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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우선주의는 진정한 의미의 의료서비스 /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병원장 (상)volume.15 2021. 9. 30. 17:12
“환자 우선주의는 진정한 의미의 의료서비스”
환자 입장에서 ‘최적의 치료가 무엇인가’를 먼저 고민해 주고, 환자 스스로 자신의 병에 대한 정보를 잘 이해하도록 돕는 병원이라면, 당연히 믿고 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과잉진료를 방지하기 위한 의료진들의 협진 시스템과 매일 아침, 의료진 컨퍼런스에서 환자 사례를 공유한다면, 더욱더 신뢰가 간다.
이는 개원 전부터 시행해온 바른세상병원만의 경영 방침이자 노하우다. 특히 진료실 뒤로 복도 공간을 만들어 진료 중에도 의료진들이 환자 상태를 수시로 소통하며 논의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무척 이상적이다. 이러한 체계가 밑거름이 되어 지금은 성남시 인구보다 많은 200만 명의 환자를 진료한 지역 내 척추·관절 대표 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른세상병원은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척추·관절 논문 수만 해도 SCI급 국제 학술지를 포함해 450건 이상에 달하고, 연골재생연구소를 통해 연골재생에 필요한 물질을 탐색하기 위한 분자 수준에서의 다양한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바른세상병원의 서동원 병원장의 미래지향적인 사고방식과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경험했던 노하우가 접목된 결과다.
특히 10년 전부터 이미 병원 내 ‘서비스 디자인과’를 개설해 내부 고객이 의료진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게 한 점도 서동원 병원장의 냉철한 판단력에서 기인한 것이다. 서동원 병원장은 ‘치료에 대한 신뢰’, 그리고 ‘결과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환자 우선주의’로 보고, 이와 비견된 진정한 ‘의료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1. 바른세상병원은 2004년 설립된 이후, 지금은 연간 내원 환자 18만 명에 달하는 지역 내 척추·관절 대표 병원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최근 들어 ‘의료 역시 서비스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비스업은 고객만족이 제일이고, 특히 의료 서비스의 고객만족은 ‘치료에 대한 신뢰’, 그리고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페이크(Fake, 거짓)죠. 우선 신뢰를 주고 치료에 있어 최적의 방법을 고객에게 선택하게 해서 그걸로 인한 결과가 만족스러워야 합니다. 그래야만 고객 한 명이 열 명을 오게 하고, 그 열 명이 또 그 이상 오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전하는 것이죠. 사실 의료 서비스는 상당히 비대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의료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환자는 그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그런 비대칭 관계에서 의사가 사익을 위해 환자에게 그릇된 정보를 주고, 환자가 그 말을 믿고 따른다면 명백한 의료사기인 셈이죠. 현재 그런 일들이 너무나 비일비재합니다.
오늘날 의료는, 심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정하는 급여항목이 있고,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비급여 항목이 있습니다. 현재는 병원 경영에 있어 수익이 되는 비급여 항목을 강권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문케어’에서도 비급여를 줄이자고 하는데, 저도 비급여를 줄이는 데 찬성합니다. 하지만 심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정하는 급여항목만 가지고 병원이 제대로 운영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 병원은 2006년도에 처음 MRI를 도입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MRI 수가를 올린 적이 없습니다. 특히 물가가 매년 3~5% 오른 상황에서도 우리 병원은 15년 동안 한 번도 수가를 올린 적이 없다는 게 팩트죠. 이것이 대표적인 우리 병원에 비급여 수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고객은 전혀 의료를 모르기 때문에 의사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MRI를 찍을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 절대 권하지 않고, 쓸데없는 수술도 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저는 필요 없는 치료를 절대 하지 않으며, 환자 입장에서 ‘최적의 치료가 무엇인가’를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비대칭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줘서 환자도 자신의 병에 대한 정보를 잘 이해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누적돼서 이제는 ‘아, 서 병원장에게 가면 뭔가 좀 대학병원에서 못 듣던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구나’, 혹은 ‘아, 이래서 내가 굳이 수술이 필요 없었구나’를 깨닫게 되는 것이죠. 그만큼 자세히 설명해 주고 이해시키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가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4년 동안 땄고, 미국 하버드에서 근골격계 리서치 펠로우를 2년간 하게 된 계기가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정형외과 교수를 따라다니면서 수술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수술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재활의학과는 수술할 수가 없어, 다시 한국에 들어와서 재활의학과를 고대 구로병원에서 4년간 트레이닝하고, 정형외과는 고대 안암병원에서 4년 트레이닝을 받아 수술하는 의사가 된 것입니다. 먼저 재활의학과 경우, 수술 없이 주사나 약, 물리치료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정확하게 근골격 질환을 진단하는 대표적인 과가 재활의학과입니다. 그리고 정형외과는 써전(surgeon)입니다. 이 두 개를 다 제가 경험한 것이 환자에게 선택을 줄 때 누구보다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장점입니다.
