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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의료복지건축포럼volume.46 2024. 4. 30. 17:49
2024년 4월 의료복지건축포럼
사단법인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의 2024년도 4월 의료복지건축포럼이 지난 4월 26일 금요일 (주)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열렸다. 김영애 학술위원장(건양대학교 교수)이 사회를 맡은 이번 행사에서는 삼우건축 김상원 그룹장과 한국환경건축연구원 박일수 부원장을 초청하여 강연을 진행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삼우건축 김상원 그룹장은 ‘송도세브란스병원 프로젝트 리뷰’를 주제로, 당선작의 주요 전략과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설계조건 변경에 따른 해결 방안과 최종 설계안에 대해 발표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한국환경건축연구원 박일수 부원장은 ‘의료시설 탄소중립과 녹색건축인증’을 주제로, 지구의 기상이변과 기후 위기로 인해 강화되고 있는 국내의 건축 부문 에너지 효율화 정책에 대해 발표했으며, 녹색건축인증과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제도의 개요와 실제 평가 사례, 건축재료 및 설비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의료시설의 설계 전략에 대해 조언했다. 이에 이번 매거진HD에서는 먼저 삼우건축 김상원 그룹장의 ‘송도세브란스병원 프로젝트 리뷰’를 자세히 소개하고, 한국환경건축연구원 박일수 부원장의 ‘의료시설 탄소중립과 녹색건축인증’을 짧게 언급하고자 한다.
취재. 박하나
1. 삼우건축 김상원 그룹장의 ‘송도세브란스병원 프로젝트 리뷰’
『이번 포럼에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김상원 그룹장은 송도세브란스병원의 현상 설계를 진행하면서 경험했던 일들과 노하우, 과정을 순서대로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2019년 말에 현상 설계로 나와 20년도에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당선이 됐다. 이후 21년 3월부터 실제로 설계에 착수했으며, 지난해인 23년 5월에 납품, 현재 터파기(기초나 건물의 지하층을 지층 속의 일정한 위치에 정착시키기 위해 흙을 파내는 것) 공사가 90% 정도 진행 중이다. 설계를 수행했던 기간은 대략 27개월 정도이며, 그 기간만큼이나 대기했던 기간도 굉장히 길었던 프로젝트였다. 현상 설계가 처음에 나왔던 시기에도 설계를 하면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이번 발표는 최종안만 소개하기보다는 현상 설계를 진행할 때 우리가 어떤 것에 주안점을 갖고, 어떻게 설계했으며, 어떠한 변화를 요구받아 어떻게 납품했는지 순서대로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현상 설계안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도 현상 설계 당시에는 천 병상 규모였다. 먼저 800병상으로 개원을 하고 난 다음, 천 병상 증축이 가능한 규모로 해달라는 게 요청 사항이었다. 연면적은 4만 8천 평이었다. 부지는 송도에 있는 연세대 국제캠퍼스 남동쪽 모서리에 있었으며, 대지 면적은 2만 6천 평이었다. 북측에는 캐슬&헤모로 아파트가 면하고 있고, 땅 모양이 거꾸로 뒤집힌 ‘ㄴ’자 모양이었다.
우리가 송도라는 도시에 갖고 있던 이미지는 하이테크한 고층 빌딩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었다. 그러한 부지에 우리가 현상 설계 제안을 할 당시에는 당선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세브란스에 대한 브랜드적 가치와 랜드마크적 이미지를 부여할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고, 이를 위해 5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병실로, 보통 4인 병실이다. 4인실이라는 구조는, 두 개 병상이 창에 면하고, 나머지 두 개는 창에 면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과연 이러한 병실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다인 병상 간의 컨디션이 다르면, 환자 간의 갈등을 초래하거나, 의료진에게는 스트레스로 올 수 있어, 그러한 컨디션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래서 병실의 모듈을 8.4m로 바꾸고 내부 안쪽까지 채광과 조망이 가능한 알코브 공간들로 제안했다.
