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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민 푸드애널리스트의 건강한 맛집] 정원과 화덕이 있는 행복한 공간, The RoundARTICLE 2024. 12. 3. 06:16
얼굴에 미소를 ON 마음에 감동을 ON
올 한 해를 마감하는 시기가 벌써 다가왔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맛있는 삶을 살았는지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믿기지 않는 빠름이다. 산뜻하게 시작했던 2024년을 어떻게 마무리하면 좋을지, 그리고 독자 여러분들께 이 추운 겨울날 어디에서 어떤 식사를 해야 따뜻하고 감동적인 음식으로 몸과 마음에 온기를 더하며 다사다난했던 1년을 뿌듯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생각하던 찰나, 뿌듯함이라는 단어에 반응하여 동시에 뇌리를 스쳐가는 그곳을 생각하면 흐뭇한 웃음이 절로 머금어지며 마음이 훈훈해진다. 추위와 칼바람에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ON으로 만드는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청담의 골목 어귀에 있는 따뜻한 공간 레스토랑 ON
청담동 성당 뒤쪽 이면도로 골목의 안쪽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존재한다. 첫 방문 때는 '여기에?'라는 의아함과 '여기서 장사가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두 번째부터는 설렘과 기대, 그리고 마치 나만이 아는 보물을 찾으러 가는 기분이 든다. 맛있는 경험이 주는 선물은 처음보다는 그다음부터 적용이 된다. SNS용 컨셉 사진 찍기에 최적화된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가면 깔끔하지만 따뜻한 느낌이 감도는 공간이 나온다. 방문하는 손님의 인원수와 방문 이유에 따라 원테이블로 운영할 때도 있고 여러 테이블의 손님을 받는 경우도 있다. 오롯이 방문하는 손님을 위해 준비하는 오너 셰프의 배려가 돋보이는 세팅이다.
한식과 양식의 두 정점을 경험한 대한민국의 최고의 포텐셜 김준형 셰프
이곳 레스토랑 ON을 이끌어가는 김준형 셰프의 이력은 매우 특별하다. 세계 최고의 명문 요리학교인 CIA에 입학하여 요리 연구와 실력을 갈고 닦던 중 국내로 돌아와 최고의 한식 연구소라 할 수 있는 온지음에서 경험을 쌓았고, 양식의 세계에 매력을 느껴 우리나라 양식의 대가로 인정받는 레스토랑 ㅅ(시옷)의 서승호 셰프 밑에서 경력을 쌓았다. 아마 국내에서는 업계 최고로 인정받는 두 곳에서 경험을 쌓은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물론 어디서 어떻게 경험을 하고 경력을 쌓았는지보다 현재 어떤 음식을 하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얼마 만큼의 만족도를 느끼게 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고객의 만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느껴지는 진심
김준형 셰프의 최고의 장점이자 능력은 바로 이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 셰프를 처음 알게 된 건 페이스북에서 특별한 글을 보고 난 뒤였다. 내용은 어린 손님이 가족과 함께 방문을 했는데 평소 식습관 탓인지 채소, 스프, 생선, 돼지 요리 등에 큰 리액션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맛있게 먹을지 고민하다가 장 보러 갔다가 유독 눈에 밟힌 채끝을 조리해 냈더니 정말 맛있다며 좋아했다는 글이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이것이 요리를 만들어 타인에게 재화를 받고 판매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비주얼과 가성비를 중시하고 음식 본연의 맛보다는 업장의 수익과 영업에 치중하는 레스토랑들이 늘어가는 현재의 추세를 볼 때 굉장히 새롭게 다가왔던 고객 감동과 만족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고 노력해가는 레스토랑 ON이었다. 김준형 셰프는 항상 얘기한다.
"제 요리는 역설적이지만 특별히 무엇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티가 많이 나는 요리예요. 그렇기 때문에 화려한 형식을 위해 애쓰기보다는 요리가 완성되고 손님이 100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타이밍에 제공하기 위해 애쓰죠"
겉보기보다는 맛에 집중한 음식들 그리고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
실제로 김준형 셰프의 음식은 화려하거나 호화롭기보다는 담담한 느낌이 강하다. 뭔가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맛을 보면 요즘 말로 '찐'을 느낄 수 있는 묵직함과 본 재료의 맛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코스 전체의 구성도 유행에 민감한 구성보다는 클래식한 프렌치 코스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그 안에서 최대치를 뽑아내기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인 걸 느낄 수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재료들을 효율이라는 이유로 빼지 않으며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모든 음식을 손수 만드는 정성도 엿보인다.특히 닭의 한 부위인 북채(Drum Stick)를 일일이 힘줄을 제거하여 팬 프라이한 닭고기 요리는 이 사람이 어떠한 마음으로 손님을 위해 요리를 하는지 알게 해주는 그런 요리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밑준비와 해야 할 일이 많아 제대로 신경 쓰지 않는 빵과 디저트로 나오는 구움 과자까지 직접 만드는 김준형 셰프의 열정은 일과 삶에 지쳐 앓고 있는 몸과 영혼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북돋아 준다.
항상 그렇듯 마무리는 훈훈하게!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끝. 사회적으로 갈등과 대립도 깊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맛있는 음식과 행복한 순간을 통해 서로 응원하고 위로하며 다음 해를 위한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ON하는 시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2024년 너무 고생한 우리들 파이팅! 그리고 2025년도 맛있고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글. 송창민 푸드애널리스트
전) 온지음 맛공방 연구원
푸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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