또한 우리 병원 의료진들은 주 5회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연 2회 의료진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젊은 의사가 어떤 케이스를 가지고 고민을 할 때, 제 경험을 이야기 해주고 ‘저런 경우는 수술하지 않아도 좋아진다’라고 조언해 줍니다. 다들 그렇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외래진료를 보다 보면 다른 병원에서 어처구니없게 수술하고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수술하면 안 되는데 수술해서 더 나빠진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제가 의료진에게 공유하고, 만약 우리 의사 중에도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데 했다면, 수술 스케줄을 보고 결과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수술보다는 주사 치료도 충분하다’라고 설명해줍니다. 그런 부분들을 의료진들과 계속 공유하다 보니, 이제는 저하고 좀 생각이 비슷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웃음)
2. 특히 지난해 바른세상병원은 진료한 환자 수만 성남시 인구 94만여 명(행정안전부 기준)보다 많은 2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여기에는 병원장님의 '환자 우선주의'가 바탕이 됐는데요. 병원장님이 생각하시는 ‘환자 우선주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환자 우선주의’는 ‘의료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왕이다’라는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서비스업을 하는 대부분의 종업원은 굉장히 상냥하게 고객들을 대합니다. 그런 서비스업을 하기 위해서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한데, 당근은 인센티브라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 고객의 후기 글에서 피드백이 오면 후하게 포상을 해주고, 의료진들도 잘하면 자기의 인센티브가 있으니까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우리 병원은 자체적으로 ‘서비스 디자인과’를 개설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서비스 디자인과’ 과장님은 간호사 출신입니다. 이 부서에서는 내부 고객이 의료진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의 진료에 있어 만족도가 어땠는지, 또 불만이 있다면 무슨 항목에 불만이 있었는지 자료를 취합해서 알려줍니다. 그래서 칭찬할 것은 칭찬해 주고 불만이 있는 경우는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하도록 합니다.
간혹, 환자 중에서도 의사를 굉장히 힘들게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한 번은 어떤 환자분이 다른 병원에서도 수술하라고 했고, 우리 병원 의료진이 진료 후 당연히 수술해야 한다고 자세히 설명해드리면, 수술 없이 낫게 해달라고 고집을 피우십니다. 계속된 이야기로 의사가 난감한 모습을 보이자, “너무 성의가 없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피드백도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가릴 것은 가리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저는 냉철하게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또 우리 병원은 자유를 주되,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병원 의사가 28명인데, 언제 출근하고 퇴근하는지 전혀 간섭하지 않습니다. 바쁘면 수술을 다 끝내고 오후에 일이 없으면 집에 가도 됩니다. 대신 각자에게 책임과 의무를 다하게 하는 것이죠. 우리 병원은 일하기 굉장히 편하지만, 그렇다고 방임하지 않도록 고객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영기획부나 서비스 디자인과를 포함한 모든 부서가 적극적으로 일해주고 있어 만족합니다.
3. 바른세상병원은 관절∙ 척추 분야별 의료진들이 꾸준히 연구하는 병원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연골재생연구소도 개설하여 다양한 국책연구사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성과 및 업적은 무엇인지 설명해주세요.
