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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0월 의료복지건축포럼ARTICLE 2024. 11. 4. 18:17
10월 의료복지건축포럼
KB골든라이프케어 노인요양시설 설계 사례_정주원(간삼건축 소장)2024년 10월 의료복지건축포럼이 지난 25일 간삼건축 지하 2층 아트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마사히로 스자키(NIKKEN HOUSING) 부장이 발표한 ‘일본의 Senior Residence’를 이상옥(NIKKEN SEKKEI) 프로젝트 매니저의 통역으로 진행되었으며, 유복재(KB골든라이프케어 운영관리본부) 본부장이 발표한 ‘KB골든라이프케어 회사 소개 및 노인복지시설 사례’ 역시 심도 있게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주원(간삼건축) 소장이 발표한 ‘KB골든라이프케어 노인요양시설 설계 사례’는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되었다. 그중 마사히로 스자키(NIKKEN HOUSING) 부장은 1970년에 니켄 세케이 설계로부터 독립한 니켄 하우징에 대해서 소개하며, 자신이 설계한 일본 노인 주거시설인 ‘유로 노인홈’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유복재(KB골든라이프케어 운영관리본부) 본부장은 KB 금융그룹에서 어떻게 요양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그리고 KB골든라이프케어에서 진행한 몇 가지 요양시설의 목적과 취지에 대해 전했다. 이어 정주원(간삼건축) 소장은 KB골든라이프케어와 함께 진행한 대표적인 요양시설(위례 빌리지, 서초 빌리지, 은평 빌리지, 광교 빌리지, 강동 빌리지)의 설계 방향 및 진행 과정을 자세히 짚어 주었다. 이번 매거진HD에서는 정주원(간삼건축) 소장이 발표한 ‘KB골든라이프케어 노인요양시설 설계 사례’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취재. 박하나 편집장
KB골든라이프케어 노인요양시설 설계 사례
정주원(간삼건축 소장)
정주원 소장은 이번 포럼에서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간삼건축)가 2017년부터 현재까지 7년째 KB골든라이프케어와 함께 요양시설을 건립한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번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에 대해, “예전부터 고령화 사회에 대해서, 그리고 노인 문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에 대한 인식을 어떤 문제점이나 사회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오롯이 존중받아야 될 사람으로서 봐야 한다는 점”이라며, “어르신들이 인생의 황혼기에 삶을 살아가는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적으로 잘 제공할 수 있을까 하는 취지와 목표로 계속 요양시설을 건립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예전부터 간삼건축은, 노인 시설이나 의료 시설들, 그리고 빈도수나 양에서도 국제적이면서 규모도 큰 프로젝트들만 진행했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사회 현상이 계속 심화될수록 본격적인 설계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 KB골든라이프케어가 하나의 사업을 런칭하게 된 것이다. 특히 KB골든라이프케어라는 신뢰받는 그룹이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좀 더 프리미엄화된 요양시설을 건립하겠다는 취지를 우리에게 의뢰해 온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되게 기쁜 마음으로 같이 참여해서 설계를 진행하게 됐다. 물론, 우리가 현상 설계에서 아주 치열한 경쟁을 통해 당선되었고, 그때부터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첫 시작이 송파 위례에 위치한 위례 빌리지였다. 이는 KB골든라이프케어와 간삼건축의 첫 프로젝트라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기존의 요양시설이라고 하는 곳은, 대부분 교외에 있거나 지방에 몰려 있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도심 지역은 문화적인 차이라든가, 생활권에 있어서 금액에 대한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거주 공간을 많이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노인들의 삶이 계속 유지되도록 도심형 요양시설을 건립하게 됐다. 그래서 우리는 이 요양시설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했고, 더더욱 신경 써서 참여할 수 있었다.
