액티브한 삶을 위해 은퇴 생활을 재구성할 수도 있다. 아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시니어 리빙 시설을 갖춘 곳에서 강의와 도서관, 아트스쿨 등 캠퍼스의 모든 시설을 이용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집에서는 시니어 라이프에 걸맞은 제품 디자인도 선보이고 있는데, 스마트 홈 가구나 스타일리시한 디자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3. Neo Nature 자연에 몰입
이제는 생태적인 불안과 기술 의존에 대한 문제를 자연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일어나고 있다. 바로 타인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연결을 통해서 자기 자신이 조금 더 의식적이고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도록 자연 보전에 대한 테마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런던 첼시 플라워 쇼에서 베스트로 수상한 정원은 고대 일본의 전통인 산림욕에서 영감받아 나무 사이에서 고요히 호흡하고 자연을 관찰하며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 정원은 올라 마리아(Ula Maria)라는 디자이너가 근육병 협회를 위해 만들었다. 그래서 자연에 몰입함으로써 정신 건강의 개선을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다. WWF는 이런 아이디어를 ‘자연 활동을 위한 처방전’이라는 캠페인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매일 하루 최소 20분씩 자연에서 시간 보내기를 장려하면서 멘탈 웰빙을 위한 자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Patricia Urquiola)가 디자인한 덴마크 브랜드 마테르(Mater)의 생분해 가구 컬렉션은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특허를 받은 생분해성 혼합물을 사용했으며 커피 찌꺼기를 다용도 소재로 변환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새로운 도시 주거를 보면,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자연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바이에 오픈하게 될 이와(Eywa)라는 아파트는 숲이 우거진 외관을 갖추고 있다. 이 건물은 UAE에서 최초이면서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리드 플렌티넘(LEED Platinum)과 웰 플래티넘(WELL Platinum) 인증을 동시에 받은 지속 가능한 빌딩이다. 특히 유기적인 나뭇가지의 캐노피와 같이 디자인되어서 입주자의 건강, 웰빙까지 고려한 와일드 럭셔리(wild luxury)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4. The Science of Design 과학적인 디자인
디자인은 항상 지성과 직관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과학이 추가되고 있다. 산업 리더들이 신경미학, 즉 우리가 말하는 뉴로에스테틱(neuroaesthetics)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현재 뇌가 아름다움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하고 이를 활용한 웰빙 제품과 공간이 개발되고 있다. 새로운 연구 중에서도 뉴로 에스테틱, ‘마음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연구는 감각적 자극에 대한 신경 반응을 분석해 소속감이나 평온함 같은 효과를 유도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은 인간의 치유환경에 도움을 주는 디자인이나 건물을 설계할 수 있다.
스타일러스(Stylus)의 제품 디자인 트렌드 팀장인 데비 피나티(Dewi Pinatih)는 이런 말을 했다. “뉴로 에스테틱을 통해 디자이너들은 사람들이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다. 종종 사람들은 말하는 것과 다른 행동을 보여 마음을 파악하기 힘들었는데 신경 미학을 이용하면 조금 더 신뢰할 수 있고 정확하다.”
브랜드들도 신경 미학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 디자인은 그간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철학을 유지해 온 반면, 스칸디나비안 브랜드 뮤토(Muuto)는 ‘의도 중심으로 접근해서 형태는 감정을 따른다’라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경과학자는 한 인터뷰에서 “뇌에서는 이런 반응이 본능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매력적인 컬러, 형태, 구조의 조합이 도파민을 증가시켜 더 편안하고 동기부여가 되게 한다. 이는 감정의 중심인 변연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형태의 대칭적인 반복 패턴 같은 디테일을 볼 때 알파파가 생성된다. 알파파는 이완, 창의성, 몰입과 연관된 뇌파다”라며 신경과학이 신경미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뉴로 에스테틱 하우스’라는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이 전시는 예술과 과학, 디자인이 결합한 감각적인 경험을 보여주었다. 이곳에 가면, 감각적으로 큐레이팅 된 공간을 지나면서 비디오라든지, 조명, 공간의 형태와 바이오 필리아가 각각 어떤 다른 몰입감을 제공하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과학은 굉장히 심플하지만, 효과적인 인사이트를 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부드러운 매혹을 느끼게 하는 구름, 물과 같은 자연 요소는 우리가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고, 정신적인 피로를 개선하는 데 효과를 준다는 것이 실제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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