먼저 국책연구 사업에 선정된 것은 분자생물학적인 연구입니다. 우리 병원은 수술을 많이 진행하기에 그만큼 연골도 많이 나옵니다. 대체로 수술은 연골이 닳아 없어졌기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인한 것입니다. 이에 ‘연골을 어떻게 살리는가’에 초점을 두고 연골세포를 분자생물학적으로 분석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우리 혈액에는 여러 성분이 있는데, 특히 혈소판 안에는 다양한 엑소좀(Exosome)이 있습니다. 그러한 물질들이 결국 우리 몸을 변화시키고 좋아지게 합니다. 결국 이 물질들을 토대로 연골세포가 잘 살아서 증식되는 것이죠. 우리는 이러한 물질들을 연구한 데에 있어 이번에 국책과제를 받은 것입니다. 이것이 지난 6월에 선정된 ‘2021년도 한국연구재단의 이공학 기초연구-기본연구’ 국책과제입니다. 해당 과제는 ‘무릎 관절 연골 퇴행 기전과 혈소판 농축 혈장 유래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 연구’로 관절센터 의료진과 연구소가 협업하여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연골재생연구소는 당장 결과물을 얻어낸다기보다, 연골에 대한 여러 기능이나 재생 등을 학문적으로 접근해서 논문으로 발표하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도 하나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정말 주사 한 방에 연골이 재생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이 주된 목적입니다. 예전에 골관절염 치료제로 물의를 일으켰던 ‘인보사’ 역시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문제가 생겨 실패한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 말고도 더 훌륭한 방법의 연골재생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출범한 것입니다. 병원에서 진행한 다양한 논문 재료들을 그곳에서 만들 수 있어 학문적 발전을 이루는 것도 하나의 목적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개업의들에게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돈 버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죠. 목표는 돈이 아닌,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병원의 미션은 ‘건강한 세상’,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또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 목적으로 연구소를 만든 것이죠.
현재 우리 병원 의사들에게 논문을 쓰면 포상하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지난번에는 우리 병원 의사들이 쓴 논문이 국제 학술지 ‘The Knee’ SIC(E)에 등재되었다고 전해왔습니다. 사실 논문을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읽어보게 하려면 우리나라 돈으로 300만 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폐쇄적으로 논문을 쓰는 경우는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지만, 전 세계 의료진들이 다 볼 수 있으려면 300만 원을 내야 합니다. 당연히 저는 기쁘게 내고 있습니다. 저희의 논문을 전 세계 의료진들이 보고 참고해서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4. 이렇게 연구와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바른세상병원만의 경쟁력이자 미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특화된 진료 시스템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 주세요.
개원 때부터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진료와 과잉진료를 방지하기 위한 의료진들의 협진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매일 아침, 의료진 컨퍼런스를 통해 환자 사례를 공유하고 있으며, 진료실 뒤로 문과 복도를 만들어 진료 중에도 의료진들이 환자 상태를 수시로 소통하며 논의할 수 있게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사실, 척추클리닉/관절클리닉/수족부클리닉/재활물리치료클리닉/뇌신경클리닉의 분야별로 의료진이 세분화된 진료를 하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바른세상병원은 각 분야별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에 더 집중하고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고 있습니다. 또한 3주기 연속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이자 관절전문병원으로, 의료의 양적 질적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중소병원으로는 드물게 간호등급 1등급을 유지해 왔습니다. 또한 2017년부터 모든 병동을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으로 운영해 오면서 보호자가 필요 없는 안전한 병실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진료실 뒤쪽 복도 공간의 경우, 처음 개원할 때부터 뒤 복도에서 진료실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수족부클리닉이나 관절클리닉, 척추클리닉 등 모든 진료실마다 뒤 공간이 있고, 그곳에서는 의료진들의 소통이 자유롭습니다. 특히 새로운 의료장비(MRI)가 들어오면, 그 장비를 아는 의사에게 설명을 듣기도 하고, 서로가 잘 알지 못한 부분도 의견을 나눌 수가 있습니다. 만약에 뒷문이 없다고 하면, 의료진들의 자유로운 소통은 불가하고, 의사가 환자 대기실로 나가 또 진료실로 들어가는 번거로움이 있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시스템은 제가 하버드 의과대학에 다닐 때 배운 것입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의사들이 진료하는 것을 옆에서 따라다니며 현장에서 직접 체험했습니다. 한 의사는 항상 뒤 공간에서 종이 차트를 보며 의사들과 회의했습니다. 차트를 밖에다 걸어놓고 어렵다고 생각될 때면, 다른 의사에게 물어보기도 했으니까요. 그곳에서 교수들이 그렇게 소통하는 것을 보고 ‘이거 참 좋다’라고 생각해서 도입하게 된 것입니다.
