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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성모병원 (interviewee 권순용 초대 병원장)volume.03 2021. 2. 8. 14:37
‘쉬운 것만 잘하는 병원’이 아니라 ‘어려운 것을 잘하는 병원’으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은평성모병원 권순용 초대 병원장
2019년 4월 1일, 첫 진료를 시작한 은평성모병원. 환자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하는 ‘좋은’ 병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은평성모병원 권순용 초대 병원장. 그를 만나 은평성모병원 개원 스토리와 미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은평성모병원 권순용 병원장입니다. 저는 정형외과 전문의로 환자들을 만나왔습니다. 또, 여의도 성모병원 교수 협의회장과 의무원장, 성바오로병원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2017년 9월부터는 은평성모병원 개원 준비단장으로서 병원 건설, 시스템 구축, 장비 설치 등 제반 업무와 교원인사, 병원 이념 및 비전과 미래상을 확립하는 일에 매진해왔습니다. 지금은 의료인으로서, 병원장으로서 자연친화적 병원, 믿을 수 있는 의료진이 많은 병원,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되는 병원, 병원을 이루는 모든 것이 고객을 향해 있는 병원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2. 개원을 준비하면서 어떤 점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환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을 구성하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것 같습니다. 병원이 환자들에게 신뢰를 얻고, 지역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사람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병원의 비전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인사가 잘못되면 비전은 그저 현실화되지 않은 꿈에 불과해집니다. 비전을 실천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병원에서의 훌륭한 인재는 먼저 훌륭한 의료진이 있을 것입니다. 환자들이 믿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그동안 성바오로병원에서 근무했던 전문의 70여 명과 전국 최고의 실력을 갖춘 전문의들을 찾았습니다. 그 결과 저희 은평성모병원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이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명의들을 비롯해, 고객 평판이 우수한 젊고 유능한 의사 190여 명이 환자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개원한 직후 정형외과, 혈액, 장기이식, 안과 등을 포함한 많은 진료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또 병원에서는 훌륭한 사람들이 병원이라는 공간에 모여 조화와 화합을 이루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한 사람의 맨파워도 중요하지만, 진료와 치료의 과정은 모든 의료진이 이루는 하모니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병원의 비전, 가치에 공감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세우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환자를 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고객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저희 병원의 목표이자 가치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다행히 모든 구성원들이 한 몸처럼, 한마음으로 일해주셔서 병원 개원 소식을 기다리셨던 많은 환자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3. ‘환자의 시간에 집중한다’는 말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결국은 ‘생명’입니다. 그리고 병원은 그 생명이 결정되는 공간입니다. 어떤 시간, 어떤 의료진을,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치료 성공 여부가 결정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시간을 존중하고, 그들의 시간에 집중한다는 것은 ‘생명을 존중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의료진과 교직원들은 모두 환자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들의 시간을 아껴주고, 그들의 시간에 집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저희 응급실에서는 응급환자를 전문의가 직접 진료합니다. 콜 시스템이 부원장까지 자동으로 운영되어 있어서 응급콜이 누락되는 일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치료가 지연되거나 그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쳐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의료진들의 시간이 아닌 환자의 시간을 중심에 놓은 시스템입니다. 또, 가능한 한 진료와 검사 등을 당일에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환자가 병원을 오가는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서입니다. 또, 검사실과 진료실을 오가는 과정에서도 환자의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을 설계했습니다. 이 역시 의료진이나 교직원들의 시간이 아닌 환자의 시간을 중심에 놓은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진정으로 환자가 중심이 되는 병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곧 그 마음이 환자들에게 전달되어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되어 돌아갈 수 있는 병원으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습니다.4. 공간에서도 특별함이 느껴집니다. 어떤 가치가 숨어있는지 소개해주세요.
저희 병원은 개원을 준비할 때부터 ‘환경이 바뀌면 사람도 바뀐다’는 점에 입각하여 자연친화적 신경건축학 개념을 설계에 적용했습니다. 병원이라는 공간이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이 살아나는 곳이며, 또 사람이 숨을 쉬면서 머무는 공간입니다. 때문에 병원은 따뜻해야 하고, 빛이 보여야 한다는 이념과 철학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저희 병원은 ‘생명의 빛’이라는 기치 아래 환경적 요인에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환자가 가장 먼저 병원에 들어서면서 만나는 공간인 로비의 경우에는 더욱더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로비 천장에는 색온도 조절이 가능한 led 등을 달아 자연 채광이 느껴지도록 했습니다. 또, 기둥이 없는 넓은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특별한 건축공법이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건물에 들어와서도 자연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도록, 그래서 환자들이 한시라도 빨리 치유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로 친환경 힐링 공간인 ‘치유의 숲’을 조성했고, 옥상도 넓은 잔디광장과 함께 상록 관목을 심어 마치 자연 속에 안긴듯한 느낌을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또, 건물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운용체계까지 친환경적, 에코프렌들리(Eco-Friendly) 기조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은평성모병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친환경 건물로 완성되었습니다. 태양광, 방축열, 지축열, 빗물 등을 활용하여 국내 대학병원 중 최초로 건축물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았고, 녹색건축 인증 우수등급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환자가 병원에 왔을 때 느끼는 거부감, 불안감, 부담감 등을 최소화하는 것은 결국 자연입니다. 그 자연을 온전하게 느낄 수는 없지만, 가장 근접하게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5. 앞으로 계획하시는 것이 있다면?
환자분들께서 우스갯소리로 하시는 말씀이 병원이 건립되고 나서 이 지역이 ‘병세권’이 되었다고 합니다. 병원이 가까운 것이 사람들에게 안정감과 행복감을 주고 있다는 뜻입니다.
병원의 존재만으로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일정 부분 해소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실제로 굉장히 단시간에 외래환자 수가 계획한 숫자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인근 지역인 고양이나 서울 서북부 정도가 저희 병원을 찾아주실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파주나 김포 등 다소 먼 지역에서도 오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제는 단순히 ‘가까워서’ 오는 병원이 아니라 ‘믿을 수 있고, 실력 있는’ 병원이 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저희 은평성모병원은 ‘쉬운 것만 잘하는 병원’이 아니라 ‘어려운 것을 잘하는 병원’으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척추 관절, 안과 각막이식, 장기이식, 혈액암, 백혈병 센터 등 분야를 집중 육성하여 지역거점 병원을 넘어 각 분야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병원으로 성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글 : 에디터 김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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