위례 빌리지
위례 빌리지는 1,700평 정도의 연면적을 가지고 있고, 88실 정도의 규모로 준공되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요양시설에 대한 브랜드를 만드는 첫 시작이었기 때문에, 이 브랜드가 앞으로 계속 유지되려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만들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우리가 만들었던 원칙은, 아무래도 ‘내가 요양시설에 들어간다’라고 생각하면, 심리적인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의료적인 모습까지 띤다면, 어르신들은 더 두려운 생각을 갖게 된다. 우리는 이런 심리적인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해야겠다고 컨셉을 잡았다. 특히 어르신들이 거주하던 집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우리가 건축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했다.
두 번째 조건으로는, 우리가 생각했을 때 어르신들이 기존에 살던 곳에서 벗어나 개인이 고립된 삶을 여기서 영위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가족에 대한 상실감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소규모의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면서 그것들이 활성화될 수 있는 디자인을 적용하고자 했다. 특히나 노인들이 서로 의지하고 생활할 수 있게 구성해 주는 것이 건축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세 번째로 당연한 얘기겠지만, 안전에 대한 부분이다. 외부 환경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했다. 우리는 배회 동선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외부에서의 환경적인 요인도 있고,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있기 때문에 통제된 환경 속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대한 신경 써서 만들었다. 이에 ‘내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도움받으며 살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 이번 KB골든라이프케어 요양 시설의 컨셉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우리는 우리나라 주거의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거실 중심의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를 착안해서 적정한 규모의 거주 공간을 설정했다. 그래서 거실 중심 공간에서 각자 방들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 즉 하나의 케어 유닛이라고 명명하며 그 공간들을 조성했다. 그리고 그 공간들이 모여서 하나의 광장처럼 중심에 공용마당을 배치함으로써 단독건물이 아니고, 내 집과 여러 사람들이 같이 모여 사는 마을 분위기를 건축적으로 풀어냈다.
그래서 위례 빌리지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케어 유닛 단위를 4인에서 8인 정도의 소규모 단위로 구성했다. 이것은 어떤 학습적인 논문이나 자료를 찾아봤을 때 모임이 일어날 수 있는 최소 단위가 4인 정도였고, 너무 많아지는 것들은 오히려 어지럽고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적정한 유닛의 단위를 설정한 것이다. 또한 중심에는 리빙 공간을 배치해서 어르신들이 같이 나와서 소통할 수 있는 케어 유닛 단위를 설정했다.
또한 그 사이 중심 부분에 케어 스테이션이라고 해서 요양보호사나 간호사들이 상주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케어 스테이션은 거실 공간에서 활동하시는 어르신들의 안전에 즉각적인 도움이 되고자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 주변으로는, 앞서 언급한 배회 동선을 조성해서 운동하거나 산책할 때도 어떤 위험성에 노출되지 않도록 공간을 구성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런 케어 유닛 단위들이 모여서 또 하나의 데이룸이 형성되었다. 노인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나오면 또 하나의 공용 마당, 즉 데이룸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은 대규모의 프로그램을 수행할 때 같이 모여 소통하면서 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평면도를 보면, 각각의 유닛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니고, 분절돼서 붙어 있는 모습이다. 외부에서 봤을 때 어떤 하나의 큰 거실로서 인식되는 게 아니라 단독 주택들이 모여 있는 마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평면에 대한 구성이나 조형에 대한 모습들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우리가 승강식 피난기를 도입한 것이다. 2017년 당시는 아직 승강식 피난기에 대한 개념이나 적용의 대상이 체계화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아무래도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계시니 다른 피난 기구에 대한 설치보다는 승강식 피난기를 설치해서 좀 더 안전하게 피난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래서 그 부분들을 하나의 발코니 공간으로 만들어서 야외 공간도 느낄 수 있게 했다.
