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재혁의 바이오Talk 헬스Talk] 고령화의 아픈 손가락volume.46 2024. 4. 3. 11:54
고령화의 아픈 손가락
‘8050(하부호마루)문제’와 ‘은둔형외톨이(히키코모리)문제’지난 3월 27일(수)오후 7시 경희대학교에서는 의료경영MBA세미나의 일환으로 일본 중앙대학교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 초청세미나, "인생 100년 시대 일본 가족의 모습, 8050문제의 배경과 대응"가 개최되었다.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는 패러사이트 싱글, 격차사회, 콘카츠 등 일본사회의 현상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용어의 창시자로도 알려져 있다.
먼저 패사이트 싱글이라는 용어를 살펴보면, 독립할 나이가 되어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독신자를 의미한다. 일본의 높은 실업률가 높은 주거비가 문제가 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기에 연결되는 의미의 용어가 하나 더 있다. 8050(하부호마루)문제다. 앞서 말한 패러사이트 싱글이 나이를 먹는 사례를 포함하여 80세 전후의 부모와 50대 미혼자녀가 함께 살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8050문제라고 명명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일본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80대 부모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80세 전후 부모들은 일본 호황기를 보내서 안정적인 연금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들이 연로해지면서 사망을 하거나 건강상 문제로 시설에 입소하는 등 부모의 연금이 중단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족간의 학대문제, 사망후에도 연금 수령사례 등 심각한 문제로 발전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 일본의 가족과 공적기관은 충분한 사회적 보장을 해 줄 수 없다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일본의 문제를 살펴보면서 초고령사회 한국 또한 당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에서도 일본의 8050문제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높은 교육열이 문제발생의 원인으로 지적이 되고 있다. 과도한 교육 경쟁으로 인한, 학업스트레스, 대학진학 실패, 취업난 등으로 인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1990년대에 패러사이트 싱글이 증가하고 있는데 고용불안, 학자금 대출 부채 등으로 인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격는 젊은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역시 8050문제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개인주의의 심화와 쇼셜 미디어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을 꼽기도 한다.
한국 정부에서도 다양한 조사를 시작하고 있다고 하니 늦었지만 다행이다.
국무조정실에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통계진흥원에 의뢰한 "2023 청년 삶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도하는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도 시행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19~34세 청년 중 사회활동 참여, 경제활동, 학업 등을 7개월 이상 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고립·은둔 청년”은 약 54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청년 인구의 5%에 해당하는 수치다.
문제를 살펴보았으니 이제 해결책을 고민할 때다.
야마다 교수의 주장은 '기본적인 생활에 대한 보장은 공적인 사회보장제도에서 보장하고 가족으로서 교류를 계속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만큼 가족 구성원 간의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엉켜있는 실타래 처럼 고령화 문제, 은둔형외톨이문제, 저출산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해결책 모색에 어려움을 준다.
하지만 더이상 문제를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야마다 마시히로 교수의 주장이자 우리의 현실이다.
먼저 가능한 것은 바로 사회적합의에 의한 공적영역에서의 해결책 모색이 필요하다.
야마다 교수는 일본 도쿄의 정규직 여성의 출산은 낮지 않다는 사례를 통해서 사회적 안전망이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비정규직(아르바이트)에게 출산휴가가 없다는 점이 출산을 어렵게 하는 직접적인 이유가 된다며, 정부와 지자체에 관련 건의를 하고 있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즉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에는 충분한 재원조달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두번째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문제 인식과 충분한 공론화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의 은둔형외톨이는 한국의 8050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문제를 공적인 영역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세번째로, 앞서 말한 것처럼 8050문제에 대한 전방위적인 현황조사가 뒤따라야 한다. 문제는 은둔형외톨이(히키코모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전체의 현황을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네번째로, 산업적인 측면에서 8050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모색되기를 바란다. 단순한 청년수당 지급, 획일적인 재취업교육프로그램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을 통한 문제해결책을 찾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관련 사회적 기업으로 바른길, 나눔이웃, 희망의집, 함께 등이 있다.
추가적으로 한국에서 높은 비율을 보이는 1인가족 증가로 인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실 한국의 1인 가족비율은 31.7%에 달한다. OECD국가중 제일 높다. 1차적인 사회안전망이 되는 가족이 제역할을 못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실버시대, 100세 시대의 장미빛 환상만을 가지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에서 인생 100세 시대는 수많은 사회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을 똑바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문제 인식은 해결방안 모색의 시작이다. 늦기전에 10년후의 가족을 시뮬레이션하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살펴보자.
글. (재)베스티안재단 양재혁 실장
'volume.46' 카테고리의 다른 글
[INVITATION] 노후 건물의 한계를 극복한 현대적 의료 공간 디자인 (0) 2024.04.30 [EXHIBITOIN]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거장 : 타카하타 이사오展 (0) 2024.04.30 [ISSUE] 의료복지건축포럼 (0) 2024.04.30 [편집장 FOCUS] 헬스케어 대전환 시대, 우리의 미래를 세계에 묻다 - 1 (0) 2024.04.30 [이수경 원장의 행복을 주는 건강 코칭] 모델처럼 걸어라 (0) 2024.04.29 [송창민 푸드애널리스트의 건강한 맛집] 맛있는 행복감으로 가득찬 서초동의 성지 (0) 2024.04.29 [BOOK 신간 소개] 대전환기, 한국의 미래를 만드는 세 가지 힘 (0) 2024.04.29 [최길수 작가의 이달의 힐링 아트] 한잔의 행복 (0) 2024.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