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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혁의 바이오Talk 헬스Talk] 일본 모리노카제 · 우에하라 방문기volume.46 2024. 5. 2. 16:01
기저귀 사용하지 않고, 걷게 만드는 재활기관,
일본 모리노카제 · 우에하라 방문기입소한 당일부터 기저귀를 제거하는 사회복지시설이 있다.
필자를 비롯한 경희대 의료경영 MBA일본 병원 방문단(단장 김용태 주임교수)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선 어떤 곳인지를 파악해 보았다. 2013년 4월부터 일본 동경 시부야구 우에하라에 개설된 사회복지시설이다.
현재 특별노인입주시설(토쿠요)에 입소한 사람은 80명, 단기이용자는 20명에 이른다. 평균 개호도는 3.75. 개호도는 몸의 불편함의 정도를 뜻하는 것으로 1부터 5점까지로 구분하고 있다. 평균연령은 90.3세이다. 매일 집에서 지내면서 방문하는 데이서비스는 45명이다.
평균 90세의 이용자를 위한 시설에서 기저귀를 쓰지 않는다고 하니 이용자의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의문만 들었다.
이곳에서는 1. 스스로 문제 해결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자립'을 시설 방침으로 정했다.
2. 개호이론의 연수를 통해서 꾸준한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3. 기저귀는 사지 않고 있다.
4. 자립지원 케어를 실시한다.
기저귀를 사용하는 순간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 기저귀를 차는 순간 재활의욕은 사리지고 건강까지 사라지게 된다. 건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먼저 기저귀 사용으로 인한 발진은 사용자의 50%에 이르며 방광염을 갖게 되는 사람은 80%까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케어 직원의 측면에서 보면 기저귀는 케어 직원의 전문성을 저하시키며 이용자의 건강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의욕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기저귀를 쓰는 것은 변실금이다. 변실금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 모리노카제는 연구를 많이 했다.
우선 목표를 '생리적으로 규칙적인 화장실에서의 배변'로 잡았으며, 실천 방안으로는 설사약의 이용 금지, 규칙적인 생활, 규칙적인 식생활과 일정한 식사, 수분 섭취, 기상 시 냉수 섭취, 식물섬유 섭취, 보행능력의 회복(화장실을 갈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의 배변, 앉아서 배변할 수 있도록 화장실 이용 등이다.
사회복지시설의 이용자의 대부분이 변비를 가지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설사약을 쓰다보니 기저귀를 쓰게 되고 기저귀를 쓰게되면 건강은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케어의 원인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방안을 모색하였다. 탈수, 저영양, 배변곤란, 자리에 눕고 운동부족의 문제를 1일 1500ml의 수분섭취, 하루 1,500Kcal 영양섭취, 규칙적이고 생리적인 배변 습관, 보행을 중심으로 운동량의 확보하자는 것이다. 정리하면 수분, 식사, 배변, 운동을 통해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하나 중요한 것을 배웠다.
나이 든 사람이 걷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하지근력의 저하가 문제가 아니라 걷는 방법을 잊게 된다는 것이다. 걷는 것은 전신의 근육을 사용해야 하는 근육 간의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근력을 늘리는 방법 보다는 반복해서 걷는 것으로 걷는 방법을 기억해 내도록 한다는 것이 이곳의 철학이다. 걷게 된 이용자의 사례를 보면 100세의 개호도 4단계의 이용자는 휠체어에 앉아서 입소했으나 2개월 만에 보행기를 통해서 걷게 되었다.
걷지 못한 사람이 걷게 되면 가장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88세 남성사례를 살펴보자. 개호도 4로서 집앞의 외부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워하며 우울증이 심해졌고, 야간 배변을 위해서 아내를 깨워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2년간 집에서만 생활을 하게 되었다. 보행능력은 점점 약해지면서 재택 생활은 단념하게 되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가 바로 재택/입소 상호 이용하는 대책이다.
우선 입소를 시켜 자립지원케어를 한다. 여기서는 이용자 본인의 자립성을 회복시켜주고 가족케어의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케어를 한다. 3개월간의 상호이용입소를 진행했는데, 여기서는 수분(850ml->1500ml), 식사개선(체중증가), 운동(재활, 계단 승강연습), 야간배설(전분 도와주기에서 스스로 배변), 배변(설사약 중지, 규칙적 배변) 등의 활동을 수행했다. 3개월 후에는 집앞 외부 계단을 오르내리게 되었으며, 야간 배변 시 스스로 해결하였으며, 주 3회 주간 입소 활동, 월 2회 단기 입소, 자택에서도 식사, 수분, 운동케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정책적인 지원 확대의 계기
일본이 이렇게 사회복지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2016년 11월 10일 개최된 총리주재 회의였다.
일본의 재활은 이 회의의 전과 후로 나뉜다. 이전에는 고령자들이 못하는 것을 도와 주자는 것이 케어의 중심이었다면, 이후에는 고령자들이 혼자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자립지원에 기본축을 두고 본인이 원하는 케어가 필요 없는 상태까지 회복을 목표로 하자는 것이다.
이런 자립지원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된 것은 일본의 현실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첫째, 개호보험재정이 10년후에는 두 배가 되어 20조 엔으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케어인력의 부족인데 2025년이면 38만 명의 케어 직원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아시아 지역의 고령화 문제를 가장 먼저 격고 있다는 점과 스스로 선진국이라는 국가에서 케어 제도에 대해서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책임감에서다.
이번 사회복지시설의 방문을 함께한 3명의 경희대 의료경영 MBA 졸업생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진료협력과에서 일하고 있는 윤지애 간호사(의료경영 MBA 44기)는 ‘병원에서 일하는 입장에서는 질병의 유무라는 관점에서 환자를 보고 치료를 하게 된다. 일본의 사회복지시설에서는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집으로 돌려보내고 그들의 존엄성을 고려한 재활활동이 매우 인상적이다.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는 한국 의료계에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뷰팩토리 김미선 대표(의료경영MBA 51기)는 ‘고령화를 통한 재활 문제를 환자의 활동만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정책적 제시가 수많은 감동 사례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문제해결의 근본을 찾아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한다.
JW스킨케어 안정원 대표(의료경영 MBA 46기)는 ‘일본역시 초고령화 시대를 맞게 되었으며, 이를 위해서 다양한 정책적인 준비와 시설을 갖추었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케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원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필자는 2017년도에도 일본 병원 탐방을 통해서 일본 사회복지시설을 살펴본 바 있다. 7년이 흐른 지금 일본은 고령자를 위한 사회복지시설의 완성도를 높이고 우수 사례를 통한 사회복지시설의 선순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에는 무엇보다도 환자 중심의 케어 활동과 케어자의 자긍심을 동시에 고려하려는 노력이 컸다고 생각한다.
2025년이면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가 된다. 늦었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정책적 의사 결정, 의료기관 및 재활기관 확대 및 인력양성, 우수사례를 통한 전사회적인 재활인식의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몇주전 다녀왔던 친지분이 입소한 요양병원이 오버랩된다.
가족들과는 1주일의 한번 30분의 면회만 가능한 우리의 요양병원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가족과 이용자에게 만족스러운 사회복지시설들이 운영될 수 있는가 말이다.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다.
글. (재)베스티안재단 양재혁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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