특히 가구들의 경우 선택하는 데 있어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건축적인 분위기로는 예쁜 소파들을 놓아 분위기를 좋게 하고 싶었으나, 어르신들은 앉았다 일어나실 때 불편하실 수 있어 좌우에 팔걸이라든가, 등받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시트 같은 부분도 지나다니다가 부딪히면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고려한 가구를 선택해야 했다. 더욱이 거실 공간 같은 경우에는 어르신들이 가장 오래 머무르시는 공간이기 때문에 채광이나 환기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우리는 이번 설계에 앞서 다른 요양시설을 몇 군데 답사했는데, 어르신들은 낯선 사람들이 자기 공간에 들어와서 움직이는 걸 되게 예민하게 반응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수준의 어떤 보완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1층 공용 부분을 퍼블릭 스페이스라고 해서 외부에서 상담하러 오시거나 외부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영역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위층은 모두 사적 영역으로 설정했다. 그만큼 메인 홀 부분은 세미 퍼블릭이라고 해서 공적 영역으로 설정하고, 거주 공간들은 최대한 사적 영역으로 해서 외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보안 체계를 만들어 단면의 조닝들을 계획했다.
외관의 경우, 최대한 집과 같은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하나의 큰 건물이나 의료시설 느낌이 나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이에 휴먼 스킬의 모습이 요양시설이 가져야 할 외관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우리가 선택한 방식은, 유럽에 있는 마을 분위기였다. 지붕 역시 박공 형식을 같은 맥락으로 차용했다고 볼 수 있다.
입면 매스 같은 경우에는 5층 이상의 스케일이 큰 건물이기 때문에 하나의 거대한 매스로 인식되기보다는, 입면의 분절을 통해서 각각 소규모 단위의 거실 공간들이(모여 있는 모습) 외부에서도 표출될 수 있게 형상화했다. 그래서 초기 제안은 집과 같은 형태를 띠는 게 단독 주택의 모습이라서 라임스톤이나 돌의 느낌으로 좀 더 고급스럽게 연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중에 설계를 진행하면서, 벽돌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좀 더 어르신들에게 따뜻하고 친숙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외관의 재료를 벽돌로 선택했다.
그리고 입면의 분절된 부분들도 우리가 약간의 요철을 줘서 깊이감을 좀 다르게 조성했다. 특히 거대한 벽에 색감만 다르게 해서 분절하는 것들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것이 너무 과해지면 자칫 유치해질 수 있기 때문에 깊이감의 차이로 분절된 모습이 외관에서 최대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서초 빌리지
두 번째로는 위례 빌리지를 건립하고 1년 정도 운영하면서 느꼈던 피드백 등을 토대로 우리가 서초 빌리지를 건립했다. 이곳은 대지 면적이 협소했다. 그러다 보니 시설들도 좀 작게 들어가야 했다. 이 부분에서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케어 유닛 단위에 대한 변경이다. 기존 위례 빌리지 같은 경우는 4개의 메스로 나누고, 7개에서 8개의 유닛 사이에 리빙 공간을 배치했다. 하지만 서초 빌리지는 약 16인에서 20인 정도의 유닛을 하나의 단위들로 통합하고, 그 속에 조금 더 커진 리빙 공간을 배치하는 것으로 케어 유닛 시스템을 바꿨다. 그 이유는 리빙 공간이 서초 빌리지에서는 약간 협소한 부분들도 있었고, 관리 포인트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요양 보호사나 의료진들이 관리할 때 관리 포인트가 늘어나면 아무래도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서비스에 대한 질도 낮아질 수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통합해서 구성하는 것으로 시스템을 변경했다.
그리고 영역에 있어서도 1인실과 2인실로 구분했는데, 앞서 위례 빌리지를 통한 피드백으로 인해 변경된 것이다. 여기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의 성향이 다 다르다. 1인실을 선호하는 분들은 사적인 영역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다. 거기에다 공용 거실도 선택적인 커뮤니티를 원하시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분들이 같이 모여 있을 수 있는 공간으로 하나의 영역을 구성했다. 또한 2인실을 선택하시는 분들은 좀 더 활동적이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다. 이에 각각 두 개의 파트로 나눠서 케어 유닛 부분을 분리했다고 볼 수 있다.
