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의 파인다이닝] 의료분야 경영 컨설턴트에서 세무법인 택스케어 대표가 되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후, 미국에서 응용통계학 석사”

“의료컨설팅 회사에서 나온 후 세무사 되어 택스케어 설립”

“주로 식당, 병원, 법인, 상속 증여 양도, 세무조사 부분 컨설팅”

“세무조사 중 특별조사는 비보험과가 주 타깃”

“큰 병원은 비용조사에 약해”

“이제 병원 회계는 경영에 있어서 선택이 아닌 필수”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택스케어 사무실에서 김수철 세무사를 만났다.

 

 

- 경력이 남다른데요, 자기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후,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응용통계학 석사를 학위를 받았어요. 귀국 후 전공을 살려 헬스케어 전략 컨설팅 분야 일을 하다가 ‘세무사가 되어 가업을 이어받는 것이 좋겠다’는 아버지의 간곡한 말씀에 따라 6년 전 세무사 시험에 도전해 곧바로 합격하면서 지금의 택스케어를 설립했어요. 경희대학교 의료경영 대학원(MBA)에서 겸임교수를 맡아 병원 회계를 강의하였으며, 매년 한 권씩 세무 전문 서적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 많은 분야 중 특별히 헬스케어 전략 컨설팅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서울대 경영학과 다닐 때 군대 다녀와서 뭔가 전공을 정하려고 했을 때 (그때가 98년도니까 벌써 22년 전이네요.) 삼성의료원에 있는 친구가 ABC 원가시스템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친구를 도와주려고 국내에 ABC 원가시스템 권위자를 논문으로 찾아보니 서울대 경영학과 안태식 교수님이시더라고요. 그래서 오직 그 친구를 돕겠다는 의지 하나로 안태식 교수님 연구실에 들어가서 3년을 있었어요. 그 사이에 학사 논문을 다 ABC 원가시스템으로 쓰고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2년 내내 이쪽 일을 했어요. 이쪽 회계학을 원가회계라고 하는데 사실 우리나라에는 의료 수가에 대한 원가회계 전문가가 별로 없어요. 전문가들은 다 안태식 교수님 제자였던 분들이었는데, 요즘은 조금 더 많아졌어요. 의료원가 이쪽은 거의 초창기 때 관여를 했었죠. 그러다 유학 가서 통계학 석사만 하고 회계학 박사는 안 하고 왔어요. 귀국 후 한국 리서치라는 회사에 들어가서 빅데이터 다루는 업무를 했는데 거기서 마지막에 했던 프로젝트가 바로 ‘병원장 만족도 조사’였어요.

 

 

- ‘병원장 만족도 조사’요? 어떤 만족도 조사였나요?

 

이거는 저희 아버지 회사한테 의뢰를 받아서 제가 해드렸었어요. 그 당시에 저희 아버지 회사가 세무 법인이었는데 병원 거래처 원장님이 2000명이 넘어서 그 2000명 대상으로 ‘세무 서비스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을 하는지? 그 외에 어떤 서비스를 받기 원하는지?’에 관한 서비스 발굴조사를 했어요. 왜냐하면 신규 서비스를 하려는데 세무 서비스도 만족도가 낮으면 ‘원래 하던 일이나 잘해라’ 이런 소리가 나올 수 있으니깐요. 그때 세무 서비스 만족도는 되게 높았고, 원장님들이 제일 원했던 신규 서비스가 두 가지였는데 ‘병원 홍보’와 ‘채용 서비스’에요. 지금은 병원 마케팅이 어마어마하게 발전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2000년대 초라 병원 온라인 마케팅이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서비스 발굴을 위해 공공 및 헬스케어 영역에서 경영 진단을 수행하는 엘리오앤컴퍼니라는 회사에 인터뷰를 갔어요. 그 회사 인터뷰를 하다가 제 이력이 특이하고 병원 일을 오래 했으니까 갑자기 자기 회사에 들어오라고 해서 이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하고 그다음 달에 병원 컨설팅 회사로 이직을 했어요. 엘리오앤컴퍼니에서 3년 반 정도 일하면서 병원 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서울대학교 병원,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경희대학교 의료원의 의대, 치대, 한방병원, 중앙대 의료원, 이화의료원 등 대학병원 원가 시스템과 전략 짜는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아버지가 갑자기 세무사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세무사가 되었어요.

