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VITATION] “시니어토피아를 넘어, 모두를 위한 열린 커뮤니티”로Joyful Community, ShanghaiARTICLE 2026. 4. 3. 14:41
“시니어토피아를 넘어, 모두를 위한 열린 커뮤니티”로
Joyful Community, Shanghai
An open community for all © GN Architects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대도시 외곽에는 수많은 은퇴자 커뮤니티가 조성되었다. 이러한 공간들은 따뜻함과 동시에 어딘가 모를 쓸쓸함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지닌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사회 현상을 ‘시니어토피아(Seniortopia)’라고 칭했는데, 이는 곧 노년층을 위한 이상향, 즉 노인을 위한 유토피아를 뜻한다. 노년의 거주자들은 자신이 익숙하게 지내던 사회적 관계망에서 벗어나 이러한 시니어토피아(Seniortopia)로 이주한다. 이곳의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연령대에 있으며, 유사한 삶의 경험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막연한 기대와 상상을 품고 있다. 잘 갖춰진 공용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대신, 그들은 비교적 압축된 개인 공간을 받아들이고 마치 하나의 가족과 같은 공동체적 환경 속에서 생활한다. 이러한 제한된 새로운 공간에서 노년의 거주자들은 다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려 노력하며, 미리 마련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낯선 환경과 사람들에게 서서히 익숙해져 간다.
GN Architects는 2017년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첫 번째 과제로 ‘유토피아적 감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과연 커뮤니티는 반드시 외부와 단절된 폐쇄적 공간이어야 하는가? 이곳의 거주자는 오직 노인만이어야 하는가? 시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과연 나 자신이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고 싶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이로인해 설계 연구가 진행되면서 의뢰인과 중요한 공감대를 발견하게 된다. 이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외부와 단절된 ‘시니어토피아(Seniortopia)’가 아니라, 모든 세대를 위한 열린 커뮤니티”라는 점이었다.
글. 박하나 편집장
설계 및 제공. GN Architects
사진. Liang Wenjun, copyright ©GN Architects
도시 외곽의 풍경(Urban Fringe Landscape)
이 프로젝트는 상하이 도심에서 약 30km 떨어진 펑셴구 펑청진(Fengcheng Town, Fengxian District)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 환경은 마을과 넓은 농경지, 그리고 광범위하게 연결된 교통망이 어우러져 있으며, 이는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도시 외곽 경관(urban fringe landscape)’을 형성하고 있다.
대지는 약 12만㎡ 규모이며, 총 연면적은 약 20만㎡에 이른다. 이 부지는 원래 산업용 토지였으나, 도시 재생 정책에 따라 사회복지·의료·문화 시설이 결합된 복합 용도 지역으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개방적이고 다양성을 지닌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GN Architects의 비전에 대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대응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논의는 이 커뮤니티를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드는데 주력할 수 있었다. 단순히 미래의 거주자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주변 지역까지 아우르는 ‘도시 외곽 경관(urban fringe landscape)’의 중심 거점을 만드는 것을 의미했다. 특히 은퇴자 커뮤니티를 ‘지역 활력의 중심지(regional vitality center)’로 전환하자는 아이디어가 이번 프로젝트에 꼭 필요한 영감의 원천이 된 것이다.

Surrounding area of the site © GN Architects 
Surrounding area of the site © GN Architects 
Village center in the project composed of 22 boxes © GN Architects 
Aerial view of the village center © GN Architects 이름의 변화(Name Changing)
프로젝트가 완공되기 직전, 운영팀은 이 프로젝트의 명칭을 기존의 ‘커뮤니티(community)’에서 ‘빌리지(village)’로 변경했다. 이 작은 변화는 GN Architects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는데, 그중에서도 운영 철학과 설계 철학이 하나의 방향으로 만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개념 설계 단계에서, ‘마을 같은(village-like) 커뮤니티’라는 아이디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개념은 더 풍부한 공공 공간의 형태, 보다 개방적인 동선 체계, 그리고 유연한 클러스터 구획을 만들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공간은 생활, 교류, 문화, 주거가 균형을 이루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공간으로 탄생되었다.
GN Architects는 운영팀과 함께 ‘커뮤니티 중심 관리 방식’에서 ‘도시 공공 서비스’로의 전환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했으며, 공간과 서비스가 어떻게 활력 있는 커뮤니티 형성을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이러한 변화가 운영 측면에서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이 프로젝트의 핵심 원칙인 ‘다양성(Diversity) + 개방성(Openness)’을 담아야한다는 점에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낳게 했다.

