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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Column] 2024 디자인 트렌드 인사이트volume.42 2024. 1. 4. 07:16
2024 디자인 트렌드 인사이트
대조와 융합이 공존하는 디지로그 세계의 전환올해의 디자인 트렌드 인사이트는 ‘대조와 융합이 공존하는 디지로그 세계의 전환’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디지로그(digilog)는 말 그대로,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적 정서를 결합한 것이다. 현재 디지털은 코로나 이후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가 디지털 혁신을 불러일으킬 만큼, 언택트나 비대면을 깨우고, 디지털에 속도를 붙게 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디지털에 대한 단순한 관심이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그만큼 예측이 불가능하고 불완전한 사회에서 발전된 것은 기술이지만, 그와 동시에 사람의 손길이 더 귀해지고 서로 공감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람의 온기와 감성을 디지털에 적용한 다양한 기기나 제품, 서비스들이 현재 주목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구성된 제품에 디지털을 적용함으로써 서로의 장점들이 더욱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에듀테크스타트업 ㈜다비다는 올해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에서 스마트 시티 부문 ‘CES 혁신상’에 선정되었다. 다비다의 핵심 기술은 라이브 화상 플랫폼인 ‘지니클래스’를 통해 이중 디지로그(디지털 + 아날로그) 제품인 ‘지니펜’과 함께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지니펜은 학생 필기 동작을 인식해 아날로그 형태의 텍스트를 디지털화하는 디바이스다. 이를 통해 교사는 학생들의 필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학습 성향, 문제 해결 시간, 주의 집중 시간, 오류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즉 아날로그를 디지털 세상이 더욱 풍부하게 채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디지털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특허청(청장 이인실)은 최근 10년간(’ 13년~’ 22년※)의 4차 산업혁명 기술분야 특허출원 통계를 분석해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8개)은 인공지능, 거대자료(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디지털 건강관리, 바이오마커, 지능형 로봇, 자율주행, 3차원(3D) 프린팅이다. 이를 토대로 4차 산업혁명 기술 특허출원이 10년간 연평균 14.7%씩 성장한 가운데, 인공지능 기술이 4차 산업혁명 기술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의 특허출원은 13년 7,057건에 불과했으나, 22년에는 24,341건이 출원돼 10년간 약 3.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증가율은 10년간 14.7%로, 같은 기간 전체 특허출원이 연평균 1.2%씩 증가한 것에 비교하면 12배나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세부 기술 분야로서는 ‘인공지능’ 분야가 가장 높은(27.2%) 비율을 차지했으며, ‘디지털 건강관리’(23.0%)와 ‘자율주행’(21.7%) 분야가 뒤를 이었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의 13년도 출원은 444건으로 8대 주요 기술 중 6번째에 불과했으나, 16년 이후 급격히 증가해 22년에는 8,960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16년은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대중에게 알린 해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분야는 출원 증가율도 39.6%로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의 전체 출원 증가율(14.7%)을 훌쩍 뛰어넘어, 인공지능 기술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성장을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특징인 서로 다른 기술 분야 간의 융합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융합기술의 출원량은 13년에 128건에 불과했으나, 연평균 37.8%씩 증가해 22년에는 2,294건이 출원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융합기술의 출원 증가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어, 융합화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년부터 인공지능과 디지털 건강관리 분야의 융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코로나19 이후 건강관리에 대한 기술개발이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뜨고 있는 키워드 역시 ‘대조’와 ‘융합’, ‘공존’이다. ‘대조’는 서로 반대되는 특성이지만, 서로를 강조하며 돋보이게 해주는 ‘융합’의 가치가 담겨있다. 이 둘 사이의 ‘공존’은 디지로그의 세상을 더욱 온전하게 이끌어 주며, 차가운 기운마저 따스하게 품어내는 강력한 에너지로서 존재한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7,8일에 코엑스에서 열린 ‘디자인살롱 서울’에서는 글로벌 디자이너 및 전문가 13명이 <글로벌 디자인 인사이트 · 공간 & 소비자 트렌드>를 주제로, 2024년 글로벌 디자인 트렌드와 브랜드 철학, 노하우를 공유하고, 국내 공간 & 소비자 트렌드와 관련 깊은 솔루션을 제시했다.