 

 

전망이 좋은 택스케어 사무실

 

 

세무사가 되고 택스케어라는 회사를 차리신 거군요?

 

네. 아버지 회사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택스케어를 차렸죠. 아버지 회사는 오랫동안 같이 일했던 파트너들이 너무 많아서 하고 싶은 걸 할 수가 없었어요. 2014년에 택스케어를 차리고 제일 먼저 아이티 회사를 만들어서 제가 직접 세무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지금은 50% 이상 저희 회사 프로그램으로 신고해요.

 

 

- 세무 신고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신 이유가 있나요?

 

기존 프로그램은 A와 B 업체를 통합해 평균값을 내거나, 회계 분석 같은 걸 할 수가 없어요. 예를 들어 식당이라면 지역별 평균, 치킨집별 평균, 배민과 쿠팡 중 어떤 배달업체를 써서 좀 더 매출이 증대했는지 등과 같은 분석이요. 기존 프로그램은 데이터를 합칠 수가 없어요. 합치려면 엑셀로 다운로드해서 수동으로 다 합쳐야 해요. 하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모든 게 DB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평균값이나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어요.

 

 

- 그럼 만드신 프로그램으로 컨설팅도 가능하고 빅데이터 활용도 가능한가요?

 

네. 원래 그 꿈을 안고 6년 전에 만들었는데 아직 데이터가 더 필요해요. 저희가 주로 식당과 병원 세무를 하고 있는데요, 현재 식당은 천개 정도 있는데 천개 가지고는 어려워서 더 모아야 할 것 같아요. 병원도 병과가 많고 전국에 흩어져 있어서 유의미한 값이 안 나와서 더 모아야 해요.

 

 

- 식당과 병원 세무를 주로 하신다고요?

 

아버지가 병원을 워낙 많이 하셔서 저보고 신사업으로 식당을 주로 하라고 했는데, 다행히 6년 만에 식당이 천 개가 넘었어요. 병원은 안 할 수가 없는 게 이 분야 이력이 있다 보니 끊임없이 의사분들에게 연락이 와요. 특히 제가 세무사 되고 경희대 의료경영대학원 병원 회계 담당 겸임교수를 하다 보니까 더 연락이 온 것 같아요. 그래서 병원도 많이 하고 있어요. 병원은 병원만 하는 팀이 있고 그 팀은 지금 지점으로 분리되어 있어요. 매출은 병원 100곳이랑 식당 1000곳이랑 비슷해요. 단순히 생각하면 병원을 1000개 하는 게 훨씬 더 이익이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럼 신경 쓰는 게 너무 많아서 제가 살 수가 없어요. 그래서 병원은 항상 100개를 안 넘기려고 해요. 물론 지점은 병원만 하니깐 훨씬 많아요. 저희 매출의 한 40%는 상속 증여 양도, 그다음에 세무조사 쪽이에요. 식당, 병원, 법인, 상속 증여 양도, 세무조사 이렇게 되는데 일은 병원 100개가 제일 많아요.

 

 

배달의 민족 아카데미 및 대한개원의협의회 등에서 많은 강연을 하는 김수철 세무사

 

 

- 병원은 주로 어떤 서비스를 의뢰하나요?