Analysis diagram of the formation of a village layout © GN Architects 
A diverse, open, and inclusive community for all © GN Architects INSIDE OUT
전통적인 커뮤니티 시설은 보통 내부를 향한 커뮤니티 센터(inward-facing community center)이거나, 혹은 외부를 향한 도시 공공 공간(outward-facing urban public space)의 형태로 구성된다. 그러나 이들의 접근 방식은 이 두 가지를 넘어서 ‘인사이드 아웃(inside-out)’ 전략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시설 공간은 수평의 ‘T’자 형태로 배치되어, 한편으로는 도시와 맞닿은 경계로 확장되면서 동시에 커뮤니티 내부 깊숙이 스며들도록 계획되었다. 이러한 구성은 외부와 내부의 접점을 최대한 확장하여 도시의 시민과 커뮤니티 거주자 모두가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배치 역시 또 다른 효과를 가져오게 했다. 각 주거 클러스터(residential cluster)는 공공성과 가시성을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이들이 그린 미래의 모습은 관리의 경계가 개별 주거 클러스터 단위로 축소되고, 그 밖의 공간들은 완전히 공공에게 개방되는 구조다. 이처럼 ‘공공(public)’과 ‘사적(private)’ 영역의 경계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는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논의된 핵심 주제였으며, 커뮤니티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앞으로 계속 중요한 이슈로 남아 있다.

Top view © GN Architects 
The T-shaped amenities face the urban interface and extend into the community © GN Architects 연결성(Connectivity)
GN Architects는 도시를 향해 열린 중앙 스포츠 콤플렉스(Centralized Sports Complex)이든, 커뮤니티 내부 깊숙이 분산된 시설들이든, 기능적 모듈을 기존 건축의 ‘일체화된 구조(integrity)’로부터 분리하고자 했다. 이러한 모듈들은 비교적 독립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광장·골목·중정과 같은 공공 공간과 직접적으로 마주하도록 배치되었다. 이러한 설계 의도는 각각의 공간이 자신만의 ‘주소(address)’를 가진 장소로 기능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이를 통해 앞으로 각 공간이 독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열어두게 한 것이다.
설계팀은 공간들을 연결하기 위해 세 개의 순환 동선(circular routes)을 디자인했다. 첫째는 스포츠 콤플렉스 내부의 ‘액티비티 루프(Activity Loop)’, 둘째는 분산 배치된 시설 2층을 따라 형성된 ‘관심 루프(Interest Loop)’, 셋째는 지상층을 중심으로 구성된 ‘탐험 루프(Exploration Loop)’다. 서로 다른 공간적 성격을 지닌 이 세 가지 루프는 단순한 이동 동선에 그치지 않고, 효율적인 연결 경로이자 다양한 활동과 사회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핵심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계획되었다.

