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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국병원 : 제주 도심 치유의 거점병원으로 거듭나다.volume.01 2021. 2. 4. 13:52
사용자 중심 디자인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도심 속 치유공간, 제주한국병원을 소개합니다.
지난해 5월부터 위아카이와 함께 사용자 중심 디자인을 적용하여 리모델링한 제주한국병원이곳은 병원입니다.
새집에 이사하거나 혹은 리모델링을할 때, 산뜻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립니다. 병원이라고 다를까요? 그렇지만 새집 단장에 앞서 ‘이곳이 병원이다’라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위아카이가 도심 속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난 제주한국병원을 소개합니다.환자와 의료진이 눈을 맞추다
병원은 치료뿐만 아니라 치유의 공간입니다. 의술과 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곳. 우리는 그곳을 병원이라고 부르고 아픈 몸과 마음을 끌고 찾아갑니다. 환자가 부르지 않아도 상태를 알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하는 것은 사람 중심의 치유공간이 가져야 할 기본입니다. 의식을 깨울 수 없는 환자일지라도 삭막한 공간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오렌지와 그린의 색상은 따듯한 생명을, 별빛이 반짝이는 밤하늘의 천장은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동선과 직관이 살아 있는 곳
모두가 바삐 움직이는 병원 공간에서 한 할머니가 어디로 갈지 헷갈려 쩔쩔맵니다. 기껏해야 시골 장터보다 훨씬 작은 공간임에도 미로 속을 헤매는 듯 복잡하고 어지러울 따름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병원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세련된 인테리어보다 ‘동선(動線, Moving path)’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병원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내가 가야 할 곳을 정확히 찾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동선은 환자의 건강과 직결된 공간의 가이드인 셈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환자와 보호자와 의료진들로 번잡한 내부 공간에서 동선은 제한된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위아카이는 병원 리모델링의 기초이자 가장 핵심 영역인 동선 확보를 우선으로 합니다.
병원이야말로 직관성(immediacy), 시인성(visibility)이 공간 곳곳에 두드러지게 드러나야 합니다. 동선에 따라 이동한 최종 목적지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많은 공간 안의 공간 중에서 각각의 기능을 담당하는 공간 인지(spatial cognition)표지를 뚜렷하게 알 수 있습니다. 동선의 철학, 사람 중심 공간의 철학이 자연스레 구현됐습니다.
치유와 감성 충족, 병원 공간의 본질을 추구하다
갇힌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답답한 공간에서 쾌적한 공간으로 희망을 담았습니다. 그동안 병원은 차가운 흰색과 은빛의 공간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아픈 몸과 지친 마음으로 움츠러든 가족을 보며 가슴 한구석 돌덩어리를 매달아 놓아야만 했습니다. 산뜻한 색깔과 석조 외관은 자연의 품에 안기어 기댈 수 있는 치유 감성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공간은 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현장에서 빛을 발합니다
응급센터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놓인 공간입니다. 분초를 다투는 가운데 빠른 처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의료진과 환자가 찰나의 멈춤도 없이 움직여야 하는 동선이 배치되어야 합니다.
다급하게 도착한 응급실 안의 상황도 위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위급한 상황의 응급실은 상황 판단과 신속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방사형 스테이션>을 도입했습니다.
방사형 스테이션의 평면 배치는 신속, 정확, 처치라는 응급실 본질의 진료 프로세스가 가능하도록 한 공간 구성입니다. 최적의 환자 중심 환경으로 가장 감독이 쉽고 효율적인 ‘파놉티콘(Panopticon) 평면 배치’를 설계에 적용하였습니다. 또한 환자를 신속하게 분류하고, 빠른 처치를 할 수 있도록 환자분류소를 출입구의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하였습니다.깔끔하고 효율적인 수납과 분류
기존 공간의 리모델링은 제한된 공간에 맞춰 효율적 활용도를 높여야 합니다. 준비실과 입원실은 처음 지을 때보다 많이 바뀐 의료 환경과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공간 구성입니다. 이 공간에서도 분명한 동선의 인지 제고, 직관적인 업무 환경 제공 등 사용자 중심의 설계가 돋보입니다.공간의 진화, 병원이 사람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다
공사를 하기에 앞서 2개월 동안 3차례의 워크숍과 피드백 과정을 거쳐 도면을 완성했습니다. 원무팀접수창구가 2개에서 5개로 확장되었으며, 내과의 대기 공간은 환자 중심으로 설계했습니다.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하여 별도의 상담실 공간도 새로이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병원을 보면, 대체로 천장이 낮아 답답합니다. 제주한국병원의 로비 천장은 답답함의 한계를 극복하였습니다. 개방된 느낌을 주려고 입구부터 거대한 원형 천장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공간의 변화는 디자이너 개인의 몫이 아닙니다. 공간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아는 구성원들의 참여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제주한국병원 리모델링은 의료진뿐만 아니라 원무팀 직원 등 실제 공간을 이용하는 모두가 참여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공간 구성 프로세스는 위아카이가 지향하는 공간 철학입니다.[글 : 류재운 작가 / 사진: 박건주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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