 

세무 서비스는 다 비슷비슷한데요, 저한테 오시는 원장님들은 보통 ‘매출을 얼마로 하면 좋겠느냐?’이런 걸 물어요. 근데 세무 신고라는 건 이런 게 아니에요. 매출이 얼마면 우리가 그냥 신고해 주면 돼요. 그리고 ‘이런 자리 혹은 이런 시술로 매출을 얼마나 올리면 되는지’ 물어요. 사실 이런 건 세무사가 대답할 수가 없어요. 알아도 대답할 필요도 없고. 서비스가 아니니까. 그렇지만 저는 ‘원장님, 이 시술로 월 5억은 해야 된다.’, ‘그동안 경력이 이러시니 월 한 2억 정도 하시면 병원 운영에 지장이 없겠다. ’이런 걸 말씀드려요. 그리고 ‘이 시술해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이런 것까지도 물어보세요. 이런 건 우리가 할 수 없는 영역인데 저는 병원 원가 시스템 짜는 걸 오랫동안 해서 ‘원장님, 그건 이 정도 가격을 받으면 이 정도 비용이 들고, 이 정도 간접비가 드니 하면 이익이겠다.’ 혹은 ‘상담실장 인센티브는 이 정도로 하면 되겠다.’ 이런 거를 이야기해 드려요. 사실 컨설팅이죠. 그 밖에 병원 이전과 법인 설립 고민에 관한 문의도 많아요.

 

 

- 법인 설립 고민은 왜 하는 건가요?

 

왜냐하면 원장님들 같은 경우 이익 세법에 대해 45% 세율 구간이 생겼어요. 그러면 4.5% 지방세 하면 49.5%, 건보료 한 7% 하면 56.5%에요. 이익이 좀 잘 나는 병원들은 56.5% 세금을 내야 하는 거죠. 그럴 바에는 차라리 법인으로 옮기는 게 낫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법인세율은 2억까지는 10%, 2억이 넘어가면 20%니까. 그런데 법인 설립 후 병원에서 제일 많이 하는 실수가 사모님을 법인 주주와 대표로 해 놓고 병원 마케팅 비용을 계속 여기다 주는 경우인데, 주의하실 점이 이 법인이 페이퍼컴퍼니면 안돼요. 이런 곳은 조사 나오면 100% 비용으로 인정을 못 받아요. 그러면 오히려 세금 한 1억 안 내려다가 가산세까지 해서 거의 2억 정도 손해 보시는 경우가 생각보다 되게 많아요. 하시려면 제대로 해야 해요. 이런 법인들을 MSO라고 해요. 한국에서 MSO를 불법화 시킨 이유가 2개였어요. 첫 번째는 1인 1개소 원칙에 위배되는 프랜차이즈 병원들, 두 번째는 바로 ‘탈세’에요. 아무 이유 없이 병원에서 법인에 돈을 주고 법인에서는 세금 조금만 내는 식의 탈세가 있었어요. 그래서 국세청에서 굉장히 싫어해요. 사실 MSO는 의료전문가가 의료 경영 지식이 없거나 적은 병원들을 도와주는 형태라 원래 MSO 자체는 좋은 건데 이런 식으로 안 좋게 사용하니까 이미지가 안 좋은 거죠. 노력하시는 분들은 되게 많은데, 한국에 아직은 제대로 된 MSO는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한국도 병원들이 커졌기 때문에 제대로 된 MSO 법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한국도 제대로 된 MSO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군요.

 

