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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구성원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존중의 힘 /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병원장 (상)volume.16 2021. 10. 29. 16:39
“긍정적인 리스펙트로 환자와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다"
인천참사랑병원은 국내에서 마약중독환자를 가장 많이 보는 병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마약중독분야는 정신병 중에서 가장 까다롭고 치료하기 힘든 부분으로 통한다. 현재 인천참사랑병원은 이렇게 어려운 마약중독 외에도 치매, 소아·청소년 분야에 있어 굉장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국내에 특화되어 있다. 특히 인천참사랑병원 산하 킬리안 정서행동연구소와 그 안에 속해 있는 인천교육청 지정 치유형 대안학교 ‘킬리안 공감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계양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 및 노인주간보호센터인 햇살데이케어센터를 통해 지역사회의 정신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쓰러질 위기의 병원을 2012년부터 직접 맡아 제대로 일으켜 세운 천영훈 병원장의 헌신과 열정 덕분이다.
천영훈 병원장은 인천에서 유일, 전국에서도 몇 안 되는 마약 중독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정신과 의사다. 특히 그는 군의관 시절부터 정신병원에서 당직을 서며 기존 정신병원이 가진 문제점들을 몸소 체험했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천참사랑병원은 ‘병원이 병원다워야 함’이 무엇인지 직접 보여주며, 탄탄한 프로그램과 콘텐츠로 지역민들을 모았다. 그는 무엇보다 ‘치료의 능력을 갖춘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에서 환자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천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소아·청소년센터, 중독센터, 치매센터, 조현병 센터 등 각 센터가 입원환자에 대한 케어를 비롯해서 지역사회로까지 이어지도록 고민하고, 제대로 이끌어 나가는 게 목표입니다.”라고 미래 계획을 밝혔다.
특히 천영훈 원장이 병원장으로 첫 출발을 알릴 당시는 병원의 어려움도 함께 떠안게 되었다. 모두 말리는 분위기였으나, 오로지 병원에 대한 직원들의 충성심과 애사심을 확인하며 과감하게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한 노력 덕분인지 현재 국내에서도 정신 질환에 있어 폭넓은 시스템과 진료 체계를 갖춘 병원으로 인정받으며, 병원 경영면에서의 탁월한 성과를 이뤄냈다. “우리 병원의 경영 원칙은 직원들과 함께 병원을 공유하고 그 안에서 이익이 분배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데 있습니다.” 그만큼 병원 경영도 오너십이 아닌, ‘모든 조직이 건강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고, 현재 환자와 직원들의 정신 건강까지 책임지고 있다.
1. 인천참사랑병원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대해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병원의 히스토리가 있습니다. 원래는 이곳이 인천 세브란스병원이었고, 2003년도 12월, 산부인과 전문의였던 제 선배가 인천참사랑병원을 새롭게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병무청에서 군의관 생활을 했었는데, 제대하기 전까지 5개월동안 이곳에서 진료를 봤습니다. 그때는 이미 대학병원에서 펠로우를 하기로 되어 있었고, 교수님들께 인사까지 다 드린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이곳에 몸담게 된 것이죠. 당시 이사장님이 병원을 10개로 늘리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후 제가 2012년도에 많은 빚을 떠안고 병원장으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모두가 말리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수하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웃음). 하지만 제가 이 병원을 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직원들의 충성심 때문입니다. 병원에 돈이 없었을 때도 간부들이 직접 대출을 받아서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했으니까요. 그만큼 직원들 모두 이 병원에 대한 애착이 강했습니다.
