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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의 병원 중간관리자 이야기] 중간관리자는 누구 편이어야 하는가ARTICLE 2026. 8. 3. 17:01
선장과 선원 사이, 중간관리자가 서야 할 자리
배에는 선장이 있다. 선장은 배 전체를,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본다. 그 아래에는 노를 젓는 사람, 연료를 채우는 사람, 그 모두의 밥을 짓는 사람이 있다. 저마다 선 자리가 다르니 마음이 하나일 수는 없고, 선장의 뜻을 온전히 아는 선원도 없다. 그래서 선장은 중간에 사람을 둔다. 선장의 방향과 선원의 현실이 어긋나는 자리에서 배가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사람, 병원의 중간관리자가 꼭 그렇다.
이 자리는 위와 아래를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 선장의 방향도 지켜야 하고, 노 젓는 선원도 지켜야 한다. 그러면서도 분명히 기억할 것이 하나 있다. 배가 어디로 갈지, 그 방향의 최종 결정권은 선장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지시가 내려오면, 반사적으로 막아서기 전에 왜 그 방향인지부터 이해하려는 태도가 먼저다. 물론 이해하라는 것이지 맹목적으로 따르라는 말은 아니다. 그 둘은 전혀 다르다.
실제 병원으로 와 보자. 어느 날 원장님이 진료 시간을 저녁까지 연장하라고 지시한다. 직원들은 곧바로 술렁일 것이다.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 사람, 이미 지쳐 있는 사람, ‘왜 갑자기 우리만’ 하는 사람. 이때 중간관리자가 그 불만을 그대로 위로 전달한다면, 그것은 현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판단을 미루는 것이다.

AI 활용 이미지 경영진이 그 결정을 내린 데는 대개 이유가 있다. 근처에 야간 진료를 시작한 병원이 생겼거나, 낮에 다 못 보는 환자가 밀리고 있거나. 그렇다면 중간관리자는 이때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실행할 기획을 짜고, 직원과 경영진 양쪽에 전달해야 한다. 아래로는 이 연장이 왜 필요한지를 말로 풀어 설득하고, 위로는 그냥 되는 일이 아니라는 현실(교대 방식, 수당, 저녁 시간 최소 안전 인력)을 정리해 올린다. 이때 만들어야 할 것은 타협안이 아니라 실행안이다. 양쪽 요구를 반씩 잘라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손해 없이 실제로 돌아가는 방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원장님에게 전달할 때도 마찬가지다. ‘인력이 부족합니다’에서 멈추면 불만이지만, ‘이 시간대만 인력을 재배치하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까지 가면 경영진이 전략과 연결해 판단할 대안이 된다.
만약 그 지시가 현장에서 정말 맞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나. 처음부터 ‘안 됩니다’를 외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대응이다. 반대는 배를 멈춰 세울 뿐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므로, 답은 거부가 아니라 실행에 있다. 다만 그냥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면서 근거를 차곡차곡 남기는 것이다. 두어 달 돌려 보니 저녁 7시 이후 환자는 하루 평균 몇 명뿐인데 직원의 초과근무와 이탈은 얼마나 늘었는지, 그 숫자를 들고 ‘이 시간대는 수요가 없으니 6시로 조정하자’고 제안하면 경영진도 결과 앞에서 뱃머리를 돌린다. 감정이 아니라 결과가 결국은 사람을 움직인다. 물론 환자 안전이 걸린 지시라면 데이터를 기다릴 것도 없이 그 자리에서 멈춰야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답은 반대가 아니라 결과다.
다시 배로 돌아가자. 선장의 방향과 선원의 현실 사이에서, 중간관리자는 어느 한쪽 편을 드는 사람이 아니다. 양쪽을 오가며 배가 실제로 목적지에 닿게 도와주는 사람이다. 오너를 이해하고 직원을 설득하고, 때로는 결과로 그 오너까지 설득하면서.
이 배의 주인은 선장이다. 그러나 그 배를 끝내 목적지에 닿게 하는 것은, 선장과 선원 사이에 선 중간관리자의 몫이다.

정 경
· 대한병원실무전문가협회 협회장
· 바스제로 맵 대표
· 전문면접관 · 병원 조직 컨설턴트
24년간 물리치료사로 병원 현장을 지켰다. 직원이었고, 팀장이었고, 중간관리자였다. 중간관리자는 단순하게 연차가 쌓여서 되는 자리가 아니라 병원의 경영파트너로 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대한병원실무전문가협회 협회장으로 병원 중간관리자의 성장을 지원하며, 전문면접관·CS 컨설턴트로 의료기관과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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