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ial Column] 의료공간에서의 자연채광과 환기 / 서현보 교수volume.20 2022. 3. 1. 01:30
최근에 쉽게 접하게 되는 미세먼지와 일정하지 않은 빛의 강도 때문에 자연환기와 채광이 새로운 의료공간이 만들어지는 경우에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동네의원의 경우에도 제한된 창문의 면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밤인지 낮인지 외부의 상황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대기공간이나 내부가 만들어져 있는 경우도 보게 된다. 병원에서 추구하는 이미지, 예를 들어 청결함 등이 있다 보면 자연광이 계속 각도가 바뀌고 시간에 따라 빛의 색이 바뀌어 의도한 이미지가 나오지 않아, 의도한 이미지를 위해 빛의 색과 강도가 일정한 인공조명만을 사용하려고 할 수 있다. 창문에 광고 필름을 채우기 위해 전망과 채광을 막거나 인테리어 가구가 창문을 가로막는 경우도 있다.
자연채광이 가능하거나 외부를 보이게 한다면 조금 더 다채로운 빛과 경관을 보게 하여 조금이나마 기다림의 지루함을 덜 수 있을 것이다. 환자들이 불만을 많이 가지는 부분 중의 하나가 대기시간이다. 자연채광이나 외부 조망이 어려울 경우 산, 바다, 하늘 등 자연경관의 이미지를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환기와 관련하여 개폐식 창문의 경우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나 외부의 오염물질 유입을 우려하여 열 수 없게 고정되는 경우가 많다. 난방의 효율을 위해서 외부공기 유입을 막기도 한다. 도시보다 공기가 깨끗한 지역의 병원에서조차도 외기의 유입을 막는 경우도 있다. 자연 환기나 채광을 위해서 외부의 상황에 따라서 누군가는 창문이나 차양을 열거나 닫아야 한다. 그나마 자연환기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면서부터이지 않나 싶다. 카페와 같은 곳에서도 일정시간 간격으로 외부 환기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공기오염이 심한 지역이 아닌 이상 아무리 뛰어난 공기정화장치를 갖추었다 하더라도 외부 공기의 신선함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공기정화장치를 거치는 공기도 결국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이다.
자연채광과 환기를 하려는 노력이 에너지 소비 곧 탄소 소비를 줄이려는 작은 노력이 될 수도 있다. 인공조명 대신에 자연광을 사용하고 쾌적한 실내온도 유지에 도움이 되는 시기에는 냉난방 기계를 작동하기보다는 자연적인 공기의 흐름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광과 외부 공기의 신선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뛰어난 기술은 아직 없다. 아니 영원히 만들어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햇빛이 들어오는 천창을 떠올릴 때면 유명한 대형병원에서 정신 병동을 책임지시던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본인이 이전에 천창이 없는 정신병동에 있을 때는 환자가 자살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천창이 있는 정신병동에 오고 나서는 자살하는 환자가 없었다고 말씀하셨다. 정신의학자이신 분이 환경적인 부분에서 인상적인 경험을 하신 것이 신기했다.
글. 서현보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한국헬스케어디자인학회 편집이사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 감사
'volume.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yo Clinic Primary Care (0) 2022.03.02 [노태린의 헬스케어 이야기] 코로나가 가져다준 집콕, 책상테리어 (0) 2022.03.02 발행인의 편지 (0) 2022.03.02 환자와 직원이 편안하게 머무르는 병원 / 염창환병원 (하) (0) 2022.03.02 환자와의 약속에서 시작된 완화의학의 선도자 / 염창환병원 (상) (0) 2022.03.02 [BOOK] 자기 인생의 각본을 써라 / 이수경 지음 (0) 2022.03.01 [이수경 원장의 행복을 주는 건강 코칭] 이제는 나를 사랑해야 할 때 (0) 2022.03.01 [임진우 건축가의 '함께 떠나고 싶은 그곳'] 방콕과 파타야 (0) 2022.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