MSO가 없다 보니까 자꾸 저한테 ‘이번 달 홍보비를 얼마로 하면 좋겠는지’ 이런 걸 물어보는 거예요 (웃음) 저한테 데이터가 있으니 물어보시는 거겠죠. 예를 들어 정형외과 100개가 있다고 친다면, 매출 100억짜리 200억짜리 50억짜리 20억짜리 다양하게 있잖아요. 그러면 우리 병원은 매출이 한 70억인데 100억이 되고 싶다면 저한테 ‘100억짜리 병원은 월 매출 몇 % 나 마케팅을 하는지’ 물어봐요. 그런데 그게 굉장히 대답하기 어려운 게 일단 시술 분야가 달라요. 하나는 인공관절이고, 하나는 어깨예요. 그러면 당연히 다르지요. 근데 원장님들은 거기까지는 생각 안 하고 그래도 얼마인지 물어요. 그럼 어려워요. 내부 직원 중에 마케팅 전문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10분의 1까지도 차이가 나요. 연봉이 7000~8000만 원 되는 마케팅 직원이 있는 곳들은 당연히 외부 마케팅 비용이 적어요. 그런 직원들이 없는 병원들은 외부에 의존해야 되니까 마케팅 비용이 높고요. 이런 것까지 생각해서 이야기해 주니까 자꾸 연락이 와서 묻는데 경영만 묻기 미안하니까 세무도 부탁하시죠. 그래서 대기하시는 원장님들도 많아요. 거래처 원장님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요번에는 휴가를 어디로 가면 좋을지, 골프 회원권은 어느 걸 사야 하는지, 우리 애 학교를 어디로 보내면 좋을지 등등 이런 것들까지도 물어보시죠. 근데 사실 저희 아버지는 평생 이런 걸 다 대답하면서 사셨어요. 그래서 옛날에 아버지 회사인 택스홈앤아웃에서 이런 MSO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되게 노력을 많이 하셨죠.

 

 

 

 

- 병원 세무는 다른 분야랑 어떤 점이 다른가요?

 

병원은 진짜 세금이 정말 커요. 병원 세무는 매출, 재료비, 인건비, 기타 경비가 있는데 매출이 많이 올랐을 때가 제일 문제에요. 만약 병원이 잘 되어서 매출이 1억이 올랐다고 치면 재료비는 500만 원도 안 오르는 거죠. 인건비는 기존 직원들이고요. 제조업이나 도소매는 매출이 오르면 관련 비용들이 같이 올라가지만 병원은 매출이 갑자기 뛰면 비용이 같이 안 올라요. 그냥 매출 1억이 올랐을 뿐 경비가 추가로 들지 않아요. 즉, 이익이 그냥 1억이 올라가는 거예요. 그럼 세율 56.5%짜리면 5,600만 원이 그냥 날아가는 거예요. 본인이 1억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4400만 원만 남을 뿐 정부에서 가져가는 게 더 큰 거죠. 그럼 ’내가 이거 하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하는 자괴감이 드는 거예요. 이런 게 화가 나는 거죠. 사전에 이런 걸 예측해서 비용이 더 들어갈 게 있는지 없는지 체크를 해야 해요. 매출이 갑자기 늘 것 같다 그러면 그동안 미뤄두었던 비용처리를 한다든지 감가상각을 더 한다든지 이런 걸 체크해야 하죠. 그래서 병원 같은 경우는 매출이 크면 클수록 이익도 똑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최소 3월, 9월, 12월 이렇게 1년에 3번은 체크를 해야 되는 거예요. 결국 비용 중에 세금이 제일 크기 때문에 추이 분석을 해야 돼요. 그래서 저희는 이런 비율 분석을 주로 하고 있죠.

 

 