제가 군의관 시절, 5시에 퇴근하면 인천 지역에 있는 정신과 병원들을 돌며 당직을 섰습니다. 그러면서 ‘정신병원이 환자를 치유하고 회복시켜서 사회에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정신병원의 현실은 환자를 맡아 잘 먹여서, 잘 재우고, 잘 씻기면 다인 것이죠. 보호자들도 환자가 빨리 퇴원하는 것보다 그냥 안전하게 맡아주길 원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기형적인 구조가 생긴 원인은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경우, 조현병으로 입원을 하게 되면 길게 입원해야 2주, 알코올중독으로 입원하면 길게 입원해야 일주일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미국에 있는 의사들이 인권 의식이 높거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미국은 하루 입원비가 50만 원 정도로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는 수가 자체가 너무 높습니다. 민간보험에서 커버해 주는 정도가 2주입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정부나 미국 사회 입장에서는 정신과 환자들을 굳이 병원에 입원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죠. 오히려 지역사회로 내보내어 그곳에서 나름대로 회복할 수 있도록 정신재활치료센터를 짓는 편이 경제적으로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하루 입원비가 5~6만 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그 돈으로 병원에서 재우고, 먹여주며, 약도 주면서 조현병 환자들을 지역사회에 내보낼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리고 보호자들 역시 환자를 관리하기 어려워 병원에 오래 입원시켜놓고 퇴원시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두 입장이 서로 맞아떨어지다 보니 이런 기형적인 구조가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제가 2012년도에 직원들을 데리고 시작하면서 갖게 된 첫 번째 목표는 ‘병원이 병원다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환자가 병원에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가장 기초적인 부분들을 제시해 주고 사회에 내보는 것입니다. 특히 정신과 질환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중독환자의 경우 병원에서 회복 치료를 해야 하고, 조현병 환자는 병원에 입원해서 환청이나 망상의 양성 질환을 가라앉도록 해야 합니다. 그다음 진짜 회복은 병원을 나서고부터 시작인 것이죠. 그들이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가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두 번째는 치료의 능력을 갖춘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에서 환자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이를 병원에서 다 해결할 수 없지만, ‘지역사회에 연계할 만큼 영향력을 갖자’라는 게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신관도 저희가 노 대표님 통해서 예쁘게 꾸미고 다목적공간으로 시작했던 것입니다. 병원 구조상으로 1층에 다목적 공간, 2층에 오피스, 그리고 3층에 치매 환자를 위한 햇살 데이케어센터가 마련되었습니다. 지금도 직원들에게 계속 이야기하는 부분은, ‘앞으로 미래는 인천참사랑병원 공간이 아니라 이곳 신관 건물이 헤드쿼터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병원은 환자를 무조건 입원시키고 그 안에서 수익을 발생시키는 구조가 아니라, ‘입원은 최소화하되 환자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우리가 만들어나가자‘는 게 우리 병원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 병원 규모로만 봤을 때, 외래환자가 아주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120~130명, 한 달이면 2,300~2,500명 환자가 온다는 것은, 그만큼 실력이 입증된 셈이죠. 외래환자는 정신과 병원이라는 부담스러운 곳을 본인 스스로 와서 치료받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입원환자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우리 병원에서 가장 특성화된 부분은 마약중독환자를 전국에서 제일 많이 진료한다는 것입니다. 정신병원에서 가장 까다롭고 치료하기 힘든 분야가 사실 마약입니다. 저희끼리 하는 말로, 정신분열병 환자 10명 몫을 알코올중독 환자 한 명이 하고, 알코올중독 환자 10명 몫을 성격장애 환자 한 명이 하고, 성격장애 환자 10명 몫을 마약중독환자 한명이 합니다. 그만큼 나름대로 우리 병원의 특화된 분야는 마약중독분야와 치매, 소아·청소년이며, 다른 부분에 있어 굉장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원래 우리 병원은 정신과 영역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센터를 다 운영했었습니다. 서구정신건강복지센터를 비롯한 서구치매센터, 계양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의 3대 분야를 운영했으나, 그중 치매 센터의 경우 국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체제로 바뀌었으며, 서구정신건강센터는 다른 병원으로 넘기게 되었습니다. 계양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는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2. 인천참사랑병원은 2012년부터 병원장님의 운영체제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아마도 병원장님의 특별한 경영 노하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병원장님이 내세우신 경영 전략이나 원칙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초창기부터 생각했던 것은 상당히 많은 병원이 오너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친인척들까지 다 함께 일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지금은 이해가 됩니다. 사실 제가 무에서 유를 창조해서 여기까지 왔다면 오너십이 생겨 ‘내 돈’이라는 인식이 강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에게 인천참사랑병원은 큰 빚과 함께 떨어진 애증의 선물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너가 이 병원을 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직원들과 함께 이 병원을 공유하고 그 안에서 이익이 분배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자’라는 게 제일 중요한 경영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012년도에 오너가 된 이후, 내 돈을 쓸 수 있음에도 직원들을 데리고 무주리조트로 1박 2일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얼마 되지 않은 돈인데도, 직원들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다시 한번 그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도 제가 의사 7명 중 월급이 5번째로 많을 것입니다. 진료원장님들의 월급이 더 많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병원 내에 감시 시스템(돈을 쓰는 데 있어 총무팀이 납득해야만 함.)을 만들어 놨습니다. 핵심 경영진에 있어서는 이런 것들이 사고가 되지 않도록 서로 견제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죠. 이로 인해 병원 빚을 거의 다 갚게 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저의 비전은, 병원 내 조직이 건강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삼성의료원의 김호재 행정부원장님을 모셔와 경영 강화를 위해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만큼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이 관건일 것 같습니다.
