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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들려주는 병원경영 이야기] 차별화 하거나 아님 죽거나volume.46 2024. 5. 2. 17:06
저는 항상 의원을 개원하고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무엇인가 다른 병원과 다른 차별화 전략으로 마켓을 꽉 쥐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고, 그러한 강박 관념 속에서 무엇인가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면서도 어떻게 하여야 차별화를 해서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달은 것이 있었으니 경쟁이 치열한 1차 의료기관 보험과에서 경쟁을 통한 차별화 전략의 장점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그것의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TOOL에 대해서만 고민하였지 보다 큰 숲을 보고 차별화와 경쟁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또 HIGH LEVEL VIEW POINT를 가지지 못한 체 계속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현재의 의료계 그중에서도 1차 의료기관이 처해 있는 환경은 아주 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정말 극한의 경쟁 상태까지 와 있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경쟁이 치열해지면 질수록 모든 특성이나 개성은 모호해지고 일반화되어 가는 것이 모든 산업의 특징인데, 우리나라의 의료계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과 평행해서 점점 모든 의원들이 개성이 없고 일반화되어 가는 것이 당연시되어 있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즉 많은 개원의들이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어느 1차 의료기관에 가도 다 똑같은 진료의 패턴만을 보여주는 것이 당연시되어 가는 것이 안타까운 요즘의 현실이라 하겠습니다. 이것이 경쟁을 통한 차별화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을 말해주는 현실이며 그 원인이 대부분의 의사들은 심평원에 의한 간섭에 의해서 생기거나, 낮은 수가를 고수하는 저가의 의료 정책에 의해서 생긴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의료는 필수재로써 아주 다양한 경쟁제품이 있는 군에 속해 있습니다.
이것은 예를 들면 슈퍼마켓에 가면 있는 아주 많은 치약들과도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초기에 럭키치약만 있던 시대에는 선택의 고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슈퍼마켓 진열대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다양한 이름의 치약이 널려 있게 되면서 그 치약들의 차이점들은 아주 모호해지기 시작했지요 과거에는 소금과 럭키 치약 2개만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경쟁이 거의 없는 초기에는 모든 생산재가 heterogeneity(이종) 간의 경쟁을 하게 되고 독과점과 같이 아주 편안한 영업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 이러한 단계가 지나게 되면 homogeneity(동종)의 경쟁으로 진화하여 가버리기 시작하면서 많은 특징과 장점이 희석이 되고 아주 평범한 것이 되어 버리는 현상을 나타나게 되지요. 물론 동종의 단계에 진입하였다고 하여서 각각의 개체나 사업 단위들이 다 똑같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차이의 경계가 아주 모호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마케팅이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독과점 적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ㅎㅎ
그럼 이러한 homogeneous 한 경쟁에서 무엇을 하여야 하는 것일까 하고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차별화하거나 죽거나를 외치지만 결국에는 거의 동종의 경쟁을 하는 것들은 다 똑같다는 의미입니다. SK나 KT의 통신회사별 차이점 명확하게 느끼세요? 아니지요… 전 구분이 잘 안 됩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런 시장에서는 Number 1이 아닌 Only 1이 되어야 더더욱 차별화가 되겠지요…
차별화는 결국에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며 무엇이든지 차별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참으로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단순한 것부터 아주 복잡한 것까지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에 자기에게 맞는 차별화를 찾아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고 Only 1이 되는 것이겠지요
할리 데이비슨과 몽블랑 만년필 같이 전통과 고비용을 강화해서 이룩할 수도 있으며 도브와 같이 친숙함과 저비용을 강화해서 차별화를 할 수도 있는 것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사례 공부를 할수록 재미있는 것 같아요
다시 우리나라 의료계로 돌아와서 이야기하면 과연 병원에서 친숙함을 없애거나 강화해서 차별화를 하고 있는 것이 자기 병원에 무엇인가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하는 요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1차 의료기관 차별화 전략이란?
최근 동료 선, 후배 소아과 의사들을 만나면 요즘의 화두는 환자 수가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는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뭐 그 외에도 수가 문제 라던지 여러 가지 이슈가 있지만 대부분 궁금해하면서도 많이 물어보지 못하고 짐작만 하는 것이 다른 병원의 환자수와 매출액, 순이익, 다른 병원에서만 하는 특이한 진료형태 등등이지 싶습니다. 뭐 국가기밀도 아닌데 이러한 것을 알아볼 수 없게 되어 있는 것도 좀 이해가 안 돼지요.
