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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성모병원_마음이 먼저 치유되는 공간volume.03 2021. 2. 8. 14:33
'은평성모병원'
마음이 먼저 치유되는 공간, ‘치유의 숲’을 거닐다
지상 17층, 지하 7층, 연면적 17만 9353.68㎡ (5만 4254평)
은평성모병원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 중 서울성모병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총 808병상이 마련되었으며, 병원 건립에 들어간 비용은 총 6500억 원에 달한다.
그중 의료장비와 전산시스템 구축에 1700억 원이 투입되었다.
은평성모병원의 특별함은 이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환자 중심의 사고로 만들어진 꿈의 병원.
모든 공간이 자연친화적으로 구성되고,
모든 시스템은 환자의 시간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지금부터 은평성모병원만의 특별한 공간 이야기를 시작한다.마음이 먼저 치유되는 공간, ‘치유의 숲’을 거닐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은평성모병원 주변에는 녹지가 많다. 대규모 녹지를 대부분 살려두고, 오히려 최소한의 공간에 건물을 지었다는 느낌이다. 이 때문인지 꽤 큰 규모의 건물이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경관을 해치기보다는 오히려 조화롭다는 평이 많다.
이 녹지가 바로 치유의 숲이다. 은평성모병원은 은평구청과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이 녹지를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휴식 공간인 ‘치유의 숲’으로 만들었다. 때문에 치유의 숲에는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상복 차림으로 거니는 사람들이 많다. 지역 주민들이다. 이를 위해 병원은 이 공간과 바깥 공간을 구분하는 경계부를 유연하게 처리했고, 인공 구조물 설치도 최대한 피했다. 대신 녹지를 최대한 보존하고 수경 시설을 배치하여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이 시작되었다.
건물 내부에 위치한 병동부와 외래부에서도 치유의 숲을 오감으로 감상할 수 있다. 병원 2층에서도 직접 연결되는 치유의 숲은 녹지공간을 걷는 것뿐만 아니라 늘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약 2000평 규모의 자연녹지 안에는 편백나무, 자작나무, 장미정원, 잔디마당 등이 마련되어 있어 환자와 보호자가 몸과 마음을 달래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생명의 빛’을 표현한 로비 아트리움
로비에 들어섰지만 건물 내부라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마치 외부의 햇빛이 유리창을 통해 그대로 투과되는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햇빛은 아니다. 자연광을 닮은 온도조절형 LED 조명 덕분이다.
사실 설계단계에서 자연채광을 유입하려는 시도는 기단부에 중앙수술부가 배치면서 구현하기가 어려워졌다. 대신, 로비 천장을 색 온도 조절이 가능한 LED를 사용해 공간을 구성했다. 그 결과 인공조명이지만 자연의 분위기를 자아내어 사람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다. 로비 곳곳에는 조화가 아닌 진짜 살아있는 초록 식물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어 ‘자연스러움’을 더한다. 병원의 고객들이 작은 식물에서도, 꽃 한 송이에서도 자연이 주는 생동감을 얻어 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렇게 ‘생명의 빛’이라는 기치를 두고 조성된 로비가 이 병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병원=사람이 사는 공간’, 편안함을 추구하다
공간의 크기와 구조는 물론 대기공간에 배치된 가구와 각종 장비까지, 모든 공간을 환자의 편안함을 중심으로 설계했다. 소품의 색상, 모양까지도 환자의 불안함이나 긴장감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고령 환자나 장애인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맞춤 진료 시스템과 장벽이 없는 barrier-free 시설을 설계, 몸이 불편한 환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대기공간에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길어지는 대기시간을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그 조차도 치유의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대기공간 곳곳에는 녹지공간이 조성되었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넓은 창이 설치되어 녹지를 보는 것은 물론 자연 채광까지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또, 병원 내 이동 동선을 최대한 쉽고 짧게 구성하여 환자가 이동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였다. 은평성모병원의 모든 공간은 색깔과 번호, 층으로 표시된다. ‘~실, ~방’ 등 공간을 지칭하는 말 대신 ‘3층 파란색 3번으로 가세요’라는 형태로, 누구나 기억하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구조화한 것이다.환경을 생각한 병원 건축물
넓은 자연 녹지를 품고 태어난 은평성모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건축물 에너지 효율 1등급과 녹색건축 인증 우수등급을 획득했다.
일사량이 풍성한 병동부 남측 부분에는 태양광 시스템을 접목하여 전기 에너지를 생산한다. 최하층에는 지열히트 펌프를 적용하여 전체 에너지 소모량의 5% 이상을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게 되었다. 또한 우수저장조, 고단열, 고기밀 자재가 사용되어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옥상에는 정원을 꾸미고 녹지를 조성했다. 넓은 잔디광장과 함께 심어진 상록 관목은 주변 경관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한 평이라도 더 도심 속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관계자들의 노력이 공간 곳곳에 숨어있다.서울 서북부 첫 대학병원이나 가톨릭의료원의 아홉 번째 부속병원, 은평성모병원
그간 의료 서비스에 불편을 겪었을 지역주민들의 동반자로,
우수한 의료진들의 전문적인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최고의 병원으로,
기울인 노력만큼 환자들에게 감동이 되는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volume.03'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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