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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교수의 '맛있는 집'] 한우식당 경천애인2237volume.12 2021. 6. 30. 11:37
敬天愛人, 경천애인2237
오늘 美味探究(미미탐구)는 선릉역 근처에 위치한 한우 식당 경천애인2237이다. 이곳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는데, 첫째는 상호명이다. '경천애인 敬天愛人'이란 ‘하늘을 숭배하고 인간을 사랑함’이란 뜻이고, 그 뒤에 붙은 2237이란 미스터리한 숫자는 성경 마태복음 22장 37~40절의 글귀를 간단히 숫자로 담아 놓은 것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그 뜻을 식당에 본받아 친절하고 예의 바른 직원이 손님에게 고기의 굽는 정도를 먼저 물어본 후 알맞게 구워주고, 통마늘 초절임, 섞박지, 파무침 등 함께 나오는 밑반찬들의 세팅과 맛을 통해서 직원들이 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 느껴진다.
둘째, 이곳에서는 주류를 팔지 않는다. 이유인즉 오직 최고의 고기 선별과 숙성에만 집중하기 위함이고 또한 주인이 독실한 크리스천이라고 들었다. 술은 팔지 않는 대신 어떤 종류의 술이든 상관없이 가져와서 별도의 비용 없이 마음껏 마실 수 있다. 그래서 이곳에 갈 때는 레드 와인 한 병은 필수 지참해야 한다.
셋째는 제일 중요한 고기 맛이다. 21일간 저온 숙성한 한우를 내어놓는데, 등심의 결마다 적당히 지방질이 형성되어 있어 구우면서 지방이 녹아 입안에서는 고소한 육즙의 풍미가 느껴지고 비단결 같은 식감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부드러운 안심과 향긋한 미나리의 환상적인 조합으로 철판에 볶아주는 볶음밥은 음식을 통한 위로와 행복에 방점을 찍는다. 여름에는 시원한 동치미 국수 한 그릇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
경천애인2237에서의 식사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고기를 먹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글/사진. 강남세브란스병원 박효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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