- 세무조사 관련해서도 이야기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세무조사는 일단 법에서 5년으로 되어 있어요, 이걸 ‘정기조사’라고 해요. 그런데 무작위로 나오는 ‘특별 조사’가 있어요. 비보험과 같은 경우는 대부분 특별 조사에요. 특별 조사에 가장 큰 원인의 80%가 직원 제보에요. 특히 요즘은 직원 제보가 더 많아졌어요. 나머지 20%는 환자 제보에요. 제보를 받을 때에 국세청에서 절대 구두 제보는 안 받아요. 엑셀 파일, 장부, 녹취 이 정도는 있어야 돼요. 그래서 보통 직원 제보는 엑셀 파일이나 장부로 해요. 환자 제보 같은 경우에는 녹취록으로 해요. 환자가 병원에 오히려 유도해요. ‘지난번에 부가세 빼주신다고 했잖아요. 550만 원 말고 500만 원만 붙여드리죠.’, ‘부가세 빼고 현금 주시면 할인 없나요? 원장님도 어차피 이거 신고 안 하실 거잖아요.’ 해서 병원에서 ‘그럼 20% 더 해드릴게요. 400만 붙이세요.’라고 하면 이런 걸 다 녹취해요. 아니면 상담하다가도 녹음해요. 그리고 그걸 국세청에 갖다줘요. 탈세 제보에 대한 포상금이 있어서 요즘은 의외로 환자 제보도 많아요. 그게 작은 금액일 때는 조사까지는 안 넘어가고 이 건에 대해서만 시정하라고 그러는데 이런 게 몇 번 쌓이면 국세청에서도 ‘여기는 현금매출 누락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구나.’하고 알게 되어서 조사가 들어와요. 그래서 가장 무서운 건 특별 조사에요. 특별 조사는 정말 제보를 꼼꼼하게 다 분석하고 나오거든요. 저번에 성형외과 특별 조사하는데 비밀장부 서랍 위치까지 알고 들어오더라고요. 한 10명이 아침에 들이닥쳐서 데스크 뒤로 가서 그냥 서랍을 여는데 거기에 장부가 있어요. 거기에 현금영수증 발행한 거, 안 한 거, 지인 할인한 거 다 쓰여있어요. 그거 그냥 가져가더라고요. 이미 사본은 있어요. 근데 원본을 가져가더라고요. 이때 하나 말씀드리자면, 절대 대표 원장의 사인 없이 가져갈 수는 없어요. 그래서 ‘특별 조사가 나오면 일단 원장님은 골프 치러 간 걸로 해서 병원에서 튀어라. 시간을 끌면서 직원들이 이상한 자료들을 없앨 시간을 줘라’ 이런 식으로 장난처럼 말씀을 드리는데 워낙 특별 조사는 갑자기 들이닥쳐요. 이거 외에는 5년간 5년마다 나오는 정기조사가 있는데 지금 병원들 보면 10년 동안 안 나온 병원들도 많아요. 10년 동안 안 나오는 병원들은 주변 병원들 대비 세금을 더 많이 내는 병원들이거나 매출이 아주 작은 병원들이에요. 하지만 그런 병원들도 10년 동안 조사를 안 하면 장기 미조사로 나와요. 그래서 결국은 작은 곳은 10년에 한번 나오고, 조금 규모가 있는 곳들은 5년마다 나와요. 그리고 현금 매출 누락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성형외과, 피부과, 교정치과, 미용 전문 한의원이 주 타깃이에요.

 

 

- 병원들이 세무조사 잘 대처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하면 좋을까요?

 