3. 인천참사랑병원은 정신건강에 있어 소아·청소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스템과 진료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시스템과 진료체계로 운영되고 있는지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호재 행정부원장님이 오신 이후 병원을 센터화하기로 했습니다. 소아·청소년센터, 중독센터, 치매센터, 조현병 센터 등 각 센터가 입원환자에 대한 케어를 비롯한 지역사회로까지 이어지도록 고민하고, 제대로 이끌어 나가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경우 킬리안 공감학교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지역사회사업을 하다 보니 어느 정도 간극이 있었습니다. 의외로 지역사회에서는 정신과 전문 치료에 대한 니즈가 매우 많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정신과 전문의가 넘쳐나고 의원도 많은데 니즈가 맞지 않는 부분을 발견한 것이죠. 그중 행정안전부에서 소방공무원들의 자살률이 높다 보니 전수조사를 통해 심리 상담을 실시했습니다. 임상심리사나 심리학자를 통해 심리 상담을 실시했지만 정작 자살률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도움이 됐던 사람도 있었겠지만, 정작 자살 고위험군이 있고 약물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된 것이죠. 그렇다고 행정안전부에서 심리 상담을 잘하지 못했다가 아니라, 그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설명해 드리고 싶습니다. 거기에 플러스로 보다 전문적인 영역의 치료가 매치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킬리안 공감학교도 바로 그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실 자해나 자살 위험이 있고, 우울증에 걸려 학교도 가지 않는 아이들 경우, 학교 상담실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교육청과 연계해서 보다 직접적인 개입을 하게 된 것입니다. 킬리안 공감학교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로 학교 수업을 나가지 못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대안 교육을 시키고, 수업일수로 인정해 주면서, 또 필요하면 병원에 입원도 하게 합니다. 그만큼 단순히 비행청소년이나 정서적으로 큰 문제를 겪는 아이들이 아닌, 보다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한 아이들을 모아서 해결해나가는 하나의 ‘공간’인 셈이죠. 그래서 킬리안 공감학교 교장 선생님은 목사님이시고, 대안학교에서 교사하셨던 선생님들이 오셔서 4년째 운영 중인데, 굉장히 멋지게 잘하고 계십니다. 졸업식 때는 호그와트 마법학교 옷을 아이들에게 입히기도 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도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햇살 데이케어센터의 경우, 과거 운영했던 서구치매센터가 전국에서 유명했던 센터였습니다. 여러 가지 시,도들과 함께 상도 많이 받았고, 해외에서도 취재를 올 정도였으니까요. 김형배 원장님을 비롯한 당시 치매센터를 운영했던 스태프들이 이 분야에서 창의적이고도 숙련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신관 3층에 햇살 데이케어센터를 마련한 된 것입니다. 치매 환자들은 대부분 노인성 질환인 고혈압, 당뇨 등의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 햇살 데이케어센터는 바로 앞에 인천참사랑병원이 위치해있고 안에 가정의학과도 있기 때문에 언제든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노 대표님이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도록 ‘배회’ 공간을 만들어 주셨고, 유니버설 디자인에 초점을 둔 컬러와 동선, 디자인을 설계해 주셔서 모두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케어와 치료가 병행되는 주간 보호 센터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4.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환자들은 주로 어떠한 정신적인 문제로 병원을 찾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약중독 자가 늘어난 것 외에, 정신과 병원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입원 위주의 만성 환자를 수용하고 있는 대형 정신병원은 오히려 큰 호재를 맞은 셈이죠. 왜냐하면 코로나19 이후 면회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환자들이 계속 병원에 머무는 시스템으로 가중되었습니다. 조현병 측면에서는 폐쇄와 격리가 더 심해진 상황입니다. 지금 대한 신경정신의학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이 늘어났을 것이다’라는 전제하에 나름대로 데이터를 뽑고 있는데, 그 객관적인 데이터는 나중에 나올 것 같습니다.
또 우울증 환자는 분명히 늘어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조현병 환자나 중독환자들은 계속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그 병원을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마약중독 환자가 확실히 많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회적으로 건강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여가활동이 줄어들수록 방에서는 술이나 마약, 게임을 쉽게 접하게 됩니다.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각 개인이 자기 집에 고립되어 갇혀있는 상황일수록 중독 문제는, 분명히 지금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사회의 극빈층이나 아직 돈을 벌지 못하는 청소년 및 젊은 층은 건강하게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제공받지 못하기 때문에 중독 문제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5. 청소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시대에 따라 정신건강 문제 역시 다를 것 같습니다. 정신과 마음이 건강해지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방법이 없습니다. 스트레스로 주제를 좁혀보면 저임금이나 노동 강도, 왕따 등 다른 대안적 방법에 있어서 구조적인 것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마찬가지로 직장 내 스트레스를 예로 들었을 때, 벗어나는 방법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의 문제는 바꿀 수 없는 것을 자꾸 바꾸려고 하니까 그 안에서 오히려 큰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이죠.
스트레스 연구 분야에서 가장 큰 기본은 ‘세상 모든 게 다 스트레스야’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자꾸 적대시하거나 그것을 없애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의미 없습니다. 스트레스 중 가장 큰 스트레스는 배우자의 죽음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나라별로, 문화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우리와는 맞지 않는 것이죠.
그러면 직장에서 퇴근 후 나의 삶을 어떻게 꾸밀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되었을 때 집에서 고이 이불을 덮어주면 충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콘센트가 많으면 많을수록 내 안에 스트레스를 풀 거리가 많아지는 것이죠. 직장 후 나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근사한 취미들을 갖기 시작한다면 직장 안에서 8시간을 버틸 힘이 생깁니다. 그다음에 나의 즐거움을 누린다면 어떻게든 견딜 수 있죠.
인터뷰이.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병원장
글. 헤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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