Sports Complex as the main entrance -1 © GN Architects 
Sports Complex as the main entrance -2 © GN Architects 
A sports loop in the Sports Complex © GN Architects 
Analysis diagram of functions and sports loop on each floor of the Sports Complex © GN Architects 메인 입구에 위치한 스포츠 콤플렉스(Sports Complex)는 도시와의 적극적인 교류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으며, 다양한 문화 및 스포츠 프로그램을 수용하도록 계획되었다. 넓은 수평 공간의 투명한 유리 복도가 양측의 주요 건물을 연결하며, 이를 통해 ‘액티비티 루프(Activity Loop)’라는 순환 동선이 형성되었다.
빌리지 센터(Village Center)에 배치된 22개의 박스형 건물은 2층의 유리 복도와 발코니형 보행로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로써 공간 전체를 따라 이어지는 연속적인 순환 동선이 형성되었다. 또한 동일한 22개의 박스는 2층 슬래브와 브리지 구조를 통해 지상층에 ‘아케이드형 보행 통로(covered corridor)’를 만들어냈다. 이 통로는 여러 중정을 가로지르며 이어져, 다양한 외부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Facade of the Sports Complex © GN Architects 
Activity track located on the roof of the Sports Complex -1 © GN Architects 
Activity track located on the roof of the Sports Complex -2 © GN Architects 
The Sunken Plaza of the project © GN Architects 비공식적 공간(Informal Spaces)
친근하고 편안한 사회적 활동은 대개 ‘비공식적(informal)’인 성격을 띤다. 이러한 활동은 종종 공간 사이의 경계나 중간 영역(in-between spaces)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며, 산책이나 여유로운 머무름 속에서 만들어지고 시간과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분산 배치된 시설들은 엇갈리고 겹쳐지는 일련의 중정(courtyards)으로 구성되었다. 설계 과정에서 GN Architects는 각각의 공간 장면을 정교하게 조율하면서도, 동시에 설계적 여유와 유연성(design tolerance)이 남도록 하는 균형을 찾고자 했다.
그 결과, 예상치 못한 즐거운 공간들이 부지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모서리에 자리한 테라스, 머리 위로 열린 채광창, 보행로 옆의 작은 중정 등 다양한 소규모 공간들이 형성된 것이다. 특히 완공 이후에야 발견된 흥미로운 작은 공간들과 시선의 흐름도 많았다.

Stacked courtyards © GN Architects 
The studio entrance is located on the main axis © GN Architects 
The decentralized facilities consists of a series of staggered and overlapping courtyards © GN Architects 성장의 가능성(Growth Potential)
GN Architects는 이 공간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되기를 늘 상상해 왔다. 즉, 이용자들의 자발적이고 집단적인 참여를 통해 공간의 기능이 끊임없이 새롭게 갱신되는, 다시 말해 공동체의 힘으로 ‘재생(renewal)’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 것이다.
분산 배치된 시설의 1층에는 ‘정해진 용도가 없는(undefined)’ 공간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여기에는 내부를 향해 열린 22개의 스튜디오와 외부를 향한 유리 박스 공간이 포함되어 있으며, 향후 꽃집, 카페, 클럽, 살롱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스포츠 콤플렉스의 폭 4m가 넘는 복도 공간 역시 특정 용도를 정하지 않은 채 계획되었다. 초기 설계에서는 이 공간을 인접한 기능 공간의 확장 영역으로 활용하는 것을 구상했다. 현재 운영팀은 이 공간을 공중 갤러리(aerial galleries)나 피트니스 루프(fitness loops)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Courtyards © GN Architects 
Studios © GN Architects GN Architects의 출발점은 ‘반(反)유토피아적 문제의식(anti-utopian sentiment)’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이 프로젝트는 어느새 또 다른 형태의 유토피아로 발전해 온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다양하고, 개방적이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두를 위한 커뮤니티였다. 이로 인해 어쩌면 이곳이 노인을 위한 커뮤니티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던 이상적인 공동체가 실현되는 순간이다.

Elderly residents dining © GN Architects 728x90'ARTIC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ISSUE] 매거진HD 60회 연재, 임진우 건축가의 <함께 떠나고 싶은 그곳> (0) 2026.04.03 [Special Column] 색채와 곡선이 만드는 치유의 건축, 어린이병원의 새로운 풍경 (0) 2026.04.03 [EXHIBITION]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국립현대미술관,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개최 (0) 2026.04.03 [편집장 FOCUS] 제3회 디멘시아 심포지엄 (0) 2026.04.03 발행인의 글 (0) 2026.04.03 환자와 보호자의 정서적 안정까지 고려한 엠블병원 (하) (0) 2026.04.03 환자를 향한 관심과 공감으로 꾸준히 신뢰받는 엠블병원 (상) (0) 2026.04.03 [양재혁의 바이오Talk 헬스Talk] 에이전틱 AI, 병원의 미래를 바꾼다. (0) 2026.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