두 번째는 병실이 모여 있는 한 층의 병동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기존 병원의 병동부는 익히 알다시피 좁고 긴 장방형의 형태 혹은 그 형태의 변형에서부터 출발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간호사의 동선에 대해 인터뷰하면서 시뮬레이션을 해봤더니, ‘장방형의 형태보다는 정방형의 형태가 하루 정도 간호사의 동선을 약 38%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이에 정방향의 형태가 두 개 모여 있는 병동을 우선 변경으로 계획했다. 병동부가 적층되는 타워 같은 경우, 하이라이즈 빌딩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내고 싶었다. 그래서 원래 두 개의 병동이 2개의 널스 유닛으로 진행될 텐데, 그중에서 1개를 덜어내어 한쪽에다 일부러 더 적층을 해서 높이를 100m 이상 만들었다. 이에 포디움부터 타워부까지 일체화된 하나의 입면 디자인을 계획해서 더욱 높아 보이는 효과를 발휘했다.
그다음, 포디움 내부는 굉장히 넓은 공간이기 때문에 채광에 대한 요구로, 3개의 코트야드를 두어서 내부까지 채광이 들어올 수 있도록 계획했다. 코트야드의 전면에는 메디컬 몰이라는 공간을 두었다. 로비 공간을 우리가 메디컬 몰이라고 명명했는데, 퍼블릭한 공간과 진료 공간을 구분하면서도 코트야드를 중심으로 환자의 동선을 새롭게 계획하는 것으로 제안했다.
마지막 전략은, 건물 전면에 있는 메디컬 몰을 중심으로 부지가 좁고 길게 내려가는 형상이기 때문에 부지의 축을 따라서 메디컬 몰도 같이 성장하고, 좌측으로는 연구와 행정 기능을, 우측으로는 제2 병원을 증축할 수 있는 마스터 플랜으로 제안했다. 당시의 배치도를 보면, 중앙에 병원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넓은 제2 병원을 증축할 수 있게, 좌측으로는 연구, 행정동을 증축할 수 있게 계획했다. 뒤편에는 부지가 ‘ㄴ’자 모양 때문에 더 이상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서 비워놨던 형상이다.
두 번째로, 병원에서 요구한 몇 가지 요청 사항과 그 주요 변경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다.
첫 번째가 병상의 규모였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천 병상 규모를 요청했는데, 800병상으로 규모가 줄었다. 특히 ‘먼저 500병상을 개원하고, 향후 800병상까지 증축할 수 있는 구조로 면적을 감소시켜 달라’는 요청이었다.
두 번째로 건축가는 어차피 땅에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는데, 모양 자체가 바뀌었다. 앞서 거꾸로 뒤집어진 ‘ㄴ’자 모양이라고 언급했는데, 이 폭은 좀 줄어들고 깊이는 좀 생기면서 사다리꼴 형상으로 대지의 모양이 변경된 것이다. 이와 함께 토지 이용도(land use, 랜드 유즈)도 좀 흔들어야 한다는 도전도 받았다.
세 번째로는 기숙사동, 연구동, 별동으로 장례식장을 지어달라는 세 가지의 추가 요구 사항까지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의료시설 면적은 줄었는데, 부속동 면적까지 합쳐지면서 당초 4만 8천 평의 면적이 5만 9천 평까지 늘어나는 현상이 되었다. 이런 요구 사항들을 우리가 받아들이면서 ‘병원의 요청 사항과 우리가 현상 설계 때 제안했던 5가지 전략을 어떻게 적절하게 조화시키고 발주처를 설득할 것인가?’가 우리 설계에 중대한 과제였다고 볼 수 있다.
매스를 초기에 검토해 보면, 경쟁 설계 때보다 대략 200병상이 줄었다. 그러다 보니 병동부의 높이가 당 초 최대 18층에서 15층 규모로 낮아지게 됐다. 그다음 의료시설의 순면적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포디움의 면적도 줄었다. 그래서 조금 더 짧아지고 낮아진 모습이 됐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처음에는 내부에 3개의 중정을 두기로 계획했는데, 3개를 두기에는 굉장히 협소한 비효율적인 공간이 되어서 중정을 하나로 통합했다. 처음에는 두 개였다가 다시 하나까지 줄어드는 과정을 통해서 중정을 1개로 통합하여 반영했다.