그중 공예가인 소피 드리스(Shophie Dries, 소피드리스 스튜디오대표)는 ‘지속가능성: 장인정신이 깃든 전통을 현시대의 디자인을 통해 보존하는 노하우’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자신이 만든 공예 작품의 경우, 협업과 융합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지식과 기술을 함께 적용해야만 최고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라며, "재료와 가구의 오브젝트가 와인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아지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은, 물이 천천히 흐르듯 그릇의 속도에 맞게 같이 공존하며 협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점차 세상이 기계화되어 갈수록, 장인들에 대한 존중과 가치는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장인들의 정신과 유산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젊은이들에게 미래의 목표를 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줄리어스 아이버슨(Julius Iversen, 태블로(Tableau)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은 ‘다양한 산업 간의 크리에이티브 협업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그가 만든 작품의 특징은 지속가능한 소재와 대조적인 형태의 색감을 결합하여 가치있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컬러는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대조되는 컬러를 활용하는 것은 무척 흥미롭다. 얼마 전, 조명 아티스트와 병원 디자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 곳곳에 그린과 파스텔톤을 섞고 다채로운 조명으로 공간을 아름답게 창조해 냈으며, 환자들이 무척 즐거워했다. 또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꽃잎으로 감싸 안은 듯한 조명을 연출했으며, 핑크빛 컬러감이 주는 우아함을 공간 안에 녹여냈다. 소재는 산업폐기물로 제작했으며, 바닥은 흙으로 덮어 컬러의 대비감이 주는 신선한 감각이 무척 돋보적이었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멘탈헬스클리닉을 위한 디자인을 진행할 때 카우치(소파)를 제작했다. 대기 공간에서 사용되는 카우치는 굉장히 부드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스티로폼 소재의 플로킹 기법을 사용했다. 말랑해 보이지만, 앉았을 때는 굉장히 딱딱하다. 예상과는 다른 느낌으로 환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공간에 재생가능한 소재와 ‘미적 쾌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현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김승현 노루페인트 수석 역시‘2024 공간 & 오브제 CMF 트렌드’에서 점점 변해가는 기후에 순응하기 위해 재생가능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점차 진화하는 가운데, 대마나 코르크를 건축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라며, “버지니아 대학교 연구진이 씨앗을 가득 품은 흙을 3D 프린팅 할 수 있도록 ‘흑 잉크’를 개발했다”라고 소개했다. '흙 잉크'는 벽에 식물이 자라게 한다. 탄소 배출이 많은 건축자재를 이 잉크로 대체하면 탄소저감효과와 반복적인 재사용으로 순환경제가 가능하다. 그만큼 3D프린팅은 기술과 자연의 융합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정민 트렌드랩 506 대표는 'AI 시대의 리테일'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먼저 ‘사람에 대해 읽어야 미래시장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예측이 불가능한 사회에서 인구, 분위기, 기술의 변화로만 예측이 가능해졌다며, 이제는 ‘사람의 크기가 아니라 마음의 크기가 어디에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인공지능의 해가 된 만큼, AI가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갖게 하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세포라 매장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카메라로 촬영하면, 인공지능이 스킨타입과 톤을 분석해준다. 이후 상담사들이 직접 와서 추천하는 제품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그만큼 '개인화 맞춤서비스 인공지능’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데이터는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활동했을 때의 모습을 분석하고 도와준다. 이에 대해서는 “이제는 능력의 차이가 비슷해지기 때문에 앞으로는 데이터의 차이가 중요해질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이정민 대표는 “능력이 기본이 되는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태도'다. 럭셔리 회사들은 VIP 공간을 따로 운영하면서 최고의 럭셔리가 된 기분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즉, 리얼휴먼터치로 사람중심의 기술 또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으로는 브랜드의 경험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따뜻하고 친밀하게 경험하게 할지를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테일러스위프트’를 선정했다. 타임지는 “스위프트는 올해 예술과 상업 측면에서 핵융합과 같은 힘을 분출했고, 오늘날 지구상에서 그토록 많은 사람을 감동시킨 사람은 없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그녀가 부른 노래들은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모습에 사람들은 큰 공감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그녀의 공연이 열리는 곳마다 식당, 호텔 등의 매출이 급등해, 지역 경제를 살린다고 해서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생기기도 했다. 그만큼 그녀의 따스하고 인간미 넘치는 아날로그 감성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정민 대표는 “앞으로는 기술과 아날로그를 어떻게 엮어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의 변화와 속도가 코앞에 왔다. 하지만 아직 사람들의 공감을 끌지 못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특히 디지털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휴먼터치의 감성 역시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 때문에 기술과 아날로그의 감성이 연결되도록 서로가 다르지만, 공존하는 방법과 함께 시너지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디지털 시대에 기술의 역할, 사람의 역할이 보다 뚜렷해지고, 안전하게 분리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마법을 부릴 테니 말이다.
글.박하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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