5. 병원장님께서는 자신의 이름을 딴 ‘닥터 서동원 베개’를 개발하시고 무릎 보조기도 출시하시면서 특허출원도 하셨습니다. 병원장님의 탁월한 아이디어나 경영 능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 제가 필요해서 발명하게 된 것입니다. 원래는 제가 목이 안 좋았습니다. 수술을 오래 집도하다 보니 자세 때문에 목이 안 좋아졌습니다. 대부분 40대 후반부터 목 질환이 오게 됩니다. 50대 후반이 되면 경추 5, 6번 디스크가 오는 것이죠. 그러다가 몸이 망가지게 됩니다. 목이 아프고 팔도 저려오니까 스테로이드를 쓰게 되어 몸이 더 나빠지게 되고, 또 섣불리 수술해서 정말 걷잡을 수 없는 길로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목을 어떻게 하면 낫게 할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베개, 저 베개 베다 보니 다 아니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목에 중요한 건 결국은 베개입니다. 한 예로 환자에게 경추(목) 견인치료를 한다고 했을 때, “목을 좀 부드럽게 풀 때니 몸에 힘 빼세요”라고 말하고 교정해 주는 치료를 합니다. 사실 몸에 힘을 빼라고 하면 잘 빼지 못합니다. 몸에 힘을 쫙 빼고 교정기를 채우면 8시간 동안 교정기 안에서 잘 교정이 되는 치료가 베개입니다. 좋은 베개를 베면 목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목이 안 좋으면 일단 근육이 약해지고, 근육이 약해지면 몸에 심혈관까지 안 좋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부터 베려고 베개를 만든 것이죠. 제가 사용하다 보니 너무 좋아서 출시하게 됐습니다.
또한 직장인들에게는 모니터의 높이가 중요하다가 말하고 싶습니다. 전단력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가위로 자르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5, 6번 경추가 나빠지는 것은 고개를 숙였을 때 5, 6번이 가장 전단력이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목 디스크가 생기게 됩니다. 특히 고개를 숙이는 자세로 오래 있으면 5, 6번의 전단력이 발생하고 퇴행성 변화가 빨리 오기 때문에, 5,6번을 뒤로 넘겨 펴야 합니다. 가장 좋은 자세는 귀와 어깨 높이를 같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슴을 펴면 되는 것이죠. 가슴을 펴면 저절로 목이 좋아지기 때문에 가슴을 편 상태의 높이에서 모니터를 봐야 합니다.
6. 또 병원장님은 국내 유일하게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동시에 보유하고 계십니다. 전문의 자격증을 두 개나 따시게 된 이유가 혹시 스포츠의학의 미래를 선점하고자 하신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웃음).
현재 재활의학과 4년, 정형외과 4년으로 각 4년씩 전공의 수련만 8년을 한 케이스는 제가 유일합니다. 일단 두 개를 딴 이유가 스포츠 손상을 치료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저는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진 적이 있어, 저 같은 사람을 치료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가서 보니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멋있게 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질 고등학교 2학년 당시는 한국에 치료법이 없던 시기였습니다. 그때는 MRI도 없어서, 병원에 갔는데 원장님이 빨간약을 발라주었습니다(웃음). 전방십자인대는 축구 선수들이 주로 많이 다치는 부위입니다. 저는 그런 손상을 치료하고 싶은데, 재활의학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정형외과 전문의까지 따게 된 것입니다. 결국 두 개의 전문의를 취득한 목적은 스포츠 손상을 잘 치료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그 꿈을 이뤘습니다. 지금의 저는 전방십자인대 재건술만큼은 우리나라에서 아마 다섯 손가락 안에 들지 않을까 자부합니다. 치료하는 방법부터 수술하는 스킬과 만족도 면에서는 대학교수들도 익히 알다시피 탑클래스 안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2005년에는 20세 이하 세계 청소년 선수권 축구 대회에서 팀 닥터로 갔었고, 2012년은 런던 올림픽에 전체 선수단 팀 닥터를 맡았습니다. 지금은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 팀 닥터를 제가 직접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이.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병원장
글. 헤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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