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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손병원 김진호 병원장 연말호 서면 인터뷰카테고리 없음 2021. 11. 29. 17:27
매거진HD는 의료공간 전문웹진으로서 2021년 한 해 동안 헬스케어 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헬스케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고 환자 중심의 의료공간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요즘, 국내외 의료서비스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병원장님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2021년을 마무리하며 각 전문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병원장님들에게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2022년은 어떻게 맞이할 준비를 하실지에 대해 여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1. 의료인으로서 2021년 가장 뜻깊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코로나로 힘든 시기이기도 하지만 점점 야간 응급을 처리하는 의사들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손병원에도 6명의 수부의사중 진로 변경으로 2분이 미세수술을 하지 않게 되어 4명으로 줄어들면서, 11월에는 저도 2년 만에 당직으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처음 주말 당직에 손가락 절단 환자가 2분이 오셔서 토요일, 일요일 계속 나와서 수술을 하였습니다. 걱정하였지만 두 분 다 수술을 잘 받았고 회복 중에 있습니다. 예손병원이 버티고 있기에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병원의 관점으로는 정형외과 학회 회장님이시면서, 서울대병원 정형외과에서 고관절을 담당하셨던 저의 은사님을 2021년에 모실 수 있었던 점이 가장 뜻깊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손병원에 있는 전공의 제자 8명의 간곡한 부탁으로 다른 대학병원으로 이직하지 않으시고 전문병원인 예손병원에 남아 계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7시 50분이 되면 컨퍼런스에 참여하셔서 저희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계시고 여전히 고관절 환자 수술을 맡아 집도하고 계십니다. 은사님이 오시면서 저희 의료진들도 초심을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 그럼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의료 인력과 시스템이 더 보강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수술환자 중 한 분은 다발성 손가락 절단이었는데 한 손가락은 접합에 실패하여 결국 절단을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수부외과를 지원하여 전임의 과정을 마치고 임상에서 2년 정도 지냈던 후배 의사들이 진로를 변경할 때, 어려운 과목을 전공함에도 그만큼의 보람과 대우를 더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떠나는 후배들을 보면서 선배로서 아쉬우면서 아직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합니다.
3. 코로나 19가 가져올 의료환경의 변화는 무엇일까요?
코로나 19는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의 변화를 촉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코로나 이전에 많이 준비되었던 분야들이 더욱 촉진되리라 생각합니다. 비접촉 의료의 증가 및 휴대용 진단기의 증가, 데이터를 정리하고 적용하기 위한 인공지능의 활용이 더욱 촉진되리라 생각됩니다.
4. 헬스케어 디자인 매거진으로서 <매거진HD>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사실 의료인으로서 병원건물을 사용하면서 익힌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원활한 구조를 만든다고 하였지만, 체계적인 정리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거진 HD가 인터뷰로 방문하는 병원들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개선점을 제시해 준다면 헬스케어를 디자인하는 선도적인 매거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글 / 예손병원 김진호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