평면도를 보면, 서비스 공간들을(탈의실이나 샤워실, 세탁실) 한쪽으로 치우쳐서 구성함으로써 시선 적으로 거주자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처리했다. 또한 공용 거실에서 생활하실 때 마찬가지로 채광이나 환기에 대한 것들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도록 평면도를 완성했다. 이때 우리가 창문에 대해 좀 더 연구했는데, 아무래도 환기를 시키려면 창문을 열어놓고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창문 면적이 너무 넓을 경우 안전성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창문 업체와 디테일한 부분들을 고민했고, 열었을 때도 안전한 폭과 사이즈를 가진 환기 창을 설치하는 것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현재 친환경 인증이나 에너지 절약 등의 기준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이 정도의 디테일이나 폭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서초 빌리지까지 적용이 됐고, 그 이후에는 적용할 수 없게 되었다.
외관의 모습을 보면, KB골든라이프케어 요양 시설의 아이덴티티가 벽돌의 모습과 분절된 입면, 그리고 박공의 모습들이라고 생각해서, 이 부분을 계속 기준으로 정해놓고 디자인의 베리에이션을 진행했다. 이곳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옥상 공간이다. 아무래도 어르신들이 날씨가 좋을 때는 외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한데, 1층이나 앞마당은 면적이 협소하고, 외부에서의 환경적인 위험에 바로 노출될 염려가 있었다. 그래서 옥상에 조명이나 마감 등에 대한 부분들을 최대한 신경 써서 조성했다. 그리고 입면을 만드는 박공들도 일부분 프레임을 걷어내서 어르신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주는 것이 서초 빌리지에서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은평 빌리지
다음으로는 은평 뉴타운에 위치한 은평 빌리지다. 여기서부터는 면적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다. 은평 빌리지 같은 경우에는 규모가 좀 커진 것도 있고, 아무래도 두 개의 요양시설(위례 빌리지, 서초 빌리지)을 운영하면서 피드백에 대한 것들이나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조금 더 평면이 업그레이드됐다고 볼 수 있다. 의료 시설 같은 경우는 당연히 의료진들과 환자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하는 게 원칙인데, 요양시설 같은 경우에는 그런 부분들이 조금 약하게 적용되어 있다. 그래서 은평 빌리지에서는 그런 서비스에 대한 공간들을 철저하게 분리해서 고객 동선과 서비스 동선이 시선 적으로 겹치지 않고, 동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로 겹치지 않게 했다. 그리고 각각의 실들로 들어가는 통로라든가 공간에서도 거주자들이 이동하실 때 편할 수 있는 사이즈를 최적화해서 평면에 녹여냈다고 볼 수 있다.
은평 빌리지는 대지의 형상과 실 배치에 의해서 공용 거실 부분이 외부에 면하는 구간에 만들기 어려운 땅이었다. 그러다 보니 가운데 중정을 크게 뚫어서 채광이나 환기에 대한 부분들을 소화할 수 있도록 평면을 구성했다. 또한 어르신들이 휠체어나 스트레처 같은 것들을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입구 부분에서 이런 이동 기구들이 돌 수 있는 사이즈의 폭들을 준수하면서 평면이나 복도 공간을 만들었다. 그만큼 휠체어가 걸리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들을 확보하면서 케어 유닛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입면 역시 KB골든라이프케어의 아이덴티티를 살려서 조성했다.
광교 빌리지
광교 빌리지는 네 번째 프로젝트인데, 이때부터 지방으로 진출하기 시작한다. 광교 빌리지의 규모는 제일 커졌다. 그러다 보니 이제까지 케어 유닛에 대한 부분이나 어떤 규격, 적정한 운영 노하우들이 섞인 공간들은 이미 완성됐다고 보았다. 여기서 신경 쓰기 시작한 부분은,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드는 것이었다. 광교 빌리지는 두 가지의 중요한 사항이 있었다.
