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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건축사 칼럼] 수천 휴게소ARTICLE 2026. 8. 3. 17:18

진안 수천휴게소 리모델링 수천 휴게소
물아래 살던 사람이 더 많았다고
흐르는 물에 살지 못하니
집 있던 사람들은 물따라 흘러가고
집 없던 사람들만 남았단다
할머니는 차마 버리고 갈 수 없어
집을 이고라도 가겠다고
산 중턱에서 가라앉는 집을 보고 우셨다
물이 흘러넘치는 수천은
이름 그대로 잠겨 오랜 잠에 들고
그 위로 모래톱이 만든 봉분에
할머니는 묻히지 못한다
끝없는 하늘을 담으려고
호수는 바다가 되고 산은 섬이 되어
흙냄새 그리운 사람들
태고정에 오르는 것 말고는
머물 곳이 없네
언덕 위에 난파된 배 한 척 있어
돛을 달고 가슴에 난 구멍을 메운다
저 물에 배 띄워라
검은 물에 젖은 이야기 건져
좋은 볕에 널어 말리게
글. 조병규 / 건축사(투닷건축사사무소)
사진 : 양준모





조병규 건축사2014년부터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커튼콜'로 경기도건축문화상 동상을, '진화산방'으로 울산시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그 외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현재 인하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추상의 공간 보다는 사람, 사건, 기억이 담보되는 장소에 건축적 의미를 두고 계획의 수단으로서 스케치가 아닌 글을 사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계간지 '문예창작'에서 시 부문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으며, '보통의 건축가', '장소의 발견'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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