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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숙 간호부장의 노인병원 애상] 간호부장으로 한 해를 보내면서volume.18 2022. 1. 3. 18:03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고 했습니다.
칭찬은 잘 했을 때 박수를 보내는 것이라면 격려는 실패하고 넘어졌을 때 일으켜 주는 것입니다. 칭찬은 "잘한 행위"에 초점이, 격려는 "사람 자체"에 초점이 있습니다. 칭찬은 더 잘해야지 하는 부담을 줄 수 있지만 격려는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있다는 안정을 줍니다. 죄성 많은 우리 인간은 칭찬받을 일보다는 넘어지는 일들이 더 많기에 격려가 참 중요합니다.이런 이론에 현실과 비교해 보면 끊임없이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변화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 지쳐 갑니다.그 이유는,
- 한 병원에서 굉장히 많은 수가 모여 있는 곳. 특히 여자들만 모여 있는 집단.
- 생명과 밀접한 직업이기에 유난히 신경이 날카롭고 실수가 용납이 안 되는 곳.
- 나만 잘하면 안 되고 서로가 잘해서 해결해야만 일이 마무리되는 곳.
- 3교대 특성상 한 환자도 아닌 수 십 명의 환자에게 일어나는 수많은 처치와 그에 따른 투약- 외진, 검사, 보호자 불만 관리
- 그리고 요즘은 코로나 관련 검사와 백신 주사 시 챙겨야 할 여러 가지 일들과 면회가 안 되어 수시로 오는 보호자들의 전화까지.
이러한 일들이 하루 동안 다 해결되어야 하는데 근무 중에 해결하지 못하면 다음 근무에 인계하고 최종 밤 근무 번이 확인하고. 이 확인이 제대로 안되어 며칠 있다 문제가 발생 시 알게 되면 이미 보호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그것뿐이랴 간병인들에 대한 관리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이렇듯 잡다한 여러 가지 일들을 꼼꼼히 해야 하는데 인계가 제대로 안되었거나 근무 중 할 수도 있었는데도 일이 넘어오면 짜증을 내게 되고 왜 못했는지, 누가 실수한 건지 잡아(?) 내어 다시는 실수하지 말라고 지적하고, 지적받은 간호사는 핑계로 방어적이 되고 서로 자존심 싸움이 습관화되어 병동 분위기가 나빠지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말투를 부드럽게 하면 되는데 누락된 부분을 잘 잡아내면 똑똑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어 당연히 잘난체하는 것이 됩니다. 또한 인계가 넘어올 때는 일의 과중으로 더 짜증이 나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칭찬과 격려가 필요할까요? 현실적으로는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너무너무 바쁘게 돌아가다 보면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쏟아지는 오더에 챠지들이 일일이 일처리 해주는 액팅에 고맙습니다! 의 말 한마디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하는 간호를 하고, 간호 진단도 하면서 하라고 얘기해도 그냥 의사 오더로 기계적으로 돌아갈 뿐입니다.
오늘도 대학병원서 3개월 근무하고 뛰쳐나온 20대 초반 신규 간호사가 밤 근무 킵을 지원하였습니다. 왜 나이도 어린데 요양병원을 지원하냐 했더니 편하게 일하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순간 기가 막혀 욱! 했지만 일단 면접은 보기로 했습니다. 또한 암 요양병원서 지원한 간호사에게 아무래도 면역 치료하는 암 요양 병원이 더 편할 거라고 솔직히 말해주었습니다.
막상 요양병원의 부서장으로 일하다 보니 우리 간호사들의 일의 힘듦을 잘 알기에 무조건의 지시나 교육보다는 사랑의 마음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 해가 가는 시점에 각 병동마다 맛있는 케이크를 주고 90명이 넘는 간호사 개개인에게 밤새워 일일이 편지를 썼습니다.
나의 사랑의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감동의 문자들이 많이 왔습니다.
그렇습니다.사랑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간호사의 일이 힘들고 험해서 그로 인해 예민해진 마음들이 나의 진심 어린 사랑의 마음이 전해져서 우리 간호사들의 마음이 따뜻하게 되어 서로 칭찬과 격려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글. 최경숙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최경숙 간호부장
현)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현) 요양병원 인증 조사위원
전) 대한간호협회 보수교육 강사
전) 요양병원 컨설팅 수석팀장'volume.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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