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혁의 바이오Talk 헬스Talk] 기한이익의 상실과 바이오벤처

 

 

지난 11월22일(금) 오후 2시, 천안 상록리조트에서는 오송바이오 헬스협회의 워크샵이 개최되었다. 워크숍에서는 (주)솔리디엄 이석현 대표가‘경기침체에 대응하는 리스크 전략’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이 대표는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종종 겪게 되는 일중의 하나가 채권자들이 ‘기한이익의 상실’을 제시하며 채권을 회수하게 된다는 과정을 소개했다.

 

‘기한이익의 상실’

연구개발만하고 회사를 운영하던 바이오벤처기업 대표에게는 조금 생소한 개념일 수 있다. ‘기한이익의 상실’이라는 것은 채무자가 누리던 기한의 이익을 잃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채무자가 돈을 빌려서 계약기간까지 정해진 채무를 가지고 있지만 즉시 변제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이익을 말하는 것이다.

 

바이오벤처기업에게 ‘기한이익의 상실’이라는 개념이 발생하는 주요 사례를 살펴보겠다.

 

먼저, 자금 조달 실패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추가 자금 조달을 실패함으로 인해서 연구개발 자금으로 활용 중인 대출금의 이자나 원금 상환이 지연되는 사례, 또는 투자 실패를 통해서 기존 투자자와의 계약조건을 어기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재무비율 유지 의무 위반(예: EBITDA /이자비용 비율)이나 신용등급 하락 등도 기한이익 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임상시험이 실패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기술이전 계약에서 정한 임상시험 마일스톤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임상시험 실패로 인한 추가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기존 채무 상환이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다.

 

세 번째로는 파트너십 계약 위반의 사례다. 계약조건에 특정 수준 이상의 현금유지 조건을 제시받은 경우에 현금흐름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 또는 계약상의 개발일정을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 사례다.

 

네 번째로는 기업이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해당한다.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른 관리절차 개시의 경우, 대규모 인력감축으로 인한 연구개발 능력이 저하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해당이 된다.

 

이러한 기한이익의 상실은 민법 제388조에 따른다.
제388조 (기한의 이익의 상실)채무자는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기한의 이익을 주장하지 못한다.

 

1. 채무자가 담보를 손상, 감소 또는 멸실하게 한때,

2. 채무자가 담보 제공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로 정의하고 있다.

 

바이오텍 기업의 경우에는 진행 중인 연구개발 과제가 주요 자산으로서 인정이 된다는 점에서 연구개발 과제의 관리와 목표 달성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바이오텍 기업은 어떻게 이러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먼저 투자계약 및 대출 계약에 명시된 조항들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여 적정 수준의 부채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현금흐름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이자지급 및 원금상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연구개발 일정을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연구 개발 과정에서는 다양한 시간 지연 요소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사항을 투자자들에게 자세하게 설득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지만, 절대로 미루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서 모색해야 한다. 벤처캐피털을 통한 투자라든가, 정부지원프로그램, 전략적 파트너십,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통해서 자금조달 방법에서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투자자 또는 채권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재무적인 상화 예측이 좋지 않을 경우 투자자와 채권자와의 협의를 통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한이익 상실 상황에 직면했을 때, 채권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일시적으로 재무특약 적용을 유예 받는 '웨이버’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해를 기반으로 재무 특약을 하는 사례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계약조건이나 법적문제에 대해서는 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통해서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이오벤처기업의 특성상 연구개발에 많은 시간과 자금이 소요되므로, 기한이익의 상실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다. 따라서 대표자는 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글. (재)베스티안재단 양재혁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