먼저 대규모 인원들이 모이는 부분이라든지, 간호사나 요양사분들이 계시는 공간의 경우 대부분 1층이나 지하층에 조성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즉각적으로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노인분들도 이동하는 데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에 동선상에 위험성도 있어서 조닝 구성상 업그레이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는 서비스존과 케어존을 좀 더 적절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분리해서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필수적인 시설들을 각 층마다 적절하게 배분함으로써 이동 정도를 최소화했다. 아울러 서비스도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광교 빌리지 프로젝트의 목표였다.
그렇게 해서 만든 평면도는 프로그램 실이나 간호사실 등 케어의 근간이 되는 실들을 층별로, 조닝별로 배치했다. 그리고 위층 부분에 서비스존도 분리해서 직원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들을 멀리 두지 않고 층별로 각각 이동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이는 직원들이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개인 공간들이 있어야지만 편안하게 어르신들을 돌봐드릴 수 있어서, 그러한 불편을 해소하고 보완하기 위해 케어 유닛의 동선을 조정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층별로 서비스존이나 케어존을 전 층에 다 넣을 수는 없기 때문에 2~3개 층 정도에 간호사실 하나, 물리 치료실 하나로 분산 배치를 해서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며 조성했다. 외관의 모습은 계속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따라서 적용했다.
강동 빌리지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강동 빌리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곳이 가장 최근에 우리가 참여했던 설계였다. 이곳은 우리가 지금까지 진행했던 노하우들을 바탕으로 조금 더 풍성한 내부 공간을 만드는 데 목표를 잡았다. 아무래도 그전까지는 호텔식의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을 줬다면, 이제는 집과 같은 느낌으로 조금 더 업그레이드할 수 없을지가 강동 빌리지의 숙제였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앞서 서초 빌리에서도 언급했지만, 금기시됐던 외부 공간에 대한 활용을 강동 빌리지에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목표로 KB골든라이프케어 요양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했다.
그래서 이곳 역시 서비스에 대한 부분들을 연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조닝을 통해서 평면을 구성했다. 특히 조금 더 빨리 접근해야 하는 부분들(샤워실이나 탈의실)을 케어 유닛 내에 배치함으로써 즉각적으로 그리고 빈번하게 모일 수 있도록 표면의 조닝을 변경했다고 볼 수 있다.
실내 공간 같은 경우에는 앞서 언급했듯, 거실 공간에 있어서 가구의 선택이라든가, 마감의 선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우리가 제안할 수 있었던 것은 가구의 색감이라든가 벽면의 톤 등이 좀 더 치유에 도움이 되고 어르신들의 삶에 있어서 안락함을 줄 수 있는 것들로 선택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이나 거실에서의 이미지가 조금 더 사유화된 공간들, 즉 본인의 성향이 반영된 소품 등을 놓을 수 있게 조성해 줌으로써 ‘이게 진짜 내 방에 들어와 있구나’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최대한 적용해 실내 공간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어르신들의 인지성을 높일 수 있도록 어떤 생동감 있는 가구나 벽면의 색상, 색감들을 공간별, 영역별로 제안했다. 또한 퍼블릭한 공간들, 즉 사무실이나 로비 부분들은 앞으로 차단하고, 뒤쪽에는 거주자들이 사용하는 시설들과 연계해서 외부 데크라든가, 테라스, 정원으로 조성했다.
이밖에 KB골든라이프케어 아이덴티티 위에 녹지 공간으로 조성된 회랑들을, 입면적인 부분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한 상황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강동 빌리지는 우리가 건립할 수가 없게 됐다. 현상 설계에서 안 됐기 때문이다. 이 설계는 다른 데서 수행하게 될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업그레이드시킬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아무래도 요양시설을 주변과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하고자 노력했지만, 아직도 주거 지역 근처에 생겼을 때 조금 불편해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부분은 개인사업자나 설계자가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 계신 분들께서도 좀 적극적으로 다 같이 합심해서 이러한 인식들을 좀 개선해 나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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