대지의 형상도 원래 초기 계획에는 상업용지가 있어 개발하게 되면, 개발 수익금을 사용하겠다는 요구가 있었다. 그런데 이 상업용지를 땅의 효율성을 위해서 측면으로 보내고, 주 출입구 쪽으로 상업용지를 바꾸면서 길이를 440m에서 390m로, 대략 50m 정도로 줄였다. 대신에 뒤의 공간을 좀 더 확보하면서 깊이감이 있고, 폭은 짧아진 사다리꼴 형상의 대지로 변경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후면의 공간이 캐슬&헤모로 아파트와 면하게 되는데, 부속동들을 활용하면서 버퍼(Buffer) 공간으로 쓸 수 있는 건축적인 여유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랜드 유즈로 버퍼 공간이 생겼던 후면에 자연스럽게 기숙사동, 연구동을 집어넣을 수 있는 공간들이 생겼다.
또한 전면부의 동측 끝에 장례식장을 별동으로 계획할 수 있었다. 부속동이 생기다 보니 비를 맞지 않고 부속동과 본원을 다니고 싶다는 요구 때문에 결국 지하를 통합해서 개발하게 됐다. 그래서 공원과 부속동의 지하는 하나로 연계되면서 지상은 분리되어 있는, 그런 구조를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
그런데 우리의 고민은 병동부의 높이가 18층에서 15층으로 낮아지면서 우리가 바라보는 눈에서 병원의 매스 비례가 초기보다는 굉장히 짜리몽땅해진 것이다. 이에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라는 디자인적인 고민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러다 보니, 일체화된 입면이 아니라 포디움과 타워부의 경계점에서 매스를 분리해 주었다. 그리고 타워부의 디자인과 포디움의 디자인은 어휘를 좀 다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최대한 더 높아 보이고 비례감이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세 번째로, 이러한 수정된 요구사항들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최종안을 제출했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송도라는 땅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처음에 현상 설계 때의 개념처럼, 하이테크함과 녹지가 어우러진 지역 컨텍스트의 모습을 계속 반영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녹지 속의 병원 공간, 의료 공간의 컨셉은 유지하되, 세브란스 병원을 처음 설립했던 ‘호러스 뉴턴 알렌 선교사(Horace Newton Allen, 1858. 04. 23-1932. 12. 11)’가 중국에서 배를 타고 처음 내렸던 도시가 인천 제물포였다. 그만큼 병원이 가진 그런 히스토리한 의미를 담고, 세브란스가 자랑하는 선구자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 병원의 외관 쪽에 이를 형상화한 이미지들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노력했다. 결국은 그렇게 해서 최종안을 제출했다.
특히 현상 설계 때 제출했던 5가지 특성화 전략은 일부 변형되었지만, 최대한 유지하면서 앞서 말했듯, 병원의 포디움과 타워부의 입면은 분절에서 좀 다른 어휘로 주었다. 포디움의 경우, 120m나 되는 굉장히 긴 공간이기 때문에 최대한 휴먼 스케일에 맞게 분절해 주는데, 그 분절을 돛의 요소로 활용했다. 그래서 돛을 형상화한 로고로 계속 반복적인 어휘를 통해서 단순하면서도 분절감 있는 매스로 디자인했다. 또한 메디컬 몰의 천장 공간도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를 녹여보고자 노력했다. 이곳에 사용된 루버도 거대해서 그 구조를 해석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루버를 통해서 일조량을 조절하는 기능도 부여하면서, 에너지 효율 등급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그다음 병원 자체는 외부에 있는 조경과 중정 그리고 내외부가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환자들에게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일정 부분에서는 두 개의 타워로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한 개의 타워로 보이기도 한다.
우리가 중시했던 공간은 메디컬 몰 전면의 로비 공간이었다. 기본적으로 로비이기 때문에 접객과 리셉션 기능을 갖고 있는 퍼블릭한 공간이다. 특히 이 코트야드에 대한 내원객의 주요 이동 동선도 같이 집중되게 배치함으로써, 메디컬 몰 로비 공간에 퍼블릭한 기능을 조금 더 강화하고 싶었다. 그래서 전면에는 메디컬 몰이 있고, 중간에 하나로 통합된 코트야드가 있어, 내외부의 공간에서 자연을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메디컬 몰은 그 대지의 형상에 따라서 반복적으로 확장되면서 퍼블릭 공간이 전면에 위치하고 성장축으로 병원도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더욱이 메디컬 몰을 통해서 중정의 공간과 옥외 조경들, 그다음 루버와 로비의 외벽 면 사이 공간을 우리는 그린 스트립이라고 했는데, 그곳에 자작나무를 심어 최대한 날씨와 상관없이, 계절에 상관없이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주변을 둘러싸고자 노력했다.
