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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TATION] 기존 소재와 컬러의 변주로 미래적인 디자인 밸류를 끌어내다volume.51 2024. 10. 2. 13:48
기존 소재와 컬러의 변주로 미래적인 디자인 밸류를 끌어내다
MASQUESPACIO ‘HOME’우리가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 기존의 전통성을 유지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감각을 덧입히는 디자인 과정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어느 한쪽에 힘을 기울이게 되면 기존에 가진 매력을 잃거나, 본질을 흐리거나, 전혀 다른 디자인으로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더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은 매우 어렵고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패한 인테리어가 되고 만다.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의 소재를 통해 본질을 유지하면서 기존 디자인에 감각을 불어넣어 전혀 다른 무드를 재창조해 낸 점에서 무척 참신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디자인의 경우 기존에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접했던 그래픽요소를 가구에 접목시켜 과거를 통한 미래적인 숨결을 불어 넣었다. 기존의 그래픽 요소가 이토록 정교하고 놀라운 디자인 밸류를 창조해 낸 점에서 무척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컬러를 전혀 다르게 믹스매치하거나 기존 색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덧입히는 과정으로 진행한 컬러의 변주 또한 독특한 시각적 완성도를 더해주었다. 여기에 자연 친화적인 감성이 기반이 된 녹색 식물의 밀도감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에너지원의 근간으로서 작동되게 했다.
글. 박하나
디자인 및 제공. Masquespacio (https://masquespacio.com/)
사진. Luis Beltran
클라이언트는 3년 전, 발렌시아 주변의 작은 마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오래된 발렌시아 주택에 깊이 빠져 있었다. 이런 이유로 발렌시아 근처에 있는 역사적인 주택 중 하나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아름다운 나무들과 놀라운 전망으로 둘러싸인 집을 발견했다. 클라이언트는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더 깊이 사랑에 빠질 만큼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그 집은 1925년 발렌시아의 오래된 집의 전형적인 특징인 아름다운 주변 환경, 위층에서 살고 아래층에서 일하기에 적당한 크기, 여러 개의 밝은 채광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격자무늬 장식으로 연출된 입구의 오래된 나무도어는 20세기 초반 주택임을 미루어 짐작게 했다. 클라이언트는 역사적 특성의 본질을 유지하고 과거의 아름다움을 존중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집 안에는 발렌시아에서 만든 원래의 유압 타일 바닥과 스커트, 천장, 벽돌 벽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에 집과 사무실의 기능이 갖춰져 있는 만큼, 원래의 특성에 색상 대비를 통한 구분과 기존의 격자를 사용하여 테이블을 만들고 컬러 목재를 결합했다. 또한 다양한 색상의 층으로 된 커튼을 사용하여 공간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1층 사무 공간은 기존에 겹겹이 쌓인 커튼과 격자 다리, 나무 상판이 있는 테이블을 볼 수 있다. 이에 사무실의 재료와 연결되도록 컬러 마이크로시멘트 바닥과 일부 벽은 기존 벽돌의 주름진 질감을 그대로 사용했다. 입구부터 그린 컬러의 신선함이 강조된 분위기는 일관된 편안함을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재료의 통합은 기존 1층에 사용된 재료와 연결점을 만들어내어 위층의 주거 공간인 주방과 거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디자이너는 위층으로 올라가기 전, 안뜰과 공간 사이의 전환점을 만들어주는 실내 정원을 만들었다. 이곳은 가족끼리 점심을 먹거나, 스포츠를 하거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초록색 식물들은 사무공간에 싱그러운 분위기를 더해주며,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바닥을 라인별로 구분해 놓고 식물을 심어 자연과 함께 공생하는 green environment가 충족된 공간임을 강조했다.
위층의 하이라이트는 사각형, 삼각형, 원, 반원 형태의 놀이에서 나오는데, 이는 디자이너의 그래픽 디자인을 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한다. 디자이너는 여기서 건물의 오래된 디테일의 아름다움을 존중하고 싶었지만, 미학과 약간의 브루탈리즘(Brutalism)을 결합하고자 하는 시도로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이로 인해 색상과 장인의 재료, 질감, 형태의 대비로 재창조된 점이 눈에 띈다.
위층에 오르면 가장 먼저 주방/거실이 등장한다. 디자이너는 열린 공간에서 대리석, 알루미늄, 마이크로시멘트, 수제 타일과 같은 보다 정교한 소재를 찾았다. 마스 크리에이션(Mas Creations) 컬렉션의 일부로 디자인한 측면의 가구는 특정 질감, 형태, 소재 및 색상을 눈에 띄게 강조했다. 이 공간에서 색상의 폭발적인 특징은 강하지만 주거 환경에 신선함을 제공한다. 특히 강조할 것은 첫 번째 컬렉션의 일부인 콘(cones, 원뿔) 디자인이다. 이곳에 사용된 콘 형태의 의자와 가구들은 스튜디오에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으며, 3D 클레이 프린팅을 사용하여 수작업으로 마감했다.
거친 시멘트로 마감한 벽은 1층의 회의실과 건물이 부분적으로 산업적인 건물의 특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 다음 왼쪽에는 이 공간을 사적으로 만드는 맞춤형 커튼이 보이고, 더 나아가면, 가구 컬렉션 중 몇 가지 품목이 보인다. 거실은 주름진 재료와 통일감을 주기 위해 의자와 테이블에도 주름진 디자인을 표현해 냈으며, 옐로우, 스카이블루, 그레이 컬러의 은은한 톤으로 편안하게 연출되었다.
주방은 스테인리스 주방가구에 삼각형 라인의 싱크대로 포인트를 주어 감각적인 인테리어 분위기가 느껴진다. 또한 한쪽에는 유리 테이블과 그린 컬러의 트라이앵글 모양의 체어를 배치해 모던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더욱이 퍼즐을 끼워서 맞추는 듯한 디자인의 핑크색 파티션을 비롯해 삼각형 등받이에 원형의 라인을 구부린 의자까지 사무 공간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가득 채웠다. 뒤쪽에는 커튼이 있어 공간에 따뜻함을 더했고, 유지 보수된 지붕으로 이동하는 계단은 원래 상태를 유지했다.
공간 끝에는 돔 형태의 침실이 있는데, 형광색의 그린과 옐로우 톤이 조화롭게 살짝 들어간 공 모양의 침대가 모든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루가 끝나면 완전히 단절되는 이 돔은 Masquespacio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하고 3D 프린팅으로 제작했다.
그 옆에는 다홍색에 가까운 컬러의 가벽 붙박이 의자가 설치되었으며, 이곳에서는 간단하게 티 타임을 즐길 수 있다. 이 역시 하늘색 컬러의 테이블 상판과 의자가 포인트로 적용되어 상반된 컬러의 매력이 하나의 작품처럼 조화롭게 구성되었다. 특히 레드와 바이올렛 컬러의 타일로 장식된 테라스 역시 컬러 매치를 이루며 어느 것 하나 디테일함을 놓치지 않았다.
그만큼 이번 MASQUESPACIO ‘HOME’은 감각적인 디자인의 예술성을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그래픽적인 디자인부터 뉴 멤피스의 터치, 때로는 미래적인 분위기까지, 언발란스하면서도 개성 있는 디자인의 정교함이 돋보인다.
글. 박하나디자인 및 제공. Masquespacio (https://masquespacio.com/)
사진. Luis Belt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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