보험 진료의 틀 안에서 보편적인 기준 안에서 진료하는 것을 보편화라고 하면 그와 정반대의 개념이 다른 병원에서 안 하는 무엇인가 나만의 장점을 가지고 병원을 운영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것을 차별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1차 의료기관에서 차별화라고 하면 1차 의료기관의 원장님들은 좀 이상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오늘 글을 올려봅니다.보통 일반 기업에선 자기가 만들어 내는 생산물이 좋고 나쁘고 간에 마케팅을 통해서 자기의 것이 훌륭하다고 마케팅을 하고 광고를 하게 된다. 그러나 광고나 마케팅과 같은 돈이 많이 드는 것은 대부분의 보험과목의 1차 의료기관에서는 하기가 불가능하다. 왜 수가가 낮아서 법률적으로 허가가 나지 않아서 등등, 하지만 대부분의 1차 의료기관도 마케팅을 하고 홍보도 하고 하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보험과를 가보면 수가가 낮아서가 아니라 한국의 거의 모든 의원들의 구조 시스템 환경 진료 패턴 등이 동일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남들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일 수 있겠는지? 차마 의료보험 공단과 심평원이라는 커다란 제도적인 프랜차이징에 가입되어 있는 사업체와 브랜치와 같이 대부분의 병원이 특색이 없으며 대부분은 대동소이한 내용의 진료를 함으로써 마켓의 주인인 소비자를 위한 병 의원이 아니라 심평원과 건강보험공단의 시스템에 부지불식간에 동화되고 동조하는 말단 franchisee와 같은 의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맛집이론
최근 한 방송에서 김밥인데 노란 단무지가 없는 김밥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주 상식적이고 김밥에 단무지와 소세지라는 기본 틀을 빼고 그것을 맛있게 차별화한 김밥집을 보면서 맛이 있고 장사가 잘되는 소위 맛집이라는 식당에는 무엇인가 다른 점이 반드시 있으며 이러한 것을 차별화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차별화는 결코 비싼 것으로 차별화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 강남의 비싼 식당들은 다 맛있게 되어야 하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꼽는 맛집은 대부분 좀 허름한 경향이 있지 않은가?
많은 의사들이 차별화를 생각하며 인테리어를 하고, 기계를 사고 하지만 결국에 차별화는 소비자가 느끼고 인정하는 것이 차별화이지 상품의 제공자가 주장하는 것이 차별화가 아닌 것입니다. 경쟁이론의 대가이신 마이클 포터 교수가 한 말은 참으로 인상 깊습니다. “남들이 이미 하고 있는 것은 차별화가 아니며 전략이 아니다”라는 말이지요. 자신의 특성에 맞는 독특한 것을 담고 있어야 하며, 남들이 이미 하고 이거나 어느 기업에나 적용시킬 수 있는 전략은 기본적인 영업 경영 활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차별화는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고객이 느끼고 원하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경쟁사와는 다른 의미 있고 독특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의료기관에서 보면 차별화를 한다고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하고 멋진 직원을 뽑고 홈페이지를 멋있게 만들고 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은 전혀 시장 지향적이 아닌 경우를 많이 봅니다. 소아과 개원식에 가보면 진료과목에 소아 이비인후과 소아 알레르기 소아정신과 소아외과 성장발달 클리닉 등등 많은 진료전공분야를 적어 놓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아과 의사는 1명이며 간호조무사 수명로 이루어진 직원 구성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많은 진료전공분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즉 전혀 내용이 없는 수박에 줄을 긋는 행위일 것입니다.
요즘 모든 마케팅의 기본은 차별화입니다.
1차 의료기관의 마케팅도 역시 그 예외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특히나 의료보험이라는 프랜차이징에 매달려서 적은 수가에 획일화된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1차 의료기관의 경우는 더더욱 이러한 차별화, 또 자기에게 맞는 차별화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마켓은 역시 마켓이다. 심평원이나 건강 보험공단에 프랜차이지로 전락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만들고 그러한 것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차별화 전략을 가지고 갈 때만 성공하는 경쟁에서 이기는 1차 의료기관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보편화의 개념에서 그 안에 다른 병원이 하지 않는 작은 변화를 수반하는 차별화를 구현할 수 있고 투자할 수 있어야 다른 병원과 다른 병원을 운영하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GF 소아청소년과의원 김우성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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