다음은 배치 계획이다.
처음에 설명했던 배치도와 달리 좌우가 짧아지고 뒷면에 대지의 형상이 있으면서, 주 출입구 쪽에 좀 더 가깝게 치우친 병원을 중심으로 배치했다. 후면에는 기숙사동과 연구동을 계획했다. 좌측에는 병원이 단기적으로 몇천 평 정도 증축이 필요할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또한 우측 편에는 특성화 센터나 제2병원 같은 대규모의 증축이 필요할 때 활용 가능한 공간으로 두었다. 그래서 우측의 대규모 공간은 친환경과 관련된 태양광 요소들을 두면서 주차장으로 써서 부지의 활용도를 최대한 높이도록 했다. 동선의 경우, 전면 주 출입구 쪽에 환자의 동선들이 있고, 두 개의 부출입구를 만들었다. 특히 응급부의 경우, 부출입구와 주 출입구에서 그나마 제일 가까운 공간에 두도록 했다.
단면을 살펴보면, 포디움 3개 층에는 로비와 외래 진료부, 그리고 중요한 중앙진료부를 배치 했고, 4층에는 ICU와 수술부를 집중 배치했다. 5층부터 최상층까지는 병동부를 배치했다. 통합 개발되는 지하 1층에는 병원의 지원 시설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그리고 그 밑에 2개 층에는 지하 주차장과 기계 장치를 두어서 지하 3층, 지상 15층의 병원으로 계획했다.
수직 동선의 경우, 주차장에서부터 올라오는 셔틀 엘리베이터 총 6기를 두 개의 장소로 구분해서 나눴다. 또 지하 주차장부터 외래 공간까지 접근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통해서 엘리베이터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병동으로 올라가는 방문객용 엘리베이터는 5대, 환자용 엘리베이터도 5대로, 청결과 오염 부분을 구분해 주었다. 조금 특이한 사항이라면, AGV 전용 엘리베이터다. 발주처의 시스템적인 요청 중에 AGV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래서 초기부터 AGV를 고려해서 엘리베이터 내부에 AGV 2대가 동시에 탈 수 있는 AGV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이 조금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포디움 3개 층에 배치된 외래부의 컨셉을 살펴보고자 한다. 3개 층에 외래부가 계획되어 있는데 1층에는 응급진료센터와 급성 질환 위주인 심뇌혈관센터를 배치했다. 2층에는 응급센터와 수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영상의학과와 근골격계 관련 외래과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3층에서는 검진센터와 암 관련 질환을 집중 배치하는 계획으로 수립했다.
이를 평면적으로 보게 되면, 1층 전면에서는 메디컬 몰이 있고, 우측 편에 응급의료센터, 다른쪽에 심뇌혈관센터 위주로 배치했다. 다른 병원과 다른 점은 수익성에 도움이 되고자, 편의시설을 1층 전면에 설치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공간은 중정에 면해서 쾌적한 공간으로 진행했다.
2층에서는 응급의료센터에 영상의학과가 있고, 근골격계 외래진료나 다른 외래진료 공간 등을 배치했다. 3층에서는 검진센터, 암 관련 임상과 들을 집중 배치했다. 4층에서는 ICU(MICU, SICU, CCU)를 3개로 나눠서 ICU와 수술실 20개가 들어 있는 수술부, 그다음 중재 시술실 등 중앙 기능들이 배치된 구조로 계획했다.
옥상 정원에 면한 5층에는 행정시설과 일부 병동부를 계획했고, 6층부터 15층까지는 처음에 설명했던 채광과 조망이 가능한 4인 병실로, 한 간호 단위당 43베드 혹은 44베드의 병동부가 계획이 되었다.
지하 1층은 메디컬 몰 직하부에 있는 공용 복도를 중심으로, 위쪽으로는 지원 시설들을 집중해서 배치했다. 아래쪽으로는 환자 접근이 용이한 공간이기 때문에 선큰과 면에서 일부 진료 시설과 대강당이 있다. 이곳에 AGV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다. 지하 2층과 지하 3층에는 통합 개발돼서 한 층이 대략 500대 정도 들어가는 주차장으로, 지하 주차장과 기계 전시실로 계획되었다.