직원들의 의심을 살만한 여지를 남기시면 안돼요. 제대로 해야 하는 거죠. 성형외과 피부과 같은 경우 수기 차트를 써요. 차트를 보면 사람 얼굴이 있고 몸이 있어요. 그러면 코 수술은 N, 가슴 수술은 B 이런 식으로 연필로 표시해요. 그리고 50. 50 하면 원래 100인데 50만 카드로 긁었다. 이런 식으로 차팅을 해요. 그런데 이런 차팅 하나하나가 결국은 직원들이 제보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거예요. 그리고 이걸 장부에 다 써놓아요. 이 사람은 누구기 때문에 카드 50 받고 현금 50 받아서 부가세는 5만 원만 끊었다 이런 거. 그래서 이런 여지를 남기면 안돼요. 큰 병원들은 매출 누락이 아예 없어요. 그래서 비용 조사인데 의외로 큰 병원들이 비용 조사에 약해요. 특히 인건비 신고요. 규모가 좀 있는 곳들은 가족 인건비가 많은데, 가족 인건비 넣을 거면 제일 안전한 건 가족이 의료자격증이 있어야 해요. 보통 사모님을 부원장으로 해서 월급 신고를 하는 곳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때 사모님이 간호조무사 자격증이라도 있어야 해요. 물로 간호조무사 없이 진짜 경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국세청에서 매년 ‘왜 배우자한테 이렇게 연봉 1억 넘게 줬냐?’ 하는 게 날라와요. 그러면 이러한 일을 하고 실제 자리는 이렇다고 사진도 보내주고 명함도 보내주고 결재라인의 결재 사인한 것도 다 보내주는데 그래도 의심의 눈초리를 안 버려요. 근데 만약에 사모님이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으면 끝나요. 간호사든, 간호조무사든, 하물며 병원 코디네이터라도. 왜냐하면 국세청도 일을 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알아요. 근데 자격증이 있으면 일을 했나 보다 이렇게 넘어가는 게 있어요. 그다음으로는 사적 경비인데 작은 병원이든 큰 병원이든 이건 조사 나오면 다 털리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안 넣는 게 제일 좋은 데 넣다 보면 막 넣게 돼요. 그리고 구별이 되게 어려워요. 만약 원장님이 마트에 가서 휴지를 두 개 샀어요. 하나는 집에서 쓰고 다른 하나는 병원에서 쓰면 2개를 집에서 썼는지 병원에서 썼는지 그 증빙이 안 돼요. 조사 나오면 이런 걸 다 체크해요, 좀 더 유리해지려면 병원 옆에 있는 마트에서 사는 게 낫죠. 집 옆에 있는 마트에서 사면 그건 집에서 썼다 생각하겠지요. 그런 게 팁이라면 팁이 될 수 있어요. 큰 병원 중에 개인병원들은 이런 인건비 신고, 사적 경비가 문제가 될 수 있고요, 아예 법인 병원들이 있어요. 사실 법인 병원들은 우리나라는 다 재단이에요. 재단법인에서 가지고 있는 법인 병원들이에요. 그래서 조사가 나와도 아주 큰 문제들은 많지는 않은데 그런 걸 좀 따져요. 재단 재산이잖아요. 근데 무리하게 인건비로 받아 갔다든지, 혹은 자녀 2명을 여기다 등록시켜서 빼갔다든지 이런 조사가 많아요. 결국 여기도 가족 인건비 문제가 많고, 재단 병원들 보면 주변 땅들을 사들여요. 거기 건물 지어서 병원 간호사들 기숙사로 쓰거나 병원의 주차장으로 쓰면 병원에서 이쪽으로 돈을 줘야 되는데 그때 비용을 정확하게 해야 해요. 남들 주는 만큼 줘야 해요.

 

 

 

 

- 병원 쪽 일하시면서 어떤 게 제일 재미있고 보람되시나요?

 

1년째 여기저기 다 물어보러 다니시다가 다른 원장님께 소개를 받아서 저한테 전화를 했는데 한 1, 2분 만에 답을 해드렸을 때요. 물론 저희 직원들이 자꾸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고 하지만 저는 바로바로 대답해 드리는 편이에요.

 

 

- 그럼 병원 고객사는 거의 다 소개인가요?

 

네 소개가 100%에요.

 

 

- 의사분들 상속 증여 쪽은 어떤가요?

 

원장님 100분 중에 거의 80%에요.

 

 

- 잘하기 위해서인가요?

 

플랜을 짜기 위해서요.

 

 

- 다른 곳이 아닌 김 세무사님한테 오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보통 다른 세무사님들은 사후로 많이 하세요. ‘이렇게 이렇게 결정이 났으니 상속세 신고를 이렇게 해 주세요.’ 이렇게 되는데 저는 컨설팅 영향 때문인지 플래닝 보고서를 먼저 드려요. A 플랜으로 가자, B 플랜으로 가자, C 플랜으로 가자. 그럼 각자 장점과 단점을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드려서 결정을 해요. 어쩌다 보니까 상속 증여 플래닝으로 오게 되었어요.

 

 

- 세무사님이 가지고 계신 역량들이 있으시니 컨설팅과 같이 하게 되시는 거네요.

