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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숙 간호부장의 노인병원 애상] 중간회volume.38 2023. 9. 9. 00:39
10년도 넘게 만난 "중간회" 간호부서장 모임을 코로나가 잠잠해져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당연 요즘 너무도 힘든 요양병원 현실과 현황. 그리고 요양병원의 미래와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앞으로는 국가 주도로 환자를 구분하여 요양병원에 갈 것인지 요양원에 갈 것인지를 판단한다고 합니다. 즉, 케어 메니저들의 역할이 대두될 것 같지만 아직 현실적인 법안도 제시되지 않은 채 요양병원들이 자생으로 살아남을 수 있게 오히려 더 옥죄는 정책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 케어를 한다 하지만 병원의 기능과 요양원의 기능의 법안이 구별되지 않은 상태서 과도기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결론은 서로 자폭하게 하여 버티는 자만이 살아남기를 기다렸다 데이터를 삼아 정책을 펼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보면 요양원의 중환들은 요양병원으로 갈 것이고 요양병원의 경도나 신체기능저하 환자는 요양원으로 가게 되어 점차 요양병원은 중환자를 케어하게 될 것입니다.
항상 얘기 하건데 노인 요양병원은 환자들의 특성상 종합 병원이고 모두들 폭탄을 안고 가는 전쟁터이기도 합니다. 인턴 레지던트가 없기에 더욱 실력을 필요로 하고 전문적인 일만 하기보다는 멀티로 일해야 하고 유에서 무를 창조하면서 일해야 합니다. 대학 병원 중환자실서 정년 퇴임 후 우리 병원에 수간호사로 온 간호사가 적응을 못해 힘들어하면서 요양병원이 훨씬 더 힘들다고 합니다.
어느 논문에서 요양병원의 간호사 업무의 역할 갈등에서 ‘과중한 임무,’ ‘불명확한 규정의 간호업무 위임,’ ‘보호받지 못하는 의사영역의 업무수행,’ ‘비체계적인 간호 보조 인력관리’ 그리고 ‘업무능력의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요양병원 간호사는 고령의 노인환자에 대한 직접간호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일상 돌봄과 응급상황과 안전사고 위험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 업무를 수행하는 등 신체적, 정신적, 영적인 측면의 총체적인 돌봄을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호자의 높은 요구와 지나친 간섭에 부응하여 반복적인 설득과 경청을 해야 하고, 때로는 보호자의 분노 발산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대학병원서는 큰소리도 못하는 보호자가 요양병원에서는 큰소리칩니다).
또한 간호사 수가 부족하여 간호조무사, 간병인이 간호업무를 보조하고 있는 실정에서 간호 보조 인력을 교육, 감독해야 하며 의사 인력의 부족 및 부재(인턴, 레지던트가 없음)로 간호사의 전문성을 넘어서는 의사영역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에서 2013년부터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하여 요양병원 인증평가를 실시하면서 간호사는 인증평가의 주요 인력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업무 증가 또한 보고되고 있습니다. 요양병원 간호사가 경험하는 다양한 어려움 중에서 급성기 병원과 다른 간호 업무의 수행, 의료종사자와의 관계 등으로 인한 요양병원 간호사의 역할 갈등 문제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조건이 충족된 대학 병원보다 더 힘들게 일하지만 포괄수가제로 묶인 낮은 수가로 간호사의 연봉 또한 전문인이라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연봉입니다. 또한 병원이 경영의 어려움이 있는데도 직원들은 물가는 한 없이 치솟으니 연봉을 올려 달라고 합니다. 병원의 사정과 간호사들의 힘듦을 잘 아는 부서장인 우리들이기에 경영인과 밑의 직원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12월만 되면 겁이 나는 게 또 최저 임금이 오르면 기존 직원들과 연봉의 차이가 없고 몇십 년 경력이나 신규 연봉이나 별 차이가 없어집니다. 당연 경력자들의 불만이 있기 마련입니다.
연봉이 안 올라가면 선택은 본인들의 몫이라고 갈 때가 많다고 큰소리치는 간호사에게 어디 가나 똑같아 그곳에 가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스트레스와 같은 조건이라며 차라리 익숙한 곳이 좋다고 말합니다. 면접 온 간호사들에게는 우리 병원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고 단지 간호부서장으로 직원들이 힘들지 않게 노력은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돈발로 사는 시대가 아니라고도 얘기해줍니다. 그래도 사직을 하는 간호사는 난 더 이상 붙잡지 않고 사직 처리 해 줍니다. 그러면 역시 다시 오고 싶어하는 간호사들도 있기도 합니다.
인증 역시 근무 중에는 너무 바빠 준비를 못해 오버 타임과 휴무도 없이 준비하게 됩니다.
당연히 그것에 대한 보상은 있어야 하는데 경영이 어렵다고 안 하는 것도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무엇보다도 인증의 70-80% 이상이 간호파트인데 그것만큼은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은 사실입니다. 거기다 타 부서가 안 도와주면 그때는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난 수간호사들에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그러나 중간 관리자인 수간호사의 소중함을 알기에 간호부장들의 마음은 더 썩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인력 구하는 것도 힘든데 이러한 문제들로 중간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것이 더 힘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 모임의 이름을 “중간회”라고 지었습니다.
글. 최경숙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최경숙 간호부장
현)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현) 요양병원 인증 조사위원
전) 대한간호협회 보수교육 강사
전) 요양병원 컨설팅 수석팀장'volume.38'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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