별동의 계획을 살펴보면, 연구동 같은 경우는 지하와 연결된 공간을 빼고 보자면, 지상 6층이었다. 그래서 병원동과 지하층, 그다음 지상 3층과 4층이 연계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실험실과 교수 연구실 위주로 계획되어 있다. 두 번째는 기숙사동인데, 지상 1층에는 어린이집을 두고, 나머지 5개 층은 간호사를 위한 숙실을 뒀다. 장례식장은 빈소가 10개이며, 지상층에는 입구만 놓여있고 지하 3층으로 계획되어 있다.
사실 우리를 힘들게 한 지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처음 우리의 당선 전략이었던 내측까지 채광과 조망이 가능한 병실이었다. 발주처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는 병동부의 면적이 늘어나는 만큼 또 사업비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계셨다. 물론 우리에게 동의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하지만 설계자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환자가 경험하는 공간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병원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며, 결국은 환자를 많이 오게 함으로써 병원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좀 어려웠던 점은, 수익이 얼마나 될 건지에 대해 제가 구체적으로 수치화해서 말씀드릴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결국은 계속 설득에 설득을 이어갔고, 우리가 제안했던 것들이 끝까지 받아들여졌다. 그만큼 이러한 새로운 병실 개념이 환자에게 얼마나 좋은 치유 환경으로 제공될지에 대해서 나름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그래서 끝까지 모니터링하면서 계속 지켜볼 생각이다.
2. ‘의료시설 탄소중립과 녹색건축인증’_한국환경건축연구원 박일수 부원장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기준은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1++ 이상이며, 건축물의 단위면적당 1차에너지 소비량 대비 1차에너지 생산량의 비율로, 20% 이상 달성해야 한다. 또한 건축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기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운영 및 관리되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9개 항목, 원격검침전자식계량기 6개 항목(추가권장 3개) 적용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평가 중 의료시설 대상 기술요소 분석에서 단열재 두께와 열관류율의 관계를 살펴보면, 열전도율이 동일할 경우, 단열재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열관류율의 감소폭이 축소되었으며, 기준 열관류율이 낮을수록 열전도율별 두께 차이폭이 증가했다. 단열재 두께는 약 120mm를 초과하면 열관류율 개선 효과가 미미했으며, 열관류율은 약 0.20W/㎡K 이하에서 단열재 두께가 급격히 증가하여 비경제적이다. 로이삼중유리가 적용된 의료시설은 실내에서의 열 손실을 최소화하여 난방부하가 절감됐다. 유리 SHGC(태양열 취득률)을 보면 SHGC 값이 작을수록 실내 열 취득량이 줄어들어 냉방부하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방위별 일사량을 고려한 적정 창면적비를 보면, 우리나라 지리적 특성상 동·서향(저고도, 일사량 과다), 남향(고고도, 적정 일사량), 북향(일사량 과소)로, 자연채광에 따른 조명부하 저감 효과는 ECO2에서 고려하지 않고 실별 조명밀도만 반영했다. 건물 외피면적 대비 창면적비 조정에 따라 냉·난방 부하가 저감된 것을 알 수 있다. ECO2의 용도 프로필 설정 기준치를 비교해 보면, 병실의 경우 열원설비의 24시간 가동을 기준으로, 에너지 소요량을 산출해 본 결과 냉·난방·급탕··환기 부하가 과다 발생했다. 연면적 대비 적정 병실 면적 비율을 반영하여 소요량 감소 유도를 시도했다. 이에 유사 규모의 타 용도 대비 병원 병실(24시간 가동) 인증 등급 확보의 어려움이 있었다.
병원시설 대상 기술요소 분석에서 신재생부분에서 태양광설비(PV)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직달일사량의 편차가 발생했다(서울 연평균 1.62kWh/㎡/day, 목포 연평균 2.13kWh/㎡/day). 서울 기준으로 최적 설치 조건은 정남 10~20도, 모듈경사 30~40도다. 이에 지역별 일사 효율을 고려한 태양광설비 방위 및 각도 설정 필요하며, 태양광 모듈 효율은 시험성적서로 인정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별 공급의무비율(34%) 적용 시 태양광 자립률이 월등히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A병원에서는 기술요소 적용 및 태양광 추가 설치로 제로에너지등급을 확보했다(1++, ZEB5).
취재. 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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