 

사례를 보면 한 20억 규모의 개인 외과인데 본인 상가인 원장님이 있어요. 본인 상가다 보니 임대료 처리를 못하고 있는데 마침 자녀들이 이번에 대학을 갔어요. 자녀들한테 현금 증여 1억 5천만 원을 하려니까 성년인 경우 최대 5천만 원까지 공제되고 1억까지가 10%에요. 1000만 원만 내면 자녀의 통장에 1억 4천만 원이 남아요. 이런 식으로 많이 하시는데 사실은 더 좋은 방법이 있긴 있어요. 그 상가를 자녀한테 증여하는 거예요. 그 상가가 임대료를 받았던 기록이 없어서 가치가 굉장히 낮게 평가되어 있어요. 공시가가 보통 상가 같은 경우는 시세의 한 50% 정도로 낮아 있거든요. 그러면 우리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냥 공시가로 자녀한테 넘겨요. 현금 증여 같은 경우는 한번 증여하면 끝이지만 상가를 주면 상가 오르는 폭이 있고, 원장님이 임대료를 자녀한테 주는 거죠. 그러면 나중에 상속세 할 때에도 이미 증여해 놨으니까 상속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고, 자녀는 그 돈을 모아서 자금 출처를 만들어서 나중에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해도 돼요. 근데 이때 제일 궁금한 건 이걸 통해서 ‘세무조사가 어떻게 진행될 것이냐?’에요. 왜냐하면 상속세 증여세는 100% 세무조사거든요. 상속 증여했는데 안 나오시는 분들 있으면 조사 나가봤자 효익이 없다고 생각해서 안 나오는 거지 100% 조사 과목이에요. 그러면 괜히 이거 조사 나왔다가 우리 병원까지 번지고, 병원의 사적 경비 넣은 것까지 털리면 이건 안 하는 게 낫지 않냐? 하시기 때문에 그런 경우 병원 세무조사까지 제가 모의로 해요. 시뮬레이션 해서 1년 치 조사가 나오면 이렇고, 3년 치 조사가 나오면 이렇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가 안 나올 가능성이 이 정도라 이렇게 증여해 놓는 게 훨씬 이익이겠다 이런 보고서를 드리죠.

 

 

- 앞으로의 택스케어의 비전 혹은 세무사님 포부는 어떻게 되시나요?

 

3년 안에 일을 안 하는 게 목표인데 항상 회사를 더 키우느냐 마느냐가 고민이에요. 그나마 다행인 건 병원은 병원 전담팀이 있어서 많이 넘기고 있는데 식당 세무는 제가 없어도 공장 돌아가듯이 돌아가서 전혀 신경 안 쓰는 게 목표예요. 또 하나의 목표는 직원들을 다 재택으로 돌려서 회사를 안 나오게 하고 여기는 밤에 전망이 좋아서 와인바를 할까 생각 중이에요. 50대 이후로는 땅을 사서 부동산을 개발해서 분양하는 시행업을 하고 싶어요. 지금 시행사 몇 곳 세무를 하고 있는데 시행의 핵심은 네트워크와 협상이라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실까요?

 

성실신고 대상자가 늘어나고, 현금영수증이나 차명계좌 등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세금 신고에 대한 부담이 증가한 것이 사실이에요. 따라서 매출 누락이나 가공 비용 등으로 세금 걱정을 하는 것보다 미리미리 세금에 대해서 계획을 세워 합리적인 방법 안에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해요. 세금은 주기적으로 내야 하는 고정비라 자금관리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세금에 대한 시각이 바꿔야 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활동기준원가(ABC)나 균형성과표(BSC)와 같은 관리회계 도구를 이용해서 병원 경영에 활용하면 좋아요. 이런 방법론이 대기업이나 큰 병원에만 유용한 것은 아니거든요. 구축 비용을 많이 들일 필요 없이 원장이나 병원 관리자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병원 경영에 활용해 본다면, 비용 절감이나 동기 부여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회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글